지난 4일 정규 11집 '크레이지어'를 발매한 가수 보아. SM엔터테인먼트 제공데뷔 25주년인 해에 나온, 1년 5개월 만의 새 앨범. 정규앨범으로는 약 5년 만의 결과물. 가수 보아(BoA)의 열한 번째 정규앨범 '크레이지어'(Crazier)는 아티스트인 보아에게도, 앨범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모두에게 남다른 무게를 지닌다.
여러 의미가 겹쳤기에 조금은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었을 터. "지난 25년 음악 여정 압축한 상징적 앨범"으로 방향성을 잡았다. 더위를 날려버릴 만한 시원한 팝 펑크, 어반 힙합, 팝 알앤비(R&B), 소울 팝, 팝 댄스, 브라질리언 펑크 기반 댄스 등 여러 장르를 담았고, 보아만이 선보일 수 있는 '음악적 해석'과 '표현 방식'을 바탕으로 신선함을 전하고자 했다.
타이틀곡 '크레이지어'(Crazier)를 시작으로 '힐링 제너레이션'(Healing Generation) '잇 테이크스 투'(It Takes Two) '돈트 마인드 미'(Don't Mind Me) '하우 쿠드'(How Could) '왓 쉬 원츠'(What She Wants) '러브 라이크 디스'(Love Like This) '힛 유 업'(Hit You Up) '클락와이즈'(Clockwise)까지 총 11곡이 실렸고, 보아는 '크레이지어' '잇 테이크스 투' '하우 쿠드'의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크레이지어'는 정규앨범으로는 4년 9개월 만의 신보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CBS노컷뉴스는 보아의 열한 번째 앨범 '크레이지어' 제작기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로부터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지난 14일 서면으로 이루어졌고, 첫 번째 편은 A&R 부서가 음악 관련 내용을 답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 정규 11집 '크레이지어'는 1년 5개월 만의 신보이자, 4년 9개월 만의 새 정규앨범이고, 또 데뷔 25주년에 맞춰 나온 앨범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어, 만드는 입장에서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시작 전 가장 걱정한 부분과, 그 부분을 풀어가기 위해 어떤 점에 신경 썼는지, 완성본이 나온 지금의 감상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A&R 담당 : 데뷔 25주년을 맞아 그동안 보아가 해온 다양한 음악적 색깔을 11곡에 어떻게 압축적으로 담아낼 수 있을지, 또 보아만의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녹이면서도 새로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전 음악을 함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데모(임시 녹음곡)를 찾으며, 보아만의 감성과 음악적 특징을 많이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이전 노래들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동시에, 또 다른 보아의 색깔을 보여주고 데뷔 25주년이라는 의미를 잘 녹여낸 뜻깊은 앨범이 완성된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2. 소개 글에 '보아의 25년 음악 여정을 압축한 앨범'이라고 나와 있는데, 이 부분을 만끽하며 감상할 수 있는 팁이 있을까요?
A&R 담당 : 오랜 시간 음악을 통해 보여준 보아의 다양한 모습을 이번 앨범을 통해 다시금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한 만큼, 보아 음악 특유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곡들과 보아의 감정이 담긴 가사에 초점을 두어 감상하시면 더 깊이 있게 앨범을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은 팝 펑크 장르의 '크레이지어'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3. 보아가 이번 앨범의 메인 프로듀서를 맡았습니다. 협업하면서 의견이 일치했던 부분과 갈렸던 부분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접점을 찾아나갔는지 궁금합니다.A&R 담당 : 전반적으로 의견이 잘 맞았고, 기본적으로 프로듀서인 보아 이사님을 믿고 앨범을 제작했습니다. 프로듀서이시지만 열린 마음으로 A&R 의견을 많이 수렴해 주시고 소통해 주신 덕분에 A&R와도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4. 이번 앨범 수록곡은 어떤 기준으로 선별했나요?A&R 담당 : 다양한 장르를 바탕으로 아티스트 보아의 여러 음악적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곡들, 그리고 이전 곡들과 연결감이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곡들을 중심으로 선정하였습니다.
5. 타이틀곡 '크레이지어'는 팝 펑크 장르 곡입니다. '크레이지어'가 타이틀곡이 된 결정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A&R 담당 : 아티스트가 먼저 일렉(전자) 기타가 베이스가 되는 팝 록 장르의 곡을 하고 싶다고 의견을 냈고, 마침 '크레이지어'는 여름과 잘 어울리는 시원한 에너지를 가진 곡이었습니다. 특히 첫 Vamp부터 나오는 주요 멜로디가 후킹해 귓가에 계속 맴돌았고, 저희가 찾고자 했던 방향성과 가장 일치하여 타이틀곡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앨범에서 보아는 '크레이지어' '잇 테이크스 투' '하우 쿠드'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6. 여름에 어울리는 밝고 신나는 음악 비중이 높은데 이 부분도 의도한 건지, 트랙 리스트는 어떤 기준으로 배치했는지 궁금합니다.A&R 담당 : 음악 감상에 계절의 영향이 큰 만큼 계절감도 고려하였고, '데뷔 25주년 기념'이라는 경사를 다 같이 기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중점을 두었습니다. 트랙 리스트는 곡별 분위기&스토리에 따라 배치했습니다.
7. 보아는 이번 앨범을 두고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했던 다양한 모습과 음색을 들려드리고 싶어서 이것저것 다 준비해 봤다"라고 소개했었는데요.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새롭고 신선한 시도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A&R 담당 : 보아만의 음악적 해석과 표현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지금까지 워낙 다양한 장르의 곡을 소화해 온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장르 자체로는 완전히 새로움을 주기 어려울 수 있지만, 비슷한 장르의 곡이라도 보아 고유의 표현 방식과 해석에 따라 예전과는 또 다른 신선함과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가수 보아. SM엔터테인먼트 제공8. 보아는 올해 2월 출간한 SM엔터테인먼트 30주년 기념 책 인터뷰와 최근 인스타그램 스토리 글을 통해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에게 고마움과 자부심을 표했습니다. "가까스로 MZ인 아티스트는 스태프 말을 잘 들으면 엄청난 작품이 쏟아져 나온다! 그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정말 따라갈 수가 없다!"라고 했는데, '이건 정말 자랑할 만하다 싶은 부분'을 짚어주세요.A&R 담당 : 흔히 SM은 음악에 진심인 회사라고 하는데, 그 말 자체가 하나의 자랑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A&R 전문성이 높다는 점도 자랑하고 싶은데요, 음악적으로 깊이 있게 파고들 수 있는 분위기와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앨범 제작 과정 전반에 걸쳐 A&R의 아이디어와 디렉션이 많이 반영됩니다.
특히 초반 기획 단계에서 어떤 방향으로 데모를 찾을지 리드를 작성하는 부분이나, 러프하고 미완성인 데모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A&R의 역할이 굉장히 큽니다. 또 회사의 탄탄한 역사와 기반 덕분에 국내외에서 수많은 데모곡을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능력도 큰 자랑거리라고 생각합니다.
MV - 인트로 비디오 담당 : 저는 보아를 자랑하고 싶습니다. 타이트한 제작 일정에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런 때에도 최고의 애티튜드와 퍼포먼스를 보여주셨습니다. 존경과 선망을 배신하지 않는 멋진 아티스트라고 생각합니다. 가까스로 젠지(GenZ, Z세대)인 스태프는 보아를 만나면 엄청난 작품이 쏟아져 나온다!
MV - 뮤직비디오 담당 : 다른 아티스트들을 비롯해, 특히 보아는 스태프들의 아이디어에 굉장히 열려 있어서, 저희도 그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