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11집 '크레이지어' 발매를 맞아 보아 공식 트위터에는 직장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여러 밈 활용 사진이 올라왔다. 보아 공식 트위터[협조/요청] 비하인드 사진 업로드 요청의 件
[긴급/요청] 비하인드 사진 업로드 추가 요청의 件
[협조/인터뷰] 보아 이사님 25주년 기념 앨범 'Crazier' 응원과 사랑 요청의 件보아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비하인드 사진과 인터뷰를 공개할 때 쓰인 제목들이다. 정규 11집 '크레이지어'(Crazier) 인트로 비디오에는 직원의 실수를 지적하자 오히려 신경질을 돌려받아 폭발하는 '보아 이사님'의 모습이 담겼고, 프로모션 스케줄은 보아의 서명이 포함된 기안서 형태로 등장했다.
"어디 가나 크레이지어는 있다. 그 크레이지어가 가면 다른 크레이지어가 온다. (…) 만약에 내가 속한 조직에 크레이지어가 없다…? 그럼 내가 크레이지어일 가능성이 있으니 돌아보라"라는 이미지부터, '식곤증 방지용 아아 수혈' '기획안 수정이요? 지금 퇴근 10분 전인데요?'등 특히 직장인의 공감을 불러온 각종 밈(meme, 온라인을 통해 유행하는 특정한 문화 요소)을 활용한 콘텐츠도 올라왔다.
CBS노컷뉴스는 지난 4일 발매된 보아의 정규 11집 '크레이지어'를 조금 더 샅샅이 뜯어보았다. 실제 직함인 '이사'라는 위치를 적극 활용한 프로모션뿐 아니라, 인트로 비디오와 뮤직비디오, 전체적인 비주얼, 데뷔 25주년 만에 처음 나오는 공식 캐릭터 '피스비'까지 궁금한 것을 물었다. 인터뷰는 지난 14일 서면으로 진행했다.
일문일답 이어서.
보아 정규 11집 '크레이지어' 프로모션 일정표. 기안이 필요한 문서처럼 나타나 있다. 보아 공식 트위터1. '크레이지어' 인트로 비디오가 화제였습니다. 사무실에 있는 보아가 할 일을 체크하고 홈페이지에서 업로드 실수를 발견해 수정을 요구하자 직원이 화내고 같이 폭발하고는, 나중에는 사무실에서 그들만의 파티를 즐깁니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첫 콘텐츠로 이런 인트로 비디오를 준비한 배경이 궁금합니다.뮤직비디오-인트로 비디오 담당 : 보아는 연예계라는 특수한 커리어 안에서도 이미 정상에 오른 아티스트지만, 동시에 '회사'라는 보다 보편적인 조직 안에서도 능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은 '이사님'이잖아요. 이 자체가 보아의 독보적인 위치를 상징하면서도 쉽게 도전할 수 없는 키워드라고 느꼈고, 이 점을 살려 인트로 비디오를 기획해 보자는 의견이 모였습니다.
'이사님의 직장 생활'이라는 큰 틀 안에서 콘셉트를 구상하다 보니, 사회 초년생에 가까운 제 입장에서는 '이사'라는 단어 자체에서 오는 막연한 거리감이나 두려움도 느껴졌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상사와의 갈등이나 오해를 겪잖아요.
격한 논쟁 후에 속으로 '어우… 미친 사람…' 하면서 괜히 피하게 되는 그런 순간들이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어쩌면 상대방도 저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회사라는 공간 안에서 '안 미친 사람'은 없다는 직장인의 솔직한 마음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영상은 갈등 자체를 부각하기보다는, 그 이후의 유쾌한 해소와 공감,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며 "그래, 우리 다 미쳤지~" 하고 웃어넘길 수 있는 분위기를 담아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세대 간 갈등보다는, 오히려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과 '에너지'를 표현할 수 있는 영상으로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이번 '크레이지어' 프로모션 과정에서는 아티스트이면서 '이사님'인 보아의 위치를 활용한 여러 콘텐츠가 등장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2. 전반적으로 주황색이 포인트 컬러로 쓰인 것 같고, 파티 후 서로 멋쩍어하며 제자리로 돌아가려고 하는 코믹한 마무리 등 재미있는 요소가 눈에 띄었습니다.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관전 포인트가 있으면 짚어주세요.MV - 인트로 비디오 담당 : 직원과의 갈등이 폭발하며 보아가 소리를 지르는 장면을 관전 포인트로 뽑고 싶습니다. 이 장면 촬영을 하는데, 아티스트가 '이렇게까지 화를 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소리를 질러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난색을 표하시더라고요. 근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프로답게 너무 연기를 잘해주셔서 놀랐습니다. 후반 작업을 하면서도 쾌감이 느껴질 수 있도록 신경을 썼고, 최종 아웃풋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잘 나온 것 같아서 관전 포인트 같습니다.
3. '크레이지어' 스케줄 포스터는 회사 문서처럼 돼 있고, 인트로 비디오를 포함해 여러 프로모션 콘텐츠에서 '직장에 다니는 보아 이사님'이라는 콘셉트를 가져갔습니다. 이런 방식을 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크리에이티브 비주얼 담당 : 이번 정규 11집 크리에이티브 콘셉트를 기획하면서, '크레이지어'에 걸맞은 경쾌한 느낌의 메인 콘셉트를 잡고 그 외에 재밌게 가미할 만한 아이디어로 '진짜 이사님'인 보아 이사님을 유쾌하게 보여주면 어떨까 했습니다. 보아 이사님이 '이사님'이라는 건 팬들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잘 인지되어 있는 사실인 만큼, 이 부분을 재밌게 표현해 보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프로모션 초반에 공개되는 스케줄 포스터부터 보아 이사님께서 확인하는 결재 문서처럼 연출했습니다. 이번 정규 11집에서는 재킷에서부터 시작된 CEO 보아 이사님의 콘셉트가 각 부서들의 협업을 통해 현실 직장인다운 모멘트를 보여주는 식의 스토리텔링이 추가되어, 전체적으로 이번 앨범을 더 유쾌하게 만들어주는 장치로써 잘 작용하게 된 것 같습니다.
콘텐츠 & 프로모션 담당 : 사무실을 배경으로 한 촬영인 만큼, 오피스 라이프를 활용하면 재밌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특히 직급을 활용하는 것은 '아티스트'이자 '이사님'인 보아만이 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되어,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기획하였습니다.
다만 직급이 주는 무게감을 덜고 보다 재미있고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MZ 직장인' 콘셉트와 더불어 실제 사내 메일 제목 형식을 사용하는 등 직장인의 일상을 녹여내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진을 보는 것을 넘어, 보다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되는 것을 목표로 제작하였습니다.
보아 '크레이지어' 비하인드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4. 콘셉트 사진에서는 원더우먼을 연상케 하는 색 조합이 있었고 뮤직비디오에서도 빨간 미니원피스, 노란색 상의와 파란색 치마 등 강렬한 색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체적인 스타일링 면에서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아티스트 비주얼 디벨롭먼트 담당 : 보아 이사님은 이미 수많은 콘셉트를 소화해 온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스타일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보아 이사님과 함께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제작 부서 내에서도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쳤고, 그 과정에서 이러한 스타일링이 탄생한 것 같습니다.
5. 안무를 라치카가 맡았고 얼마 전 안무 연습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크레이지어' 안무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인가요?퍼포먼스 디렉팅 담당 : '베터'(Better) 이후 오랜만에 라치카와의 호흡인 만큼, 25주년을 기념한 심플하면서도 화려한 안무를 제작하고자 했습니다. 파워풀한 사운드에 맞춰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동작을 댄서들과 함께 보여줌으로써 에너지를 전달하고, 가사와 어우러지는 아티스트 보아로서의 당당하면서도 여유로운 제스처를 통해 두 가지 매력을 모두 보여주는 것이 이번 안무의 특징입니다. 특히 제목이자 훅의 가사인 '크레이지어'에 맞춰 몸을 숙였다가 일어나며 팔을 하늘로 들어올리는 안무는 시원한 고음의 보컬을 이미지로 시각화한 것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아의 공식 인형 '피스비'. 보아 공식 트위터 6. 뮤직비디오 콘셉트와 강조하려고 했던 부분도 궁금합니다.
MV - 뮤직비디오 담당 : 뮤직비디오의 주된 콘셉트는 '크레이지어'의 "나는 미쳤고 우린 모두 미쳤다"라는 메시지를 비주얼화한 게 포인트입니다. 그걸 표현하기 위해 "나는 미쳤다"의 모습을 보여주는 솔로로서의 보아의 모습과 "우린 모두 미쳤다"를 보여주는 크루 속 보아의 모습으로 나누어 표현했습니다. 또한 여름이다 보니 이러한 '크레이지함'이 어떻게 하면 카타르시스적으로 시원하게 터지면서 표현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7. 데뷔 25년 만에 공식 인형 '피스비'가 출시됩니다. 키링 앨범을 준비하게 된 배경이 있을까요?크리에이티브 비주얼 : 정규 11집을 맞아 팬들에게 선물 같은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인형 앨범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점핑 보아'는 데뷔 초부터 보아를 응원해 온 오랜 팬이 많은 만큼, '보아'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고글과 반달 눈웃음, 아시아의 별을 상징하는 노란색 별을 캐릭터로 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