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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직관적으로, 할 땐 후회없이…이브는 "지금 재밌어요"[EN: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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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7개월 만에 세 번째 미니앨범 '소프트 에러'로 돌아온 가수 이브 인터뷰
데뷔 앨범부터 전자음악 중심에 둔 일관된 행보, 이유는?
'화이트 캣'과 '소프'로 더블 타이틀곡 활동
주목받는 아티스트 핑크팬서리스와의 협업은 '팬들 덕'
마지막 트랙 '맘'은 진부한 것 싫어하는 취향 반영한 결과
한국에서 콘서트 크게 하고 싶어, 언젠가는 체조경기장에서

지난 6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미니 3집 '소프트 에러'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연 가수 이브. 파익스퍼밀 제공지난 6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미니 3집 '소프트 에러'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연 가수 이브. 파익스퍼밀 제공
가진 목소리가 "조금은 발라드에 어울리는 목소리"라고 생각해 왔다. '솔로' 이브(Yves)를 상상하면서 '아마 발라드를 들려주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는 팬들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정식으로 솔로 데뷔한 이브는 꾸준히 전자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차별화된 무언가의 캐릭터성"이 필요해 시작했는데, 표현할 것이 많다는 점에서 더 매력을 느끼고 있다.

전작 '아이 디드'(I Did) 발매 당시 인터뷰에서 '평온함'을 찾는 데 골몰했다는 이브는, 이번 세 번째 미니앨범 '소프트 에러'(Soft Error)에서도 본인이 겪은 '차분한 혼란'을 중심 소재로 잡았다. 솔로를 시작하면서 겪은 어려움과 고민을 "숨기지 않고 그냥 가감 없이 곡으로 표현해 보고 싶어서" 이런 제목을 지었다. 결국은 "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게 이브의 설명이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소프트 에러' 발매 기념 이브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앨범명 '소프트 에러'는 사전적으로는 '비영구적이고 일시적인 오류'라는 뜻인데,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내면은 고장 난 상태'라는 의미를 덧댔다.

이브는 7개월 만의 신보 '소프트 에러'로 지난 7일 컴백했다. 파익스퍼밀 제공이브는 7개월 만의 신보 '소프트 에러'로 지난 7일 컴백했다. 파익스퍼밀 제공
이브는 "'루프'(LOOP) 때는 첫걸음을 내딛는 시작이었고, '비올라'(Viola)는 행복을 찾기 위한 과정을 이야기했다면, (이번 앨범은) 그 과정 속에서 제 내면 상태를 조금 더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그런 앨범인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혼란은 어디서 기인했을까. 너무 많은 말들이 떠다녔다. '너는 솔로가 아니라 그룹을 해야 해' '너는 이렇게 해야 잘 돼' '네가 하는 건 너무 비주류의 음악이니 조금 더 대중적인 걸 해야 해' 등등. 이브 역시 자기만의 생각이 있는데, 외부의 말들과 뒤섞이게 되니 "갈피를 못 잡겠다" 싶었고 "되게 혼란스러웠다."  

지금은 덜 혼란스러운지 물으니 이브는 "이제는 그 혼란스러움을 조금 인정하고 그냥 정해져 있지 않은 길을 가는 게 되게 재밌다고 느껴져서 즐기고 있는 과정인 거 같다"라고 답했다.

선공개곡 '화이트 캣'과 영국 싱어송라이터 핑크팬서리스와 함께한 '소프'까지 두 곡이 타이틀곡이다. 파익스퍼밀 제공선공개곡 '화이트 캣'과 영국 싱어송라이터 핑크팬서리스와 함께한 '소프'까지 두 곡이 타이틀곡이다. 파익스퍼밀 제공
후회는 없을까. 그는 "제 좌우명이 '후회 없이 하자'여서 어떤 선택이든 정말 후회 없이 하려고 한다. 선택할 때는 직관적이어서 제가 한 선택에는 후회가 전혀 없다. 지금 상황에서는 하고 싶은 게 많아서 더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지금 재밌다"라고 말했다.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와 '캔트 비 베터 댄 투나잇'(Can't be better than tonight)이라는 반복되는 후렴구가 귓가를 사로잡는 '화이트 캣'(White cat)을 선공개해 음악방송 무대에 올랐다. 통통 튀는 마이애미 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또 다른 타이틀곡 '소프'(Soap)는 요즘 가장 핫한 아티스트로 주목받는 핑크팬서리스(PinkPantheress)와 협업한 작품이라 발매 전부터 주목받았다.

원래 타이틀곡으로 정해진 건 '화이트 캣'이었다. 이브는 두 번째로 들은 '소프'가 더 마음에 들었다. 회사는 고민 끝에 '더블 타이틀로 가자'라고 제안했고, 두 곡 다 선보이게 됐다.

이브는 이번 컴백 때 단발로 변신했다. 파익스퍼밀 제공이브는 이번 컴백 때 단발로 변신했다. 파익스퍼밀 제공
이브는 "'화이트 캣'은 제가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못했던 귀여운 요소가 많이 들어갔고 약간 2000년대 초반 팝 느낌으로, 요즘 Y2K(감성) 유행하는 것과 되게 맞닿아있는 곡이라 재밌게 들을 수 있는 거 같고, '소프'는 핑크팬서리스와 콜라보해서 목소리의 조화를 중점에 두고 들어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소프'가 좀 더 마음에 들었던 이유가 궁금했다. 그러자 이브는 "일단 저는 마이매이 베이스 장르 곡을 처음 접해봤다. '루프' 때 하우스를 했고, '비올라' 때 좀 더 전자음악 사운드를 들려드렸다면 이번에는 아예 다른 길을 가 보고 싶었다. '소프'를 들었을 때 이미지적인, 비주얼적인 부분도 많이 떠올렸고 (그래서) 욕심이 좀 더 났던 거 같다"라고 밝혔다.

핑크팬서리스 음악을 많이 듣고 영감도 많이 받았다는 이브는 팬들이 누구와 같이 작업하고 싶은지 질문했을 때 곧잘 핑크팬서리스를 언급한 바 있다. '막연한 바람'에 그칠 수도 있었는데, 핑크팬서리스 팬 미팅에 간 이브의 팬이 '이브와 콜라보해 줘' 하고 전한 게 불씨가 됐다. 서로를 소셜미디어에서 태그하면서 접점이 생겼고, 좋은 계기로 함께하게 됐다. 이브는 "거의 팬들 덕분에 하게 된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브는 데뷔 앨범 '루프'부터 이번 '소프트 에러'까지 꾸준히 전자음악을 시도하고 있다. 파익스퍼밀 제공이브는 데뷔 앨범 '루프'부터 이번 '소프트 에러'까지 꾸준히 전자음악을 시도하고 있다. 파익스퍼밀 제공
얼터너티브 록 장르 '아이보'(Aibo) 역시 멕시코 인디 팝 신에서 주목받는 가수 브래티(Bratty)와 협업한 곡이다. 이브는 "아이보는 로봇 강아지다. 서로 사랑을 주고받는 존재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일방적인 사랑을 주는 존재라는 걸 알았을 때의 실망감을 되게 반대되게 청량하고 신나는 음악으로 풀어냈다"라며 "보컬 톤을 어떻게 해야 감정이 실릴까 해서 엄청 날 것의 소리들을 썼다. 목소리를 긁는다든지, 뒤집는다든지"라고 설명했다.

반응이 좋을 것 같은 곡으로도 '아이보'를 고른 이브는 "떼창 유도할 수 있는 소절이 꽤 많아서 페스티벌 같은 데서 부르면 사람들이 현장에서 듣고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해외 아티스트와의 협업 이유로, 이브는 "앨범에 좀 더 다양성 주고 싶었던 게 컸다. 컴백했을 때, 콜라보한 아티스트를 팬들도 예상하지 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제 목소리로 다 채우는 것도 너무 좋지만 다양한 분들과 함께 조화를 이뤄보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수록곡 '아이보' 역시 해외 아티스트 브래티와 함께했다. 파익스퍼밀 제공수록곡 '아이보' 역시 해외 아티스트 브래티와 함께했다. 파익스퍼밀 제공
또한 이브는 "(제) 팬분들도 그렇지만 피처링한 가수 팬분들도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었으면 좋겠고, 팬들이 핑크팬서리스와 저를 이어준 것처럼 이번 앨범이 또 다른 멋진 아티스트와 작업할 만한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감각적인 전자음악 사운드가 특히 두드러지는 '두 유 필 잇 라이크 아이 터치'(Do you feel it like i touch)와 '스터디'(Study)를 거쳐, 마지막 트랙을 차지한 곡은 '맘'(mom)이다. 수록곡 중 가장 잔잔한 느낌의 곡이지만 가사에 반전이 있다. 보통 "완전한 사랑을 주는 존재"로 그려지는 엄마가 사실 딸에게 준 건 "사랑이 아닌 다른 감정"이었다는 내용의 영화 '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곡이라고 이브는 전했다.

그러면서 "항상 뻔한 걸 싫어하는데 감동적이고 의미 있고 잔잔한 아웃트로로 빠지는 게 너무 진부하단 생각이 들었다. '맘'이란 제목만 보면 팬 송인가 싶다가도 가사 보면 '이게 뭐야?' 하며 좀 놀랄 수도 있고, (이런 배치로) 다음 앨범 행보가 궁금해지게 하는 느낌도 주고 싶었다"라고 부연했다.

이번 앨범의 마지막 트랙은 '맘'인데, 이는 뻔한 걸 싫어한다는 이브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다. 파익스퍼밀 제공이번 앨범의 마지막 트랙은 '맘'인데, 이는 뻔한 걸 싫어한다는 이브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다. 파익스퍼밀 제공
낯설거나 어렵게 여기는 이들이 많은 전자음악을 꾸준히 발표했기에, '대중성이 부족하다' '비주류 장르다' 등의 반응도 뒤따랐다. 그는 "많이 생각해 봤는데 저는 하고 싶은 걸 좇는(추구하는) 사람인 것 같다. 물론 많은 대중분들이 제 음악을 듣고 사랑해 주시면 좋겠지만, 팬분들과 대중분들이 접해보지 않은 음악을 하는 게 너무 재밌는 경험이라서 그걸 원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왜 전자음악을 특별히 좋아할까. "전자음악을 좋아한다기보다는 처음에 이브의 차별화된 무언가의 캐릭터성이 필요했고, 그걸 표현하기에 전자음악이 되게 적합하다고 느껴졌다"라고 운을 뗀 이브는 "전자음악 사운드가 표현할 게 되게 많고 이미지적으로도 구현할 만한 게 되게 많다"라고 답했다. 본인의 "발라드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중화시켜 주"고, "한편으로는 욕심이 나는 장르"이기에 "다음 앨범도 아마 전자음악이 있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약간 고집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드실 거 같아요. 처음 데뷔했을 때도 그렇고 두 번째 활동 때도 그렇고 유튜브 댓글을 찾아보면 '얘는 그룹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아니면은 '너무 음악이 대중적이지 못하다' 이런 글들이 많았는데 오히려 제 음악을 더 고집하고 싶어지더라고요. 이번 앨범까지 좀 더 제 색깔을 확실히 보여드리고 '얘는 진짜 하고 싶은 거 하는구나' 하고 알게 되셨으면 좋겠어요."

이브는 본인이 '음악적 고집'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파익스퍼밀 제공이브는 본인이 '음악적 고집'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파익스퍼밀 제공
'소프트 에러'의 만족도를 질문하자 "5점 만점에 3.7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브는 "항상 제게 점수를 되게 짜게 주는데, 제가 혼자 했으면 2점이었겠지만… 하고 나면 곡마다 아쉬움이 너무 크게 남아서"라며 "으하하하" 하고 웃었다. "협업해 준 아티스트분들이 너무너무 잘해주셨기 때문에" 2점이 아닌 3.7점이라는 설명이다.

여전히 본인에게는 까다로운 평가를 내린 이브에게 '그래도 만족하는 점'을 재차 물었다. 이브는 "작업 과정이 확실히 반으로 준 것 같다. 이번엔 하루에 한 곡씩 완성했다. 수정 녹음 없이 그냥 바로 앨범에 들어간 곡도 있고, 인제 곡을 받으면 해석하고 어떻게 표현해야겠다 하는 감이 조금 잡힌 것 같다"라고 밝혔다.

평소 "생각이 엄청나게 많은 편"이라 "항상 최악의 상황까지 상상하고 무대에 올라"간다는 이브는 그렇게 긴장하고 겁먹는 것과 달리, 막상 무대에 오르면 "잘 해내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좀 깡이 있는 것 같다"라고 체감한 이유다.

가수 이브. 파익스퍼밀 제공가수 이브. 파익스퍼밀 제공
지난해 12월부터 이브는 '디 애플 시나몬 크런치 투어'(APPLE CINNAMON CRUNCH TOUR)로 유럽 5개·북미 9개·라틴 아메리카 5개 도시를 방문해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오는 18일부터는 데뷔 후 처음으로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 투어를 개최한다.

가 보고 싶은 도시나 공연장이 있는지 질문에 이브는 "조금 의외긴 하지만 한국 콘서트를 좀 크게 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해외 팬분들 비중이 크다 보니까 한국 팬분들은 항상 기다리기만 하는 것 같고 그 미안함이 크다. 한국 콘서트를 크고 멋있게 해서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꿈의 공연장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케이스포돔)이다. "너무 크죠? (그래도) 해 보고 싶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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