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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 제작만 한다? 스튜디오 마음씨, 이제 가수도 키웁니다[EN: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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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스튜디오 마음C 마주희 대표 인터뷰
'응답하라'와 '슬의생' 시리즈, '도깨비' '시그널' '또 오해영' 등 OST 대히트
예능-드라마 음원·음반→키즈 콘텐츠→매니지먼트 사업까지
싱어송라이터 비올라 영입, '공연형 가수' 목표

지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스튜디오 마음씨 사무실에서 마주희 대표를 만났다. 스튜디오 마음씨 제공지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스튜디오 마음씨 사무실에서 마주희 대표를 만났다. 스튜디오 마음씨 제공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곡 만드는 게 익숙했고, 한때 '히트 작곡가'를 꿈꿨던 시절도 있었다. 대학원에서는 뮤직 비즈니스를 공부했다. 2010년 CJ ENM 해외 유통팀에 입사했고, 당시만 해도 '불모지'에 가까웠던 OST를 담당하게 됐다. 본인 표현을 빌리면 "땅 파서 일구던" 시절이었다. 시작은 우연이었다. OST로 회사까지 차리게 될 미래는 예상치 못했다.

김성균과 도희가 부른 '운명', 이승열의 '날아',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장범준의 '회상', 정승환의 '너였다면', 멜로망스의 '좋은 날', 이소라의 '그대가 이렇게 내 맘에', 첸의 '벚꽃연가' 등 tvN에서 방송한 인기 드라마 OST가 큰 성공을 거뒀다.

약 10년 동안 일한 회사를 2019년에 떠났고, 딱 일주일 만에 회사를 세웠다. '스튜디오 마음C'. 드라마 OST를 좀 들어본 청자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본인의 성인 '마', 음악의 '음'(音), 온도를 의미하는 '씨'(℃)를 합하니 '스튜디오 마음씨'가 됐다. 평소 절친한 아카이브 아침의 김미순 대표가 지어줬다.

어느덧 설립 6주년을 코앞에 둔 스튜디오 마음씨의 '대표 사업'은 역시 드라마와 예능 OST 음원과 음반 제작이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오리지널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에 주목해 시작한 키즈 콘텐츠 사업 또한 5년 차를 맞았다. 최근 싱어송라이터 비올라를 영입하면서, 창업 초기부터 마음에 품어왔던 가수 육성 및 매니지먼트도 본격화했다.
마주희 대표의 마, 음악의 음, 온도를 뜻하는 씨를 합해 스튜디오 마음씨라는 사명을 지었다. 스튜디오 마음씨 제공마주희 대표의 마, 음악의 음, 온도를 뜻하는 씨를 합해 스튜디오 마음씨라는 사명을 지었다. 스튜디오 마음씨 제공
CBS노컷뉴스는 지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스튜디오 마음씨 사무실에서 마주희 대표를 만나 스튜디오 마음씨의 과거-현재-미래에 관해 들어보았다.

초반에는 녹록지 않았다. tvN 드라마 OST를 꾸준히 만들었으나 손익분기점(BEP, Break-Even Point)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구세주 같은" 신원호-나영석 PD가 CJ ENM으로 이적하며 히트작이 줄줄이 나왔고 tvN이라는 채널이 더 널리 알려졌다.

특히 신원호 PD와 인연이 깊다. '응답하라 1997' 음반부터 시작해 1994, 1988을 두루 거쳤고, 스튜디오 마음씨로 독립하고 나서도 '슬기로운 감빵생활' '슬기로운 의사생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OST 제작으로 이어졌다. 신 PD를 "저의 구세주 같은 분"이라고 소개한 마 대표는 "신원호 PD님 작품을 쭉 할 수 있었다는 데에 굉장히 고맙고, 행운도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원래 사업할 기질이 아니다. (회사에서 추진 중이던) 프로젝트가 진행됐다면 지금도 회사 다녔을 사람이고, 사업 초기에 모두들 걱정할 때 '슬의생'을 믿고 맡겨주신 게 회사 자리 잡는 데 큰 힘이 됐다. 정말 무한 감사드린다"라며 "사업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OST 제작 업체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다행히 (서로) 신뢰가 있었고 업무적으로도 잘 맞았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다 이루어질지니' 등 김은숙 작가 작품을 맡은 건, 제작자로서나 오랜 팬으로서나 각별한 경험이다. 그중 '도깨비'는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 '뷰티풀'(Beautiful) '아이 미스 유'(I Miss You) '첫 눈' '후 아 유'(Who Are You) 등 OST도 대성공이었다. '도깨비'가 터지자, '음악은 마주희를 시켜'라고 할 만큼 사내에서도 성과를 인정받았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응답하라 1994' '슬기로운 감빵생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 표지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응답하라 1994' '슬기로운 감빵생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 표지

새로운 IP 개발이 필요했던 시기, 한 프로젝트를 총괄하게 됐으나 여러 사정상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열정이 너무 높던 시절"에 "굉장히 큰 좌절"을 겪은 마 대표는 '이제 내 것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퇴사를 결심했다.

회사 안에 있을 때는 자사 드라마 OST를 제작했다면, 직접 설립한 회사의 대표가 되고 나서는 그 폭이 더 넓어졌다. 큰 인기를 누렸던 장범준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가 실린 JTBC '멜로가 체질', 이무진이 부른 '비와 당신'이 수록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도 스튜디오 마음씨의 작품이다. 올해는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다 이루어질지니' '이 사랑 통역되나요'의 OST를 담당했다.

"음악은 절대적으로 취향"이라는 생각이 있지만, 그래도 마 대표는 더 많은 이들이 스튜디오 마음씨가 만든 음악을 듣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너무 아끼고 좋아하는 곡이니까 대중이 많이 들었으면 하는 거다. 저희 모든 앨범은 늘 명반이다. 모든 곡이 다 그렇다. 잘된 작품이라고 특별히 더 좋고 그렇다기보다는 많이 듣고 안 듣고의 차이지, 곡은 진짜 다 좋다"라고 강조했다.

좀 더 많은 청자가 듣길 바라는 '좋은 곡'을 몇 곡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마 대표는 2020년 발매된 웹툰 '남과 여'의 OST를 꼽았다. '나의 해방일지' OST인 진동욱의 '그런 날'을 추천하면서는 "규정지을 수 없는 감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진동욱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OST 중 하나인 도경수의 '영원해'를 작사·작곡한 싱어송라이터다.

'너는 나의 봄' '나의 해방일지' '힙하게' OST를 가창하고, 이문세, 이소라, 권진아 등 수많은 가수 곡을 만든 싱어송라이터인 헨도 빼놓을 수 없다. 마 대표는 "지금 굉장히 유명해지고 잘나가는 친구"라며, 일찌감치 헨을 발견한 것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2021년부터는 키즈 콘텐츠로 '마룡C'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6일 나온 싱글 '하트공룡 마룡C' 표지2021년부터는 키즈 콘텐츠로 '마룡C'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6일 나온 싱글 '하트공룡 마룡C' 표지
"되게 노력하는 게 있어요. 작품마다 연출가님도 다르고 음악감독님도 다르지만, 어쨌든 마음씨의 프로듀싱 색깔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마음씨에서 온 거야?' 하면 노래를 더 좋게 듣게 되는, 그렇게 만들려고 해요. 마음씨의 색깔을 추구하고 있고, 작곡가 발굴도 항상 게을리하지 않아요. 기존에 구축된 작곡가 풀이 큰 힘이 되죠."

2021년부터는 '마룡C'라는 키즈 콘텐츠도 만들고 있다. '마룡C 재밌는 동요' '마룡C 재밌는 동화' '귀가 트이는 마룡C 영어동화' '지루할 틈이 없는 마룡C 동화' 등 콘셉트와 구성도 다양하다. "마냥 똑같은 걸 계속하는 건 좀 발전이 없는 느낌이라 이것저것 해 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마 대표는 "한때 히트 작곡가가 꿈이던 시절이 있었다"라며 "못다 이룬 꿈도 풀고 새로운 콘텐츠도 선보인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이를 키우며 접한 '핑크퐁' 덕분에 키즈 콘텐츠에 관심이 생겼다. '이렇게 퀄리티가 높은 동요와 콘텐츠가 있다니?' 하고 경탄했다. "빵 터지지는 않아도 스테디하게(꾸준히) 가는 온전한 IP"로서 접근했다. "한 지 꽤 됐는데 아직도 자리를 못 잡은 느낌"이라고 털어놓은 마 대표는 "근데 제가 원래 끈기가 있다. 포기하지 않았다. 직원도 더 뽑아서 계속하고 있다"라고 웃었다.

어제(7일)는 첫 아티스트 영입을 발표했다. 창업할 때부터 '매니지먼트'에도 뜻이 있었다는 마 대표는 "열심히는 하겠지만 될지 안 될지는 모른다. 그래도 OST로 잘된 가수도 있고, (저희는) OST를 갖고 있으니 아예 맨땅에 헤딩은 아니니 승산 있지 않을까 싶었다"라며 "음악에 충실한 매니지먼트를 해 볼까 하고 기웃댄 지는 오래됐다. 누구 만나면 목소리 유심히 듣고 관찰하고…"라고 전했다.


2019년 11월 설립된 스튜디오 마음씨는 곧 6주년을 맞는다. 스튜디오 마음씨 제공2019년 11월 설립된 스튜디오 마음씨는 곧 6주년을 맞는다. 스튜디오 마음씨 제공
현재는 하지 않지만 배우 매니지먼트를 경험했고, OST를 매개로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여러 콘텐츠도 만들었다. 사진도 찍고, 뮤직비디오 비하인드 콘텐츠도 찍고, "그거 할 때만큼은 우리 아티스트 느낌"으로 협업했다. 이 모든 게 가수 매니지먼트를 본격화하는 데 자양분이 됐다.

한양대학교 실용음악과 출신인 여성 솔로 아티스트 비올라가 스튜디오의 마음씨의 1호 아티스트가 됐다. 신스팝, 록, 포크 등 다채로운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그는 지난 2020년 6월 디지털 싱글 '이건 사랑이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제30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모순'이란 노래로 금상을 받았고,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포커스 : Folk Us' 출연 경력도 있다.

영입 이유를 묻자, 마 대표는 단번에 "목소리"라는 답을 내놨다. 그는 "희소성 있는 목소리를 찾고 있었는데, 데모곡 위주로 듣다가 탁 트이는 목소리가 있어 만났다. 급하게 가창자를 찾는 OST가 있어서 좋은 기회로 함께하게 됐는데, 굉장히 열심히 하는 모습에 감동했다. 매니지먼트라는 게 서로 합도 맞아야 하지 않나. 여러 가지 측면을 살펴보다가 최근 계약했다"라고 밝혔다.

비올라는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OST '나였으면 해'를 불렀다. 당시에는 마 대표도 조금은 걱정하는 바가 있었다. 노래를 잘한다는 건 알았지만, 가창자로서 그 곡과 합이 잘 맞는지를 고민했다. '잘 불러보지 않은 장르라 혹시 안 맞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열심히 하겠다'라며 성실하게 임하는 비올라의 태도가 인상적이었다고도 부연했다.


스튜디오 마음씨의 첫 소속 가수 비올라. 스튜디오 마음씨 제공스튜디오 마음씨의 첫 소속 가수 비올라. 스튜디오 마음씨 제공
새 활동명 비올라도 마 대표가 지었다. 본명 송예린은 이미 활동 중인 다른 가수와 겹치는 면이 있어서, 여러 후보군을 두고 고심했다. 마 대표는 "신비로움과 몽환적인 것에 포커스를 뒀다. 악기 이름이기도 하고, 발음 면에서 보라색(바이올렛)을 떠올리게도 해서 비올라의 메인 색도 보라색으로 했다. 비올라의 'V'를 살려 로고도 만들어 둔 상태"라고 말했다.

앞으로 비올라와 같이해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팬 1천 명을 만들자' '공연형 가수가 되자' 두 가지다. 오랜 시간 OST 작업을 해 오며 '어떤 장르는 누가 잘 쓴다' 할 만큼의 든든한 작곡가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마 대표 귀에 뜨이는 좋은 곡이 있으면 일단 '킵'(보관)해 둔다. "특히 잘 나온 곡"은 먼저 찜해두기가 쉽지 않음에도 유대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차곡차곡 모은다.

마 대표는 "그때 받았던 좋은 곡도 있고, 생각해 둔 콘셉트도 있다. (여기에) 딱히 부합하지 않더라도 시즌성으로 계절에 맞게 (노래를) 출시할 계획이 있다"라며 "올해가 아니더라도 일단 조그만 규모에서 시작해서 계속 팬을 늘려가겠다는 목표를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들 입장에선 대표가 또 사업을 벌인 걸 수도 있는데 그래도 다 열심히 해 주고 있고 굉장히 고맙다"라고 밝혔다. 창업 동기인 팀장을 포함해 직원은 셋, 마 대표까지 네 명이서 힘을 합쳐 일하고 있다. 한 사람이 여러 가지의 업무를 한꺼번에 진행해야 하기에 특히 더 직원들을 향해 감사를 표했다.

"회사 다닐 땐 신념과 가치관에 맞지 않는 사람도 만나야 하고, 시키니까 하기 싫은 일도 많이 하고… 그러다 보면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잖아요. 그때 알았죠. '일 양에 욕심내는 건 좋지 않다'라고. 주변에선 '너 배부른 소리하지 마라'라고 하기도 했어요. 다행히 회사가 잘 굴러갈 정도로 벌고 있는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일을 엄청 더해야 할 수도 있죠. 일적으로 아쉬운 점이 생길 순 있지만 험담은 안 해요. 인간관계는 늘 상호작용이라고 보거든요. 작곡가든 아티스트든 직원이든 인성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저 또한 항상 겸손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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