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제77주년 제헌절 경축 오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찬장에는 전직 국회의장과 정대철 헌정회장, 윤인구 제헌국회의원 유족회장 등이 참석했다. 황진환 기자이재명 정부의 첫 8·15 광복절 특별사면이 임박한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서울남부교도소에 수감 중인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면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우 의장은 지난 9일 조 전 대표를 접견했다. 면회는 과거 '특별면회'로 불리던 '장소변경접견' 방식으로 진행됐다. 장소변경접견은 일반 면회와 달리 시간 제한이 없고, 신체 접촉도 가능한 비교적 자유로운 공간에서 진행되는 면담 방식이다.
조 전 대표는 2023년 12월, 자녀 입시 비리 및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징역 2년을 확정받고 수감 중이다. 만기 출소는 2025년 12월로 예정돼 있으나,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될지 여부를 놓고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높다.
우 의장과 조 전 대표는 오랜 인연이 있다. 조 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던 2014년 당 혁신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우 의장은 그의 후원회장을 오래 맡았다.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들어가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의왕=황진환 기자국회의장이 직접 교도소를 찾아 수용 중인 인사를 접견하는 사례는 극히 드문 일로, 조 전 대표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행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예고한 수사·기소 분리 등 검찰개혁 드라이브와 맞물려, 검찰권 남용 피해자 회복 차원에서의 정치적 사면 논의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조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의 메시지도 잇따르고 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SNS에 "올해 8·15는 광복 80주년"이라며 "검찰+정권의 독수에 희생당한 모든 이들과 함께 조국을 국민의 품으로 되돌려놓아야 할 때"라고 적었다. 조 전 대표의 변호인이었던 이광범 법무법인 LKB 대표도 "이제는 사랑하는 가족과 국민 곁으로 돌아올 때"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현재 광복절 특별사면을 위한 준비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기준사면' 대상자를 선별하고 있으며, 이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후보자를 심사할 계획이다. 심사위에서 건의된 대상자는 대통령에게 상신되며,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