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수뇌부·핵 과학자, 침대에서 제거됐다…이건 선전포고 수준"
이스라엘이 감행한 이란 내 핵심 타격은 그 범위부터 이례적이었다. 정밀 미사일과 드론 공격은 핵시설뿐 아니라,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장성, 최고지도자 안보보좌관 등 군부 핵심 인사들을 정확히 겨냥했다. 게다가 "침대 위에서 자던 군 지휘부가 표적 살해됐다"는 점은 정보전에 정통한 모사드의 위력을 보여주며, 동시에 '이란 내부의 협조 세력'이 존재했음을 암시한다고 전했다. 이희수 교수는 "이건 정보전이자 심리전이며, 체제 자체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전력망·정유소도 타격은 민심 흔들기 위한 전략"
이스라엘의 타격 대상에는 우라늄 농축 시설뿐 아니라, 정유소·전력망·방공 기지도 포함됐다. 이 교수는 "민간 기반시설을 건드리는 것은 전형적인 초토화 전략"이라며, "수도 공급이 끊기고, 전기가 나가면 도시는 공포에 휩싸이고 국가 시스템은 마비된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단지 군사적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란 국민들에게 체제의 무력함을 각인시키는 심리전 차원의 공격이라는 것이다.
"네타냐후의 전쟁, 정권 연장의 수단이 됐다"
이희수 교수는 이 공습의 이면에 이스라엘 국내 정치의 논리가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패 스캔들과 사법개혁 반발, 하마스 기습 실패로 여론이 급락한 네타냐후 총리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카드로 전쟁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특히 공습 하루 전, 네타냐후에 대한 이스라엘 국회의 불신임안이 61:59로 가까스로 기각된 점은 결정적인 단서로 볼 수 있다. 이 교수는 "전쟁이 끝나면 정치도 끝나는 상황"이라며, "공격 시점과 정치적 위기의 정교한 시간 차는 우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아랍권도 양면 전략…속으론 이란 약화 반긴다"
이번 사태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축은 이란을 둘러싼 아랍권의 미묘한 태도다. 표면적으로는 이스라엘을 비난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이란의 약화를 반기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분석이다. "사우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은 모두 이란과 인구·군사력에서 비교가 안 됩니다. 속으론 이란이 제어되는 걸 반기면서도, 민심을 의식해 반이스라엘 성명은 내는 이중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라는 것이다. 즉, 중동의 반이스라엘 연대는 이미 해체되었으며, 현재는 '이란 견제'라는 전략적 교차점 위에 서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질서는 무너졌지만…이스라엘 내부의 목소리가 희망이다"
이희수 교수는 이번 전쟁이 드러낸 가장 큰 위기로 '국제법의 실종'을 꼽았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국제사법재판소 판결, 제네바협약 등은 무시되었고, 민간인의 피해는 보도조차 잘 되지 않는 실정이다. 그는 "군 수뇌부와 핵 과학자를 타격하며 이웃집 민간인이 함께 사망한 건데, 왜 그들에 대한 기사는 어디에도 없는가. 세계 언론이 한쪽에 편중돼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특히 이 교수는 "이스라엘의 핵심 전쟁 무기인 '아이언돔'은 미국과의 정보 공유가 없이는 성립될 수 없다"고 짚으며, 미국이 전쟁을 막지 못하는 이유로 "워싱턴 정계, 월스트리트, 헐리우드, 아카데미까지 영향을 끼치는 유대인 로비의 힘"을 언급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세계의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이미지가 전환되는 지금, 미국도 흔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교수는 "미국과 유럽의 유대 커뮤니티 안에서도 '이건 아니다'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분명히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유대 지식인과 시민단체, 그리고 이스라엘 내부 NGO들까지 '가해자의 이미지로 가는 건 곤란하다'며 자정의 움직임을 시작했습니다. 이건 굉장히 고무적인 변화입니다."라고 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 일어나는 시민사회의 평화 연대 움직임과 관련해서도 "정권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은 결국 내부로부터의 자각"이라고 강조했다.
▶▶ 이희수 교수의 전체 발언은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경제적 본능>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