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최형두 "尹계엄, 엄청난 오판…여당 역할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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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 이어 '릴레이 반성문' 동참

전날 의원총회서 비대위원직 사퇴
"당론이란 이름 뒤에 숨고 지도부 결정 뒤로 피해"

국민의힘 최형두 선거대책위원회 AI과학정책본부장(오른쪽)이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챗 GPT 개발사인 미국 오픈AI의 제이슨 권 최고전략책임자(CSO)와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최형두 선거대책위원회 AI과학정책본부장(오른쪽)이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챗 GPT 개발사인 미국 오픈AI의 제이슨 권 최고전략책임자(CSO)와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6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엄청난 오산과 오판을 결심하는 동안 여당 의원으로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며 국민을 향해 사과했다.
 
또 "지난 5년간 저는 초선이라는 이유로, 주요 직책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회의원으로서의 막중한 의무와 역할을 소홀히 했다"며 "당론이라는 이름 뒤에 숨었고 당 지도부의 결정 뒤에 피했다"고 반성했다.
 
최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이같은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그동안의 언론계·공직 경력 덕분에 늦은 나이에도 시민들의 선택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었는데도 오로지 시민들과 대한민국을 위해야 한다는 의무를 자주 소홀히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의원총회에서, 국회 여러 회의장에서 분명히 나서서 '이것은 아닙니다'라고 외쳐야 할 때, 눈치를 보고 머뭇거리다가 포기했다. 때로는 소수당이라는 이유로 다수당의 책임으로 미루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직전, 극단으로 치달았던 의회 상황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야당(더불어민주당)의 공세가 거칠어지고 정국이 어려워질 때 몇몇 뜻 맞는 동료 의원들과 함께 대통령실이나 용산 관저를 찾아 옛 선비들의 도끼 상소의 심정으로 시국의 위중함을 대통령이 인식토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결심하지 못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임기 후반부에는 외교·안보에 집중하고 국내 현안은 국무총리 및 국회에 과감히 맡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국정 쇄신' 구상 역시 아이디어 차원에 그쳤다며 "용기를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가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가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최 의원은 당의 위기를 초래한 계엄에 관해선 "청천벽력이었다. 저를 비롯해 우리 당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면서도 "북한의 급변 사태, 혹은 위급한 대남 침투사태가 아닌 한 비상계엄은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는 시대착오적 결정이라는 생각만큼은 분명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만장일치로 인용한 데 대해선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지만 민주당의 거친 탄핵소추와 절차적 정의 문제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다만 "저 혼자만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 시기에도 저는 국회의원으로서 주어진 책무와 의무, 지지자들뿐 아니라 국민 전체를 바라볼 용기가 부족했다"고 성찰했다.
 
이번 대선에서 최대의 패착으로 꼽히는 '한덕수 단일화 파동'과 관련해선 "절차적 정의를 파괴하는 심각한 오류에 빠졌다"며 "당원 투표가 구해주지 않았다면 돌이킬 수 없는 원죄에 빠졌을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최 의원은 "단지 국회의원 300명 중 한 명 속에 숨지 않겠다. 수긍할 수 없는 당론에 소신을 저버리지 않겠다"며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대세에 순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제 안위와 또 다른 자리를 탐하며, 그리고 공천을 걱정하며 당장 국가의 운명, 미래를 짊어질 선택에 주저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앞서 전날 의원총회에서 다른 비상대책위원들과 함께 비대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전날 같은 장소에서 큰 절을 하며 계엄 등을 사과한 박수민 의원에 이어 이날 '릴레이 반성문'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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