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박관현 열사 묘역에서 참배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후보가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그러나 이날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와 18일 기념식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공식 선거운동 6일차 일정으로 '험지' 호남을 찾은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 북구에 위치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방명록에 '오월 광주 피로 쓴 민주주의'라고 적은 뒤 참배와 헌화를 했다.
이후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와 전남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박관현 열사의 묘를 각각 참배했다. 박 열사는 1982년 단식투쟁 중 숨졌고, 김 후보는 1988년 박 열사가 수감됐던 광주교도소 독방에서 복역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박 열사 묘소 앞에서 무릎을 꿇고 묘비를 쓰다듬으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광주교도소에서 박관현 열사가 죽은 뒤 제가 들어가서 그 방에서 생활했다"며 "5월을 생각하면 늘 너무 아픈 추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날 참배에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김기현·안철수·양향자·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 박대출 사무총장, 인요한 호남특별위원장 등도 함께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7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5.18추모관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묘역 입구인 '민주의 문' 앞에서는 김 후보의 광주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도 벌어졌다. 광주전남촛불행동 소속 대학생 5명은 "내란 공범은 지금 당장 광주를 떠나라", "국민의 명령이다, 내란 세력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이후 김 후보는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중앙선대위 광주·전북·전남 현장 회의를 주재하고 지역 공약과 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광주 일정을 마친 뒤에는 전북으로 이동해 전주 전동성당 앞에서 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전주한옥마을 거리 인사, 전북개인택시조합 간담회, 새만금 개발 현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전북개인택시조합 간담회에서는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택시 운전자 김문수'로 2년 넘게 경기도 31개 시군을 누빈 경험을 강조하며 서민 정책 공감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날 호남 일정을 마친 뒤 서울로 귀경해 18일 열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대선 TV토론회를 준비할 계획이다. 선대위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 경제 살리는 대통령이라는 1번 공약을 중심으로 토론 전략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후보는 17일 열리는 5·18 전야제와 다음 날 기념식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5·18과 관련해 김문수 후보만큼 떳떳한 분이 없다"며 "박관현 열사가 투옥됐던 그 방에서 옥살이했다. 김문수 후보만큼 5·18 정신을 온몸으로 실천하면서 살아온 분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신 대변인은 "형식 논리로 참석 여부를 따지는 건 김문수 후보에 대한 모욕"이라며 "처음부터 (5·18 기념식을) 간다는 전제로 일정을 잡았으면 미리 토론 준비를 할 수 있었을 텐데 급박하게 일정을 준비하기 때문에 도저히 시간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야제와 관련해서도 "누가 오라고 해서 가고, 오지 말라고 해서 안 가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광주 시민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어느 후보보다 충만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