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A양' 속 "만져 봐도 돼" 충격 발언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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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드라마] 드라마스페셜, 60분에 담긴 중학생들의 현실

 

"어때? 만져보고 싶어? 만져봐도 돼"

6일 방송된 KBS 2TV 드라마스페셜 '중학생 A양'의 한 장면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대사를 읊은 배우가 극중 여중생이라는 설정이라는 것. 처음 보는 남학생에게 "불 좀 있냐"고 묻고, 성적 때문에 경쟁 남학생을 유혹하는 중학생 조은서(이열음)의 등장은 시청자들에겐 충격이었다.

'중학생 A양'은 서울 강남의 한 중학교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학생들의 치열한 생존기를 담았다. 전학 오자마자 학력평가에서 1등을 차지한 이해준(곽동연)에게 아이들은 칭찬보다는 야유를 보낸다. 이해준으로 인해 석차가 하나씩 더 밀렸기 때문.

특히 이전까지 1등을 지켜왔던 조은서는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이해준을 음모에 빠트릴 계략을 세운다. 미인계를 써서 이해준의 마음을 흔든 뒤 다시 1위를 쟁취하겠다는 것. 여기에 조은서의 친구이자 이해준 때문에 등수가 밀려 심기가 불편한 정나연(이한나)까지 동참한다.

중학교 2학년에게 "지금이 중요하다" "너를 위해 이러는 거다"며 공부하는 기계가 되길 강요하는 어른들, 그 속에서 묵인되는 폭행, 왕따 등의 문제를 '중학생 A양'은 현실감 있게 다뤘다. 여기에 마음을 털어 놓았던 유일한 친구들마저 성적 때문에 배신을 한다는 설정은 마지막까지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삭막한 현실 속에서도 조은서와 이해준의 풋풋한 사랑은 아직 이들이 15살 중학생임을 환기시켰다. 별을 보며 좋아하고, 수줍은 볼 뽀뽀를 나누는 두 사람은 살벌한 학교를 잊게 만드는 창구였다. 2014년판 '소나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두 사람의 사랑이 학교 현실의 어떤 것도 변화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존재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를 느끼도록 했다.

한편 '중학생 A양'은 전국 시청률 2.9%(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오는 13일에는 배수빈, 이윤지 주연의 '그런 사랑'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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