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으로 신음하는 미군기지] 주한미군기지의 상징인 용산기지의 2016년 반환을 앞두고 오염 정화 문제가 최대 이슈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 한가운데는 한미SOFA(주둔군지위협정) 개정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주한미군기지 오염 문제와 SOFA 개정 문제를 집중 취재·보도한다.[편집자 주]
‘캠프 캐럴 고엽제 매립’을 폭로했던 퇴역 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와 필 스튜어트 씨가 2011년 7월 26일 경기도 파주 임진강 인근을 답사하며 고엽제 살포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국방부가 ‘2011년 칠곡 미군기지 고엽제 파동’ 직후 모든 반환 미군기지들에 대한 철저한 환경조사를 약속했으나, 2년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30%도 조사가 채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978년 캠프 캐럴에서 근무했던 퇴역 미군 3명이 2011년 5월, “베트남 전쟁에서 사용하고 남은 다량의 고엽제가 캐럴 기지에 매립됐다”고 폭로했다.
이후 캠프 캐럴뿐만 아니라 부평 캠프 마켓과 춘천 캠프 페이지 등에도 고엽제가 매립됐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가자 국방부는 2011년 6월, “2003년 5월 이전에 환경조사 없이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모든 기지들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조사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철저한 오염조사와 치유를 약속했다. (2013년 10월 24일 노컷뉴스
[단독] 주한미군, 고엽제 ‘묵살’ … ‘꼬리 내린’ MB정부)
하지만 CBS노컷뉴스가 단독 입수한 국방부의 ‘2003년 5월 이전 반환된 미군기지 환경오염 조사 및 치유 현황‘에 따르면, 지금까지 조사가 이루어진 기지는 10곳 가운데 3곳도 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고엽제 매립’ 폭로 직후인 2011년 5월 20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긴급 관계부처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자료사진)
◈ 여의도 면적 43배 환경조사 없이 반환 … 85개 기지는 조사 계획조차 없어국방부는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박주선 의원(무소속)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2003년 5월 이전에 환경조사 없이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기지는 모두 132곳”이라고 밝혔다. 전체 면적은 무려 1억 2465만 910㎡로, 여의도 면적(290만㎡)의 약 43배에 이른다.
국방부는 “132개 기지는 한미 간 환경정보공유 및 접근절차 수립 이전에, 환경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던, 1967년부터 2003년 사이에 반환된 미군기지들”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고엽제 파동’ 직후 이들 기지들에 대한 환경조사를 위한 태스크포스(T/F) 팀('환경조사 없이 반환된 미군기지 환경오염 대응 T/F')까지 구성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2년 5개월이 지난 올 9월말 현재 환경조사가 이루어진 기지는 132곳 중 38곳, 전체의 28.8%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과거 미군 주둔 시 부대사용 이력, 오염사고 등 오염개연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47개 기지를 우선 조사군으로 선정해 조사를 해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들 47개 기지 중 38개 기지에 대한 환경조사가 완료됐고, 8개 기지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며 1개 기지는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132개 기지 중 47개를 제외한 85개 기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환경조사 계획조차 세우지 않았다는 뜻이다.
2011년 6월 2일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에서 열린 ‘주한미군 고엽제 등 환경범죄 진상규명과 원상회복 촉구 국민대책회의' 출범 기자회견. (자료사진)
◈ 환경조사 미군기지 70%가 오염 … 정화는 단 1곳도 이루어지지 않아더욱이 환경조사가 실시된 기지들의 70% 가까이가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국방부가 이에 대한 정화계획 또한 제대로 수립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CBS 노컷뉴스 김준옥·배덕훈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