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관, 프랑스·멕시코 무차별 감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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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주불 미국대사 불러 항의…멕시코도 해명 요구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우방인 프랑스와 이웃 국가인 멕시코에서도 광범위한 감시 활동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에서는 정·재계 인사들의 전화를 도청한 것으로 의심되며 멕시코에서는 대통령의 전자우편까지 훔쳐 본 것으로 나타나 해당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비밀문서를 분석한 결과 NSA는 작년 12월 10일부터 올해 1월 8일까지 한 달 사이에 7천30만 건의 프랑스 전화를 비밀리에 녹음했다고 보도했다.

르몽드는 NSA가 'US-985D'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랑스 내 특정 전화번호를 이용한 통화와 문자 메시지를 자동으로 저장해 왔다고 전했다.

신문은 자료를 살펴본 결과 NSA가 테러리즘과 관련된 의심 인물뿐 아니라 프랑스 정·재계 인사들의 전화도 도청했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NSA는 르몽드가 입수한 비밀문서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르몽드 보도가 나오고서 주프랑스 미국 대사를 초치했다.

파비위스 장관은 "우방 사이에서 사생활을 침해하는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런 일이 지속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NSA는 프랑스 외무부 전산망에도 접근해 프랑스 외교 정책을 비롯해 무기 거래, 경제 안정 여부 등을 알아내는 스파이 활동을 벌였다고 지난달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보도했다.

프랑스 검찰은 인권단체들의 고발에 따라 현재 NSA의 스파이 행위 의혹에 대한 예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대상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야후,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스카이프, AOL, 애플 등 미국 정보 당국에 협조한 의혹을 받는 9개 인터넷업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 슈피겔은 NSA가 지난 2010년 5월 당시 멕시코의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의 전자우편을 엿보면서 멕시코 마약 거래정보와 군사력, 인권 국제무역 정보 등을 훔쳤다고 보도했다.

슈피겔은 스노든이 제공한 자료를 근거로 NSA가 칼데론 전 대통령의 전자우편 계정이 담긴 서버에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고 확인했다.

NSA는 또 엔리페 페냐 니에토 현 멕시코 대통령이 발송한 문자 메시지 8만5천489건도 엿본 것으로 나타났다.

NSA는 이런 방식으로 수집한 정보를 5단계로 매겨 멕시코의 마약 거래 정보를 1급으로 가장 높게 분류했고, 멕시코 통치 관련 정보와 군사력, 인권, 국제무역 등은 3급으로 꼽았다.

멕시코 외무부는 성명에서 "멕시코 정부는 공공기관의 통신과 시민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것을 단호하게 비난한다"며 "이러한 행위는 용납할 수 없고 불법적이며 멕시코 국내법과 국제법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미국 정부에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스노든은 지난 6월 NSA의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수집활동을 폭로하고 홍콩을 거쳐 모스크바로 피신했다. 그는 지난 8월 1일 러시아로부터 1년간의 임시 망명을 허가받아 모스크바 인근에서 은신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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