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모자 살인사건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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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2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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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수법, 부인 범행 가담 여부 등 의문

 

인천 모자 살인사건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13일 인천에서 실종된 김모(58·여)씨와 장남 정모(32)씨의 시신이 모두 발견됐고 차남(29)은 이들을 살해한 혐의(존속살해 및 살인 등)로 24일 구속됐다.

이번 사건은 차남이 금전문제로 마찰을 빚은 어머니와 형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그러나 차남이 어떻게 모자를 살해했는지, 차남의 부인이 범행에 가담했는지 등 풀리지 않은 의혹도 여전히 남아 있다.

◈ 어머니와 형 동시에 어떻게 살해했나

경찰은 정씨가 모자의 실종 당일인 지난달 13일 또는 다음 날인 14일 어머니 집에서 어머니와 형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씨가 승용차를 몰고 어머니 집을 나설 때 차체 중심이 모자 몸무게의 합인 125kg가량의 물체를 실은 것처럼 밑으로 내려앉은 점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폐쇄회로(CC)TV 영상분석 결과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씨가 어떤 수법으로 어머니와 형을 차례로 살해했는지는 여전의 의문으로 남아 있다. 정씨가 살해 경위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인천시 남구 용현동 주택가에 있는 본인 소유 원룸 건물의 3층에 살았다. 1∼2층에는 7채의 원룸이 있다.

정씨가 흉기나 둔기를 이용, 어머니와 형을 살해했다면 격렬한 저항이 뒤따랐을 것이고 평소와 다른 큰 다툼을 이상하게 여긴 이웃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경찰의 탐문수사에도 지난달 13∼14일 김씨 집에서 크게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웃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정씨가 수면제를 음료수에 타 모자에게 먹여 불가항력의 상태로 만든 뒤 살해했을 가능성도 경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불면증 때문에 평소 수면제를 자주 복용한 정씨로서는 수면제의 효능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정씨가 24일 새벽에 심경 변화를 일으켜 범행을 자백했지만 범행 수법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며 이 부분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어머니 외에 형까지 살해한 이유는

정씨는 카지노를 자주 출입하며 돈을 잃어 8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 결혼 당시 어머니가 마련해준 1억원짜리 빌라는 8개월만에 처분했고 보증금 1천만원, 월세 40만원짜리 집에서 거주해 왔다.

정씨는 친척이나 지인들에게 더 돈을 빌릴 수 없게 되자 지난 7월 어머니에게 5천만∼1억원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돈 문제 때문에 어머니를 살해했다면 왜 형까지 살해했는지 석연치 않다.

정씨는 형과는 의사소통이 별로 없었지만 관계가 나쁘진 않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경찰은 정씨가 형이 어머니를 살해한 것으로 판을 꾸미려고 형을 살해·유기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씨는 실제로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면서 형이 어머니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어머니와 형의 시신을 찾지 못해 계속 실종 상태로 남는다면 어머니의 7억원대 원룸 건물을 자신이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을 했을 수도 있다.

정씨가 범행 전 자신의 컴퓨터에서 '등기 서류', '가족 간 자동차 명의 이전' 등의 단어를 검색한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 차남 부인의 범행 가담 여부는

차남의 묵비권 행사로 제자리걸음을 하던 경찰 수사는 차남 부인 김모(29)씨가 시신 유기 장소를 알려주면서 급물살을 탔다.

김씨는 지난달 14∼15일 경북 울진과 강원도 정선에서 남편 정씨가 각각 모자의 시신을 유기할 때 동행했다.

김씨는 그러나 범행 가담 혐의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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