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마약 운반하다 평생 감옥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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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든트라이앵글 탈북자, 정부도 알고 있어, 개입해 구출해 내길"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7월 12일 (금)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민백두 영화감독


◇ 정관용> 시사자키 특별기획 ‘다시 통일을 생각한다’. 분단과 통일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을 보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영화감독 한 분을 초대했습니다. 탈북자들을 소재로 한 영화 48미터가 지금 상영 중에 있습니다. 이 48미터라는 영화를 연출한 민백두 감독 초대했어요. 48미터가 뭘까요. 민백두 감독, 어서 오십시오.

◆ 민백두>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관용> 48미터가 뭡니까? 무슨 뜻이에요?

◆ 민백두> 48미터가 북한의 양강도 혜산하고 중국의 장백현하고 흐르는 압록강의 최단 폭을 의미합니다. 거기보다 더 좁은 데도 있긴 한데. 탈북자들이 탈북 루트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거리이고 그게 48미터가 되는 겁니다.

◇ 정관용> 혜산하고 장백현. 그 사이에 48미터.

◆ 민백두> 네.

◇ 정관용> 저도 거기 가봤거든요. 거기에서 하루 묵고 백두산 관광하러 차타고 가고 그러는 곳이잖아요. 그게 48미터군요. 그런데 거기도 초소들이 있고 막 그렇던데.

◆ 민백두> 그러니까 북한의 양강도 혜산 쪽은 초소가 50미터마다 하나씩 있어요. 그래서 거의 촘촘히 있는 거죠. 그리고 초소들이 바깥에 돌출되어 있는 게 아니라 산 같은 데 박혀 있기도 하고. 그래서 무작정 짧은 거리니까 냅다 뛰어서 건너오면 되지 않느냐. 이런 식의 얘기도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국경경비대한테 돈을 주거나 아니면 국경경비대의 교대시간을 알아내서 그 틈을 노려서 탈북들을 하시는 거더라고요.

◇ 정관용> 그리고 막 뛸 수가 없죠. 거기가 강물이 있는데.

◆ 민백두> 그런데 강이 수위가 있으니까

◇ 정관용> 수심은 얕죠? 별로 깊지는 않더라고요.

◆ 민백두> 네.

◇ 정관용> 그런데 제목을 48미터로 정하신 이유는요?

◆ 민백두> 이 48미터라는 게 정확하게 따지면 24미터만 북한이고요. 25미터부터 중국이거든요. 그러니까 48미터라는 게 남자들이 100미터 달리기를 했을 때. 느리게 뛰어도 100미터를 한 20초를 뛴다고 그러면 50미터는 10초고 24미터는 한 5초면 가는 거예요. 그 안에 탈북자 분들의 목숨이, 생과 사가 결정되는 그 거리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로 저희들이 48미터라는 제목을 가지고 영화로 만들게 됐습니다.

◇ 정관용> 원래 탈북자나 북한문제에 관심이 많으셨어요? 민 감독은?

◆ 민백두> 솔직히 좀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도 한국에서 태어났고 서울에서 태어난 사람이기 때문에. 이 영화를 하기 전까지는 그다지 그렇게 관심이 없었는데 이 영화를 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고.

◇ 정관용> 어떻게 하게 됐습니까? 그러면 이 영화를.

◆ 민백두> 원래 이 영화를 기획하신 분들이 탈북자 분들이세요.

◇ 정관용> 그래요?

◆ 민백두> 탈북자 분들이 기획을 하시고 제작을 하셨는데.

◇ 정관용> 제작이라고 하면 돈도 대셨다고요?

◆ 민백두> 네, 투자를 하신 거죠

◇ 정관용> 탈북자 분들 중에 상당히 그래도 자리를 잡으신 분들이...

◆ 민백두> 네. 고위급 탈북하신 분들 중에 이제 좀 우리나라 사회에서 안정을 가지고 경제적으로 그렇게 많이 크게 성공하신 분들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성공을 하신 분들이 돈을 모으셔서.

◇ 정관용> 몇 분 정도나 참여하셨어요?

◆ 민백두> 일곱 분에서 여덟 분 정도가 참여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제작비가 그래서 얼마나 들었어요.

◆ 민백두> 4억 5000에서 한 5억 정도 들어갔습니다.

◇ 정관용> 일반적으로 보면 초저예산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래도 대단하네요. 그분들의 입장에서는.

◆ 민백두> 그렇죠. 그분들 입장에서는 그게 작은 돈이 아닌데.

◇ 정관용> 네.

◆ 민백두> 그 돈을 모아서.

◇ 정관용> 좋습니다, 어쨌든. 그분들이 모여서 이런 영화 한번 만들어보자?

◆ 민백두> 그런데 그분들이 저를 만나서 하신 말씀이 기존의 남한에 나와 있는 북한을 다룬 영화들은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들이 봤을 때는 이건 전혀 남의 나라 얘기처럼 보인다. 우리가 왜 고향을 등지고 가족들을 거기 남겨놓고 탈북을 해서 여기까지 올 수밖에 없었는지 우리의 얘기를 우리의 입으로 해 보고 싶다, 그런데 이제.

◇ 정관용> 그분들하고 민 감독님하고는 어떻게 연결된 거예요? 우연히?

◆ 민백두> 네, 우연히. 그러니까 제가 쓴 시나리오 읽어보시고. 다른 시나리오인데, 내용은 틀린 건데.

◇ 정관용> 북한문제도 아닌데?

◆ 민백두> 그냥 휴먼드라마 시나리오였는데 그걸 읽어보시고 제가 좀 글을 쓴다 그리고 이 감독한테 맡겨놓으면 우리가 얘기하는 걸 잘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일단은 먼저 시나리오 작업부터 들어간 게 아니고요. 시놉시스, 줄거리 작업부터 들어가서요. 이분들도 4억 5000천, 5억이라는 돈이 적은 돈이 아니기 때문에. 그걸 갖다가 하시다 보니까.

◇ 정관용> 그럼 전체적인 기본 개념이나 또 하고자 하는 이야기나 이런 거는 민 감독님의 창작물이라기보다는.

◆ 민백두> 그렇죠. 거의 실화를 재구성한 거죠.

◇ 정관용> 그분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짜깁기하고 만든.

◆ 민백두> 네.

◇ 정관용> 아, 그렇군요. 영화의 주된 내용을 간단하게 좀 소개해 주시면요?

◆ 민백두> 그러니까 주된 내용은.

◇ 정관용> 일반 상업영화죠?

◆ 민백두> 네.

◇ 정관용> 극영화이고.

◆ 민백두> 네.

◇ 정관용> 그리고 러닝타임이 어떻게 됩니까?

◆ 민백두> 97분입니다.

◇ 정관용> 뭐 제대로 됐네요.

◆ 민백두> 네.

◇ 정관용> 어떤 내용입니까?

◆ 민백두> 여러 가족이 양강도 혜산이라는 북한의 국경지역에 모여서 48미터 강을 건너기까지의 우여곡절과 그 하나하나의 가족들이 가지고 있는 아픈 사연들. 그다음에 만약에 탈북을 했다 붙잡힐 경우에 벌어지는 북한 내에서의 고문상황이라든지. 어떤 일이 벌어지고 국경이 어떻게 지켜지고 있으면서 이분들이 어떤 루트로 해서 중국까지 넘어오게 되는지 거기에 대한 영화입니다.

◇ 정관용> 중국까지 넘어오는 게 끝이에요?

◆ 민백두> 네. 넘어가는 것까지만 끝입니다.

◇ 정관용> 그럼 영화는 전부 북한의 배경으로?

◆ 민백두>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어디에서 찍었어요?

◆ 민백두> 충분 제천에서 찍었습니다. 충북 제천하고 부천하고 인천하고 해서. 저희들이 천천천이라고 해서 이게 1000만 가면 참 좋을 텐데.

◇ 정관용> 거기 무슨 강이 있나요?

◆ 민백두> 충북 제천에 주천강이라는 강이 있는데요. 그 강도 참 재밌는 게요. 반은 충북 제천이고요. 반은 강원도 영월입니다.

◇ 정관용> 그런 데 많죠.

◆ 민백두> 그래서 저희들이 이 강도 압록강처럼 좀 의미가 있나 보다.

◇ 정관용> 그 주천강?

◆ 민백두> 네.

◇ 정관용> 그 강이 폭이 좀 좁고 그런 모양이죠.

◆ 민백두> 네. 넓은 곳도 있고요. 강이라는 게 길게 흘러가는 거니까 저희가 48미터 폭이 되는 곳을 찾아서 촬영을 했죠.

◇ 정관용> 강 건너는 모습도 거기에서?

◆ 민백두>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압록강에서 찍을 수 있으면 참 좋았을 텐데.

◆ 민백두> 그럼 아마 제가 잡혀가지 않았을까. (웃음)

◇ 정관용> 그리고 북한 혜산 도시를 그린 것을 제천이 됐건 인천이 됐건 이런 데에서 마치 북한인 것처럼?

◆ 민백두> 네. 그나마 양강도 혜산은 중국 장백현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잘 나와 있어서, 자료들이 많아서 그나마 사진들을 들고 다니면서 많이 뒤졌죠, 전국을. 좀 비슷한 곳이 어디 없을까. 그다음에 북한에서 탈북한 분들한테 어차피 증언을 들어서 이 시나리오도 쓰고 영화도 만들었기 때문에 그분들한테 어드바이스를 받아서 이런 곳을 헌팅을 해 왔는데 북한이랑 이미지가 비슷하냐 아니냐 그래서 점검을 봤고 오케이 사인이 났을 때 가서 촬영을 했죠.

◇ 정관용> 모두 몇 명의 탈북자 분들을 만나보셨어요?

◆ 민백두> 거의 제작사 측에서 한 300명 된다고 하는데 워낙 많은 분들을 만나봐서 제가 일일이 세어 보지는 못했고요. 지금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나 뵙고. 그분들이 두 가지 특징이 있는데 어떤 분들은 너무 담담하게 남의 얘기하듯이 얘기해 주시는 분들이 계신가 하면 어떤 분들은 몇 마디 못하시고 그냥 인터뷰를 안 하시겠다는 분들이 계세요. 그 악몽이 떠오른다고. 너무 참담해서 어떤 트라우마가 되셔서. 내가 한국에 와서도 이걸 잊으려고, 꿈속에 너무 많이 나타나서 몇 년 동안 너무너무 힘들었는데 굳이 다시 그 얘기를 꺼내서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인터뷰를 거부하시는 분들도 몇몇 분이 계셨습니다.

◇ 정관용> 모두 몇 가족, 내지 몇 명 정도?

◆ 민백두> 12명하고 또 그 강에 얽혀 있는 두 자매 얘기까지 해서 14명의 얘기가 되는데요. 넘어오다가 중간에 죽는 분도 계시고.

◇ 정관용> 죽는 분도 있고. 잡혀가는 분도 있고?

◆ 민백두> 잡혀가는 분도 있고. 그다음에 중국에 먼저 탈북해서 한국에 정착해서 동생을 찾으러온 언니를 만나러 장백현에 나왔다가 고향을 버리지 못하고 부모님의 산소가 있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겠다고 해서 돌아갔다가 고위부에 적발이 돼서 고문당하는 친구도 있고. 여러 가지 모습이 있죠.

◇ 정관용> 그리고 탈북하려고 했던 분들은 대부분은 성공하는 걸로 끝납니까? 어떻게 끝납니다. 아니면 모르는 걸로 끝납니까?

◆ 민백두> 그분들이 중국에 넘어와서 흩어지셔서 어떻게 됐는지까지는 저희들이 다루지는 않았고요. 그렇게 넘어왔다까지만 다룬 상태이고.

◇ 정관용> 어쨌든 넘어가기까지는 하는 거고.

◆ 민백두> 그래서 지금 저희가 후문으로 들리는 바에 의하면 제작사 측에서 그분들의 얘기를, 중국에 다시 넘어와서 이분들이 어떻게 흩어지고.

◇ 정관용> 2편을 만들자?

◆ 민백두> 만들 생각도 가지고 계신 것 같더라고요. 인신매매당한 가족도 있고.

◇ 정관용> 중국 내의 탈북자의 모습이요?

◆ 민백두> 중국에서 탈북해서 또다시 한국으로 들어오는 건데. 그게 기존에 나와 있는 그런... 어떻게 보면 약간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라 너무 처절하고 힘든 모습들을 다시 한 번 담아보는 게 어떨까. 그런 얘기들이 잠깐 나온 것 같더라고요.

◇ 정관용> 지금 감독께서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라’ 이렇게 표현하셨는데. 그거 아름답지 않다는 거 다 압니다.

◆ 민백두> (웃음)

◇ 정관용> 북한 이탈주민들이 북한 내에서 어떻게 이야기들이 오가기 시작하고 어떻게 준비하고 오히려 이게 덜 알려져 있고. 중국이나 이런 데서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는지는 그나마 많이 알려져 있는 상태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이번에 민 감독이 만든 영화는 북한 내에서의 이야기. 그동안 잘 안 알려졌던 이야기.

◆ 민백두>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래, 이야기의 시작은 어떻게 되던가요? 어디서부터 야, 한번 여기를 떠나보자. 이런 얘기가 어디서부터 나오던가요? 다 배고픔부터입니까?

◆ 민백두> 그렇죠. 배고픔도 있고요. 그다음에 아파서 그러신 분들도 있고.

◇ 정관용> 치료를 위해서.

◆ 민백두> 의료시설이 전혀 없으니까. 배곯고 죽고 굶주림 그런 것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 그다음에 말 한마디 잘못해서 정치범으로 몰려가지고 가족들이 전부 다 수용소로 끌려갈 경우가 되니까 어쩔 수 없이 탈북을 선택하신 경우들도 있고. 어떤 가족은 여자분이 김정일의 사진이 박혀 있는 신문을 갖다 장판 밑에 깔았다가 그게 발각이 돼가지고. 남편하고 아들은 총살을 당하고.

◇ 정관용> 그건 왜 장판 밑에 깔았던 거예요?

◆ 민백두> 눅눅하고 이러니까 습기 빼고 하려고 했는데. 그게 장판 밑에 깔아놓으면 안 보일 줄 알고 했는데 그게 우연히 어떻게 발각이 돼가지고. 존엄의 사진을 갖다가 방바닥에 깔고 잤다. 이렇게 돼서 그것 때문에 나머지 가족이 또 탈북하신 경우도 있고요. 여러 가지 사연들이 많이 있으시더라고요.

◇ 정관용> 그 모든 사연이 다 실화죠? 그러니까.

◆ 민백두> 그렇습니다.

◇ 정관용> 또 국경경비대 군인이 직접 탈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 민백두> 그분 만나뵈었습니다, 제가 직접. 그분이 정말로 양강도 혜산의 국경경비대에 계셨고요. 그분은 소자, 우리나라의 계급으로 따지면 소령이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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