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경 더불어민주당 사상구청장 후보(왼쪽) 이대훈 국민의힘 사상구청장 후보(가운데), 조병길 무소속 사상구청장 후보. 각 후보 캠프 제공과거 부산의 대표 산업 중심지였던 부산 사상구는 현재 인구 감소와 산업 노후화라는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는 이러한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재도약을 펼쳐갈 적임자를 찾는 무대로, 여야 40대 '젊은 피' 후보들과 무소속 '현역 구청장'이 격돌하는 3자 구도가 형성되며 격전지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서태경 후보는 '힘 있는 여당 구청장'을, 국민의힘 이대훈 후보는 '사상구 토박이'를, 무소속 조병길 후보는 '연륜 있는 현역 구청장'을 각자 전면에 내세우며 표심 공략에 나섰다. 부산CBS는 세 후보를 직접 만나 3파전 선거에 임하는 각오과 주요 공약을 들어봤다.'힘 있는 여당' vs '사상구 토박이' vs '현역 구청장'
서태경 민주당 사상구청장 후보가 15일 오후 사상구 선거사무소에서 부산CBS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서 후보 캠프 제공대통령 참모 출신 여야 40대 정치인들과 현역 구청장이 맞붙는 만큼, 세 후보는 각자 차별성 있는 강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오후 사상구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 서태경 후보는 자신의 경쟁력을 "젊고 힘 있는 여당 구청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선출직 첫 출마로 경험과 지역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지난 2년을 선거 기간처럼 발로 뛰며 주민들을 직접 만났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 후보는 "국회와 청와대에서 입법, 정책, 행정, 국정 운영 경험을 갖췄다. 사상이 발전하기 위해선 중앙정부와 부산시, 사상구의 삼각 협력이 필수적인데, 힘 있는 여당 후보로서 이재명 대통령, 전재수 시장 후보와 손잡고 사상 발전을 이뤄나가겠다"며 "지난 2년간 선거 운동하는 것처럼 매일 골목 골목을 다니며 수많은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첫 출마이지만 두 후보보다 사상구를 잘 알고, 구민들을 많이 만났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대훈 후보는 같은 날 오전 사상구 선거사무소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후보 중 유일하게 사상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라며 '사상 토박이'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지역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오해라며, 지역 국회의원실과 정당에서의 경험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4대째 덕포동에서 살고 있는 지역 토박이로서, 모라동 덕포시장에서 뛰어놀던 아이가 커서 사상의 미래를 위해 사상구청장 후보에 도전하게 됐다. 사상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구청장이 되어야 한다"며 "고 장제원 국회의원의 선임 비서관으로서 사상 발전 완성 프로젝트를 실무를 담당한 총 책임자였을 정도로 지역에 대해 깊이 잘 알고 있다. 서울에서만 일하다가 내려왔다는 것은 큰 오해"라고 설명했다.
이대훈 국민의힘 사상구청장 후보가 15일 오전 사상구 선거사무소에서 부산CBS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 후보 캠프 제공
현역 구청장으로서 무소속 출마하게 된 조병길 후보는 '구청장 경험과 46년 행정 전문가'라는 차별화된 강점을 내세웠다. 지난해 국민의힘에서 제명되며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된 상황에서도 '정당이 아닌 구민 추천으로 나온 후보'라는 점을 자부했다.
이날 오전 CBS 취재진과의 조 후보는 "9급 공무원부터 시작해, 구의회 의장, 구청장까지 지난 46년 동안 청춘을 다 바친 고향과도 같은 곳이 바로 사상"이라며 "주민들이 '일 잘하는 구청장, 마음 따뜻한 구청장'으로 기억해 주신다. 무소속으로서 구민들의 추천을 받아 나오는 구민들의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3파전 속 '보수 표심' 분산이냐 결집이냐
조병길 무소속 사상구청장 후보가 15일 오전 사상구 선거사무소에서 부산CBS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조 후보 캠프 제공이번 사상구청장 선거는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조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3파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민주당 서태경 후보는 지지율이 앞서는 상황에도 절박한 심정을 호소한 한편, 국민의힘 이대훈 후보와 무소속 조병길 후보는 보수 후보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각각 보수 결집과 중도층 공략에 방점을 찍었다.
서 후보는 "여론조사에서는 앞서고 있지만, 부산은 선거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보수층이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위기의식을 많이 느낀다. 3자 구도로 유리하다는 말도 해주시지만, 저는 지금 너무 절박하다"며 "접전인 상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끝까지 겸손한 마음으로 절실하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민주당으로서 사상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간절하게 말씀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태경 민주당 사상구청장 후보가 선거 운동 중인 모습. 서 후보 캠프 제공 이 후보는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보수 분열이다. 보수층이 갈라지면 그 피해는 특정 후보나 정당이 아닌 사상구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사상 발전과 부산 균형을 위해서 보수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지금 여론조사가 최종 민심이라고 보진 않는다. 국민의힘에 실망하신 분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보수 결집을 강조했다.
조 후보는 "저는 구민이 추천한 후보로 끝까지 완주할 것이다. 단일화 필요성에 일부 공감은 하지만, 만약 단일화를 한다면 민주당을 이길 수 있는 저를 중심으로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무소속으로 완주하더라도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이 40%정도인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 4년간 성과와 공약을 통해 이 40%를 설득한다면 충분히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세 후보 1호 공약은?…'노후 공단 재도약' 두고 격돌
사상 공단에 들어서는 서부산행정복합타운 조감도. 2029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산도시공사 제공1호 공약으로 세 후보는 산업이 침체된 사상구를 어떻게 재도약시킬 것인가에 대해 각기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노후화 공단의 재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그 방향을 두고는 입장이 엇갈렸다.
서 후보는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며 창업 단지인 '사상 크리에이티브 밸리' 조성을 통한 사상 노후공단 재편을 공약했다. 서 후보는 "노후 공업 도시를 창업 도시로 전환하기 위해 노후공장, 폐공장 등 부지를 활용해 창업 앵커시설을 만들고, 인큐베이팅부터 투자 연계, 대학 등 기관 협력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또 전통 제조업은 정부의 제조업 AI혁신프로젝트를 통해 스마트공장을 도입해 현대화하고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이 후보는 제2벡스코 등 랜드마크 조성을 간판에 세웠다. 이 후보는 "제2벡스코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고, 불발 시 엄궁농산물도매시장이나 주례 구치소 이전 부지를 활용해 전시·문화 복합 상업시설을 만들어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도시로 만들겠다"며 "노후화된 사상 공단은 AI와 스마트산업단지 등으로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 공단에 들어서는 부산시 서부청사와 재편한 노후공단, 제2벡스코와 같은 거점시설 세 가지가 하나의 축이 돼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공약했다.
이대훈 국민의힘 사상구청장 후보가 선거 운동중인 모습. 이 후보 캠프 제공조 후보 역시 1호 공약으로 단번에 사상공단 재편을 꼽았다. 조 후보는 "사상공단 공간을 재구조화하고, 산업을 고도화해 산업과 도시가 공존하는 스마트 도시를 만들겠다"며 "규제를 완화하고 용도지역을 조정하고, 산업 중공업 지역을 복합화해 개발하겠다. 기존 제조업 육성에 행정 지원을 강화하고, 동시에 신산업이 접목될 수 있도록 기술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 서부산행정복합타운이 들어오면 부산시 실본부와 유관 단체 등이 입주해 새로운 구조 전환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사상~하단선 싱크홀 안전대책 두고 '온도 차'
지난해 8월 부산 사상구 감전동 새벽시장 입구에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김혜민 기자 사상~하단 도시철도 공사현장에서 최근 3년 동안 무려 15차례 발생한 땅꺼짐(싱크홀) 현상에 대해선 세 후보 모두 구청 차원의 책임과 철저한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사상구의 적극적인 개입과 제도적 변화를 요구한 야당·신인 후보들과 달리, 사고 당시 구청장이었던 조 후보는 실제 추진해 온 행정 대책과 유관 기관과의 협업을 내세우며 온도 차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서태경 후보는 "사상~하단선 피해 주민 대책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그동안 사상구청의 대응과 접근이 너무 소극적이라고 느꼈다"고 비판하며 "공사 진행과 공정에 대한 상황 공개 보고제를 운영해 현 상황을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리고, 피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어 피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겠다. 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지하 시설물 등을 파악해 위험지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대훈 후보 역시 구청장으로서 가장 먼저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사고가 발생하면 공사 재개 이전에 먼저 원인 규명과 주민 설명회를 의무화해 안전 교육을 강화하도록 요구하겠다"며 "또 공사 업체와 시청, 주민 대표, 구청이 함께 확인하고 공사를 승인하는 협의체를 만들겠다. 구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소관이나 권한을 따지지 않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조병길 무소속 사상구청장 후보가 선거 운동 중인 모습 모습. 조 후보 캠프 제공한편 싱크홀 사고가 발생할 당시 구청장을 지냈던 무소속 조병길 후보는 "부산시와 교통공사, 시공업체 등 여러 기관이 협업해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 부산시 중심으로 TF팀을 구성해 정례적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며 "구에서는 노후 하수관로 정비와 준설을 통해 원활하게 배수될 수 있도록 하고, 우수기에는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직접 육안으로 실질적인 점검을 하고 있다"고 실제 시행해온 대책들을 내세웠다.
육아·교육 환경 개선부터 장애인 복지까지…'삶의 질 향상'
구청장으로서 4년 동안 그려갈 사상구의 미래 지도에 대해서는 각자 '살고 싶은 사상', '찾아와 머무는 도시', '돌봄 1등 도시'를 내세우며 주민 삶의 질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 후보는 "이번 슬로건이 '살고 싶은 사상'이다. 앞서 말씀 드린 일자리 창출과 함께 도시 경쟁력 회복이 가장 큰 과제다. 이를 위해 도시정비 신속 지원센터를 만들고, 공업 지역에 주거와 문화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용도 변경을 추진하겠다"며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위해 공공 키즈카페를 만들고, 서울 강남구청과 협약을 맺어 유명강사의 인터넷강의를 제공하는 '강남인강' 프로그램과 방학스포츠캠프를 운영하겠다"고 제시했다.
이 후보는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려면 일단 떠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젊은 부부가 아이 키우기 좋은 사상을 만들기 위해서 맞벌이 부부를 위한 공공 키즈카페와 24시간 아이돌봄병원을 계획하고 있다"며 "돌봄을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고 장제원 의원과 김대식 의원이 추진해온 엄궁동 자율형 중고등학교를 빨리 개교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장기적으로 사상공단을 재편해 미래를 준비하고, 단기적으로는 돌봄 1등 도시를 통해 구민들의 삶에 직접 도움을 드리겠다"며 "장애인 통합돌봄센터와 장애인 국민체육센터, 평생학습관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생활SOC 사업을 확장하고, 현재 중단된 구립치매요양원을 반드시 건립하겠다. 의료·주거·급여에 대해 통합 돌봄을 완성해 사상구 품에서 모두가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돌봄도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무소속 조병길 사상구청장, 더불어민주당 서태경 후보, 국민의힘 이대훈 후보. 연합뉴스
세 후보는 사상의 위기 극복이라는 공통된 목표 아래 각기 다른 방향과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쇠퇴한 공단 지역을 어떻게 재탄생시킬 것인가에 대한 후보별 해법의 차이가 유권자들의 최종 선택을 가를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 표심 결집 혹은 분산이 선거 막판까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인 가운데, 각자 '힘 있는 여당 구청장'과 '사상구 토박이', '연륜의 현역 구청장'을 내세운 세 후보의 치열한 3파전 속 사상구 민심의 향배에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