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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 스피릿, 비행기 80만 배 온실가스 배출…美전쟁 '기후비용' 청구서는[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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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매주 수/목/금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표준FM 98.1mhz 목/금 오후 5시에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전체 영상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정책부 기자

트럼프, 다음 타깃 '쿠바' 지목…北·中·그린란드 등 긴장
되살아나는 조지 W·부시 '악의 축' 발언…이듬해 이라크 침공
끝날 줄 모르는 트럼프의 '데스노트'…기후비용은 어쩌나
미군, 단일조직 최대 화석연료 소비처…국가로 치면 세계 55위 온실가스 배출국
美, 작년 배출량 2.4% 증가 추정…2년 감소세 깨고 증가 반전 가능성
저탄소 친환경 무기라도 나와야 할까…펜타곤, 미군 탄소저감 고민도



◆ 홍종호> 자, 다음 이야기 알아볼까요?

◇ 최서윤> 네, 다음 타깃 쿠바 지목, 진짜 악의 축은 누구일까.

◆ 홍종호> 또 무거운 전쟁 이야기가 계속되네요.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되지 않고 끝나더라도 전쟁 자체가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어요. 또 어떤 나라가 미국의 위협을 받을지 모른다는 거죠.

◇ 최서윤> 맞습니다. 얼마 전에 다음 타깃이 직접 거론됐습니다. 바로 쿠바예요. 베네수엘라, 이란 못지않게 대표적인 반미 국가죠. 냉전 시기였던 1962년에 소련이 미국 코앞 쿠바에 핵탄두 미사일을 배치하려다가 3차 세계대전으로 번질 뻔한 위기도 있었죠.

◆ 홍종호> 역사적으로 보면 쿠바는 미국 옆구리에 박힌 송곳이다, 'Thorn in the side'라고 해서 바로 옆에 있으니까 가깝잖아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굉장히 지정학적으로 복잡한 관계이고, 쿠바 혁명을 통해 미국과는 체제를 달리했기 때문에 그런 체제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도 굉장히 심각하죠. 그런데 재미있는 건 현재 미국 행정부 내에서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쿠바 이민자의 아들이에요.

◇ 최서윤> 이민자의 아들이군요. 그럼, 마르코 루비오라고 불러도 되겠네요.

◆ 홍종호> 마이애미에서 태어난 이민자 출신이기 때문에, 거기를 국무장관으로 앉혔으니 정말 복잡한 두 나라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최서윤> 방금 체제 얘기하셨잖아요. 쿠바가 1959년 유명한 혁명,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의 쿠바 혁명으로 집권한 뒤, 중남미 최초의 공산주의 정권이 지금까지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과는 오랫동안 반목을 거듭해왔고, 경제 제재도 심하게 받았어요. 그런데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이 친미 성향의 중남미 정상들을 모아놓고 이런 말을 했더라고요. "쿠바는 돈도 없고 석유도 없다. 잘못된 이념을 가진 나쁜 정권 아래 오래 있었다"면서 "베네수엘라에서 역사적인 변화를 이루는 것과 동시에 쿠바에도 곧 큰 변화가 올 걸 기대하고 있다. 쿠바의 현 체제는 마지막 순간에 와 있다."라고, 꽤 노골적인 언어를 사용했어요. 지금 말씀하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쿠바 정권 수뇌부가 협상 중인 걸로 전해지거든요. 지금 전쟁 와중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다음 타깃은 쿠바라는 식의 발언을 자꾸 하면서 쿠바를 위협하는 게, 진행 중인 막후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가 있는 걸로도 풀이됩니다.

◆ 홍종호> 게다가 쿠바 이민자 출신의 아들인 루비오 국무장관이 협상 대상자예요.

◇ 최서윤> 예.

◆ 홍종호> 자기 선조들이 살았던 곳이네요.

◇ 최서윤> 쿠바의 피가 흐르는 미국인이네요. 협상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전쟁을 일으키겠다고 하니까 쿠바 정권 수뇌부에서도 갈등이 심할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씩 지목을 하잖아요. 취임 초부터 저는 이걸 데스노트라고 표현하고 싶었는데, 이 데스노트를 보면 2002년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axis of evil) 발언이 생각나더라고요.

◆ 홍종호> 북한도 들어가 있잖아요.

◇ 최서윤> 그때 부시 대통령이 지목한 게 이란, 이라크, 북한이었는데요. 그렇게 세 나라를 지목하고 이듬해에 바로 이라크 침공을 했어요. 기억나시죠?

◆ 홍종호> 그럼요.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임기 중에 지구상에서 도저히 같이 갈 수 없다고 하는 나라들을 하나씩 지목해서 뭔가 해결을 하겠다는 생각을 굉장히 강하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최서윤> 송곳을 뽑겠다는 거죠. 지금 상황을 보면, 직접 지목된 쿠바도 그렇지만 또 다른 타깃이 될 수 있는 북한이기도 하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호시탐탐 노려온 그린란드도, 중국도 다 긴장하고 있을 겁니다. 이쯤 되면 팍스 아메리카나, 미소 냉전 종식 이후 이어진 미국에 의한 세계 평화 체제를 미국 스스로 깨버렸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전황 얘기를 서두에 길게 말씀드렸는데, 이걸 살펴보면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전쟁으로 더 심각해지는 탄소 배출 문제예요.


◆ 홍종호> 네, 전쟁 자체가 워낙 긴박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가 부차적인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꼭 그렇게 보지 않는 것이 전쟁이 가져오는 엄청난 화석연료 사용과 그로 인한 탄소 배출을 우리가 늘 생각해야 된다는 거예요. 이것도 하나의 위기 상황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죠. 탱크, 각종 무기, 군용기 전부 화석연료를 사용하죠. 가솔린에 각종 첨가제 섞어 만드는 제트 연료, 디젤, 이래서 더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게 되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겁니다.

◇ 최서윤> 맞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무기들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게 미군이죠. 미군이 단일 조직으로는 세계 최대의 석유 소비처입니다. 그래서 웬만한 국가 못지않게 탄소 배출을 많이 하는 걸로 알려져 있어요. 미 국방부가 그 자체로요. 그래서 미국 브라운대 왓슨 연구소가 2019년에 '전쟁 프로젝트의 비용'이란 보고서를 내서 이런 내용을 고발한 적이 있었어요. 아직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기 전, 전쟁 중이었죠.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테러와의 전쟁을 개시한 그때부터 2017년까지 16년간 미군이 배출한 탄소 배출량을 조사했더니, 최소 12억 1200만 톤 상당을 배출한 걸로 추정됐습니다. 우리나라가 제조업 국가라 배출량이 많은 편인데, 우리나라 연간 배출량의 2배예요. 우리의 2년 치를 전쟁으로만 배출한 겁니다.

◆ 홍종호> 엄청난 양이군요.

◇ 최서윤> 특히 2017년 한 해에 5900만 톤을 배출한 걸로 파악됐는데요. 같은 해에 모로코 한 나라가 배출한 배출량이 5800만 톤으로 더 적어요. 스웨덴은 4800만 톤, 뉴질랜드는 3700만 톤 정도를 배출했고요. 그러니까 미군이 전쟁으로 배출한 한 해 배출량이 웬만한 국가의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홍종호> 저는 이 수치도 엄청나지만, 이 브라운대 왓슨 연구소도 대단한 것 같아요. 이걸 다 추적해서 무기 사용에 따른 배출량을 추산했다는 거 아니에요.

◇ 최서윤> 맞습니다. 당시 보고서 공동 저자인 네타 크로퍼드 보스턴대 교수가 "미국 국방부 펜타곤을 하나의 국가로 계산하면 세계 55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전략 폭격기가 있어요. 방공망이 아무리 촘촘해도 다 뚫고 너무 조용해서 머리 위에 와도 모른다는 B-2 스텔스 폭격기인데요. 이거 한 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만, 이동 거리 1.6km, 즉 1마일당 250톤을 배출한다고 합니다. 비교를 해드리면, 보통 승용차가 1km 주행할 때 100g 안팎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요. 상업용 여객기가 1km당 200g 안팎을 배출한다고 추정하면요. B-2 폭격기 한 대는 승용차의 160만 배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거고요, 일반 비행기의 80만 배를 배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홍종호> 기후 전문가지만 무기 전문가가 아니어서 다행인 게, 이 수치를 보니 너무 깜짝 놀랐어요. 어마어마한 양을 배출하면서 스텔스 폭격기가 활용되는 거잖아요. 이런 전략 자산들을 이동시켜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탄소 배출이 일어나는데, 이걸 실전에 투입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거예요. 탄소 배출량까지 계산하면 나중에 치러야 할 전쟁 비용이 정말 어마어마할 것 같습니다.

◇ 최서윤> 복구가 불가할 수도 있는 엄청난 피해죠. 녹색전환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기후저널리즘 네트워크인 커버링클라이밋나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타깃으로 쿠바를 지목한 그날, 지난 6일 새벽 2시경에 긴급 브리핑을 진행하고 이런 위기감을 전 세계 언론인들에게 알리려 했습니다. 여기서 나온 얘기가, 최근 전쟁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살펴봤더니 가장 대표적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얘기부터 하면요. 지난달 24일로 딱 4년을 채운 건데, 이 4년간의 전쟁으로 약 3억 1200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된 걸로 추정됩니다. 우리나라 연간 배출량의 절반이고요. 프랑스 1년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굉장히 많은 양이 전쟁터에서만 배출된 거예요.


◇ 최서윤>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충돌, 2023년 10월에 발발한 이후 첫 4개월 동안만 65만 2천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 걸로 추정되는데요. 가자지구 면적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 전쟁보다 온실가스 배출 강도가 40배 이상 높았다고 합니다. 4개월만 측정한 거기 때문에 전체 배출량으로 치면 어마어마한 양으로 추정되는 거죠. 거기다가 이렇게 엄청난 온실가스를 뿜는 무기들이 공격한 지점과 그 주변 지역의 환경이 파괴되고 심하게 훼손되잖아요. 이런 게 기후 관점에서는 복구 불가한 피해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이 작년에도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해서 12일 전쟁을 벌였잖아요. 이렇게 미국이 작년부터 계속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군사 활동을 하고 있는데, 작년에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는 추정이 나오더라고요. 이게 미국 정부 공식 발표는 아닌 추정이지만, 만약 사실이면 2년 연속 감소해 왔던 미국의 탄소 배출량이 증가로 반전하는 겁니다. 올해는 전쟁이 더 심각해졌기 때문에 배출량이 더 늘 거라고 예상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에요. 이쯤 되면 기후 측면에서는 지금 누가 새로운 악의 축으로 굳어지고 있는지, 굳이 콕 집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 홍종호>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2위의 탄소 배출국이죠. 그런데 지난주에 다뤘습니다만, 1위 배출국인 중국의 탄소 피크가 작년 2025년에 왔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얘기했잖아요.

◇ 최서윤> 경제는 성장하면서 에너지 전환의 힘으로요.

◆ 홍종호> 워낙 많이 배출한 국가이기도 하지만, 그런 면에서 경제가 좋아지면서 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이른바 탈동조화의 흐름을 중국이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보면 하나의 가능성을 주는 거예요. 저런 나라도 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요. 그런데 미국이 전쟁을 계속 야기하면서 추가로 탄소 배출이 발생한다는 것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연구자 입장에서 씁쓸합니다. 과연 이걸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전쟁은 불가피하니 친환경 무기로 바꾸자는 얘기를 해야 되는 건지, 이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최서윤> 맞아요. 같은 고민을 미국 국방부도 하기는 했던 것 같더라고요. 미군의 배출량이 워낙 높다 보니까요. 이전 정부 시기이긴 한데, 바이든 정부 때인 2023년에 워싱턴포스트가 이런 보도를 한 적이 있어요. 미군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일부 군용차에 공회전 방지 장치를 설치하려 한다는 보도였더라고요. 공회전이 차량을 주정차한 상태에서 엔진을 계속 가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료 낭비와 쓸데없는 배출가스의 주범으로 지목되는데요. 군용차는 움직이지 않을 때도 통신 장비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엔진을 켜놓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엔진을 켜두는 대신 별도의 리튬이온 배터리로 통신 장비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를 부착하려 한 거예요. 이 장치를 부착하면 군용차 한 대당 화석연료 소비를 20% 정도 줄일 걸로 계산했습니다. 최근 안보 위기가 고조되면서 유럽이나 중동 국가에서 우리나라 방산업체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요. 무기 주문이 쇄도하고 있는데, 만약 방산업체가 탄소 배출을 줄이는, 가격도 저렴하면서 저탄소 친환경 무기를 개발하게 되면 인기가 더 높아질 수 있을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역시 씁쓸하긴 합니다.

◆ 홍종호> 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CBS 최서윤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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