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미중 갈등이 키운 '포스트 차이나' 인도의 반도체·AI 질주[기후로운 경제생활]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편집자 주

'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매주 목/금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표준FM 98.1mhz 목/금 오후 5시에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전체 영상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정책부 기자

세계 AI 반도체 경쟁에 인도 본격 참전
인도 삼성 노이다 공장, 생산 넘어 R&D 거점화
이재명 순방 뒤 삼성·네이버 협력 확대
ASML·타타 협력, 인도 반도체 자립 현실화 신호탄
20년 법인세 면제로 빅테크 유치 승부수 건 인도
구글·MS·아마존도 인도 데이터센터 베팅
전력난·재생에너지가 인도 성장 병목 변수


◆ 홍종호> 한 주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기후 현안 전해드리는 주간기후브리핑 시간입니다. CBS 정책부 최서윤 기자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최서윤> 네 안녕하세요. 오늘은 세 가지 소식 준비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소식은요, 세계 AI 반도체 경쟁에 인도가 참전했다.

◆ 홍종호> 중국을 넘어선 세계 최대 인구 대국 14억의 인도 이야기. 오늘 하는군요.

◇ 최서윤> 인도는 일명 포스트 차이나로, 중국을 이어서 세계의 공장이자 앞으로 거대한 시장 역할을 할 걸로 기대되고 있죠. 엄청난 인구, 빠른 산업화와 인프라 개선, 정부의 의지 등 많은 면에서 인도가 지금 변하고 있다, 기회의 시장이다, 이런 점은 세계 경제 흐름에 관심 있는 분들이면 이미 주목하고 계실 텐데요. 이게 단순 제조업뿐만 아니라 첨단 산업에서도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인도 상황을 오늘 기후로운 경제생활에서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 홍종호> 한 달쯤 됐죠. 얼마 전에 이재명 대통령 인도 순방에 우리 기업인들도 동행했던 거 기억나요?

◇ 최서윤> 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갤럭시 휴대폰을 들고 이재명 대통령, 모디 총리랑 나란히 서서 찍은 셀카 기억하시는 분들 계시죠? 이 셀카를 찍은 휴대폰이 갤럭시 Z플립7 모델인데요.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생산된 겁니다.

◆ 홍종호> 현지 생산 제품이군요.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영상 캡처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영상 캡처◇ 최서윤> 그렇습니다. 삼성전자가 1995년에 처음 인도에 진출했다고 해요. 1996년부터 노이다 공장에서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이 노이다 공장이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 기지 중에서 생산 능력이 최상급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폴더블폰 포함해서 모든 플래그십, 보급형 모델이 이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해요. 이런 공장, 단순히 만드는 공장을 넘어서서요, 이 현장에서 이재용 회장이 앞으로 첨단 제품 생산과 혁신 연구개발을 인도 현지에서 같이 하겠다면서 투자 확대를 약속했습니다. 삼성이 인도에 R&D 센터를 확보하게 되면 가장 매력적인 시장의 현지화에 큰 도움이 될 만한 일이고요. 또 인도로서도 이득이 생깁니다.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의 R&D 센터가 들어오면 조립과 생산을 넘어서 아예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거든요.

◆ 홍종호> 세계의 공장이다, 이런 얘기를 하긴 했지만 공장 역할만 하지 않겠다, 훨씬 더 첨단으로 갈 수도 있다, 이런 거군요. 중국도 사실 그렇게 컸잖아요.

◇ 최서윤> 맞습니다. 인도가 '2047 선진 인도'라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2047년까지 선진 경제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거예요. 그러려면 투자하기 좋은 나라가 돼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살기 좋고 인프라가 풍부한 나라가 돼야 되고요. 일단 인도는 지금 제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 전자부품, 인공지능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에도 욕심을 내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반도체 분야예요. '인도 반도체 미션'이라는 계획이 있더라고요. 인도 정부가 반도체 설계와 제조, 그리고 후공정까지 아예 자립형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5년 전에 출범시킨 국가 핵심 프로젝트입니다. 

◆ 홍종호> 저는 2023년, 그러니까 3년 전에 인도 국제 컨퍼런스에 초청을 받아서 갔었는데요. 그때 모디 총리가 그 얘기를 했어요. 큰 컨퍼런스라 인도의 아주 대표적인 경제학자들이 다 모였는데, 그 자리에서 우리는 2047년에 선진국으로 발돋움한다고요. 2023년이니까 한 24년 후겠죠. 그 당시에 들었을 때 제 느낌은, 왜 하필 2047년일까, 2045년도 아니고 2050년도 아니고. 그게 굉장히 궁금했었는데 여전히 그게 유효하네요. 지금 최 기자가 말한 '2047 선진 인도', 딱 그 기억이 떠오릅니다.

◇ 최서윤> 인도에서 7이라는 숫자를 좋아하는 걸까요?

◆ 홍종호> 글쎄요. 하여튼 제가 총리한테 직접 여쭤볼 수는 없었고요. (웃음)

◇ 최서윤> 그렇습니다. 역동성이 느껴지셨던 거군요. 조금 더 자세히 볼게요. 이 프로젝트의 중심축이 되고 있는 기업이 있어요. 교수님, 타타일렉트로닉스 들어보셨나요?

◆ 홍종호> 타타그룹은 워낙 이름 외기도 쉽고요. 제가 유학 시절에도 인도 학생들이 타타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미 익히 들었고요. 인도 전체를 대표하는 아주 최대 기업 중 하나죠.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 중 하나고요.

◇ 최서윤> 말씀하신 것처럼 타타그룹은 인도 최대의 재벌 기업입니다. 한마디로 인도판 삼성이라고 보시면 돼요. 타타일렉트로닉스는 전자기기와 반도체 분야에서 밸류체인 전체를 아우르겠다면서 2020년에 야심차게 설립한 기업입니다.

◆ 홍종호> 한마디로 인도판 삼성전자네요.

◇ 최서윤> 네. 원래 아이폰은 90% 이상 중국에서 만들었잖아요. 그런데 미중 갈등이 번지고 관세 문제 때문에 애플이 탈중국을 시작했죠. 그래서 2024년에 타타가 갑자기 공장을 인수하면서 아이폰 조립 사업에 뛰어들었고요. 불과 2년 만에 대만 폭스콘에 이어서 세계 2위의 아이폰 조립 업체로 올라섰습니다.

◆ 홍종호> 대단하네요. 2년 만에.

◇ 최서윤> 네, 기존 애플 협력사의 인도 공장과 인력, 노하우를 통째로 인수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빠른 속도가 가능했던 겁니다. 그러니까 밑바닥에서부터 키운 게 아니라 이미 돌아가던 공장을 사들여서 타타 간판을 내건 거죠.

그리고 이번 주 소식인데요. 네덜란드의 첨단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타타일렉트로닉스와 손을 잡았습니다. ASML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만드는 네덜란드 기업입니다. EUV 장비 없으면 7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를 만들 수가 없기 때문에, 대만 TSMC, 우리나라 삼성, 미국 인텔 같은 기업들이 최첨단 칩을 찍어내고 싶으면 무조건 ASML 장비를 사야 됩니다. 그런데 이 ASML이 왜 인도 기업과 갑자기 손을 잡았을까요? 이것 역시 미중 갈등 때문입니다. 지금 미국이 네덜란드 정부와 합의를 해서 중국으로 장비를 못 팔게 막았거든요. 그러면 대체 시장이 필요하잖아요, 중국만 한 규모의 시장이. 그래서 중국 대신에 택한 게 바로 인도인 겁니다.

◆ 홍종호> 사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말씀 들어보니 인도도 미중 갈등에 반사이익을 보는 상황이에요.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영상 캡처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영상 캡처◇ 최서윤> 예. 아직은 견제를 받지 않으니까,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때 빨리 누려서 역량을 확 키워놔야 나중에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계산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타타가 인도 구자라트주 둘레라에 300mm 웨이퍼 기반 반도체 제조 팹 공장을 지금 건립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네덜란드 ASML이 기술 지원을 하고 있고요. 자동차, 모바일 기기, AI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최첨단 칩을 생산할 예정이고요. 지금까지 인도의 반도체 자립은 원래 정책 슬로건에 가까웠다면, 이번 ASML 참여 소식은 정책 발표 수준이던 인도의 반도체 야망을 실현시켜주는 소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실현 가능성이 커진 거죠.

아직은 시작 단계라서 당장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 같긴 한데, 장기적으로는 인도 반도체 기업들이 자국 공급망을 만들고 범용 칩을 만든다면 경쟁 압력이 생길 가능성이 있겠죠. 그래서 지금은 경쟁자로서의 가능성을 따지기보다는 파트너 시장으로서 가능성을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반도체 장비, 소재, 부품, 테스트, 패키징 분야처럼 우리 기업들이 노하우와 경쟁력이 더 있는 분야가 훨씬 많거든요. 그래서 공급망 진출 전략을 세워서 인도 시장 진입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홍종호> 반도체만이 아니고 AI 인공지능 분야도 인도가 상당히 치고 올라온다, 이런 얘기가 있어요.

◇ 최서윤> 네 사실 인도가 원래 IQ가 높고 수학을 잘하는 집단이죠. AI는 지금 미국과 중국이 앞서 가는 가운데, 3위를 누가 할 거냐를 두고 우리나라도 3위를 목표하고 있고, 일본, 유럽 등 여러 나라가 각자 강점을 내세우면서 경쟁하고 있잖아요. 인도도 그중 하나입니다. 물가 저렴하고 내수 시장 넓고 또 개발자 인구도 많잖아요. 땅도 넓고요. 그래서 이걸 무기로 지금 인도에 데이터센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글로벌 빅테크들이 인도에 투자하고 있어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도 지금 투자 규모가 150억 달러에서 350억 달러까지 굉장히 큰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도를 대표하는 아다니그룹도 2035년까지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무려 1천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이 배경에는 인도 정부가 제시한 파격적인 혜택도 있는데요. 올해 2월 초에 정부가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인도 내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는 외국계 기업에 법인세를 20년간 면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 홍종호> 사실 인도에 대한 정치학자들의 평가는 '민주주의의 과잉'이다, 이런 얘기가 있어요. 인도는 국민 숫자가 엄청나게 많은데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는 나라라는 거죠. 이런 게 어떤 국력을 결집하는 데는 조금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AI, 반도체 이런 걸 보니까 중앙 정부가 굉장히 집중적으로 이것을 개발하고 확장하고 성장시켜서, 인도 전 국민에게 더 많은 부를 선사하겠다, 잘 사는 나라 만들겠다는 의지가 상당히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런 거침없는 행보에 우리 기업들도 수혜되는 겁니까?

◇ 최서윤> 한번 볼게요. 4월 말에 이 대통령 순방에 네이버 최수연 대표이사가 동행했는데요. 이때 네이버도 타타그룹의 IT 계열사인 타타컨설턴시서비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습니다. 아까 반도체 분야도 경쟁보다는 협력과 기회로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데이터센터도 마찬가지예요. 전력망 분야,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 진출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고요. 또 재생에너지 연계 산업과 데이터센터 건설 분야에서도 우리 기업들 진출 기회가 지금으로서는 확대될 걸로 예상됩니다. 사실 인도의 인프라가 아직까지는 그렇게 완벽하진 않아서, 이게 투자 기회이기도 하지만 리스크도 있어요. 무엇보다 전력 수급 문제가 아직까지는 과제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업계에서는 정책 지원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 전력망 개선 없이는 과연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갖고 있는 분위기이긴 해요. 사실 이번에 중동 전쟁 때문에 에너지 수급 차질이 생기면서 인도도 큰 타격을 입었거든요. 원유와 가스 가격이 오르고, 또 이걸 세금으로 막아보려다가 실패하고, 그러다 국민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이 생기는 지경까지 갔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가스가 아니라 장작을 떼서 밥을 한다는 현지 보도도 나오더라고요. 아까 삼성전자 공장이 있다는 그 노이다 지역에서는요, 생계비가 너무 올라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포기하고 다시 고향 마을로 돌아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모디 총리가 인도 국민들한테 휘발유와 디젤, 가스를 매우 신중하게 사용해야 된다면서 불필요한 해외 여행과 휴가, 그리고 결혼식까지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더라고요. 또 공공과 민간 모두 가능한 한 재택근무를 실시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 홍종호> 최고 권력자가 절약을 호소하는 상황이군요. 앞으로 6월 넘어가서 만약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안 풀리면, 아시아의 많은 나라 지도자들이 이런 호소를 해야 될 상황으로 갈 수도 있겠어요. 어쨌든 인도는 워낙 석탄 화력발전소 비중이 60%를 넘어서는, 어마어마하게 탄소를 배출하는 나라죠. 국내 에너지 생산 능력, 또 탄소를 너무 많이 배출하는 이런 게 좀 제약일 것 같아요.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영상 캡처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영상 캡처◇ 최서윤> 맞아요. 그래서 인도로서는 지금 빠른 보급이 가능한 재생에너지 확대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소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인도의 탄소중립 목표가 다른 나라보다 좀 늦어요. 다른 나라는 지금 2050년 넷제로를 목표하고 있잖아요. 우리도 그런데, 인도 목표는 2070년입니다. 2047년에 선진 경제국 되고 한 20년 후네요. 그런데 이 목표 위에서만이 아니라, 지금 인도로서는 전력난과 에너지 안보라는 현실적 문제가 굉장히 중요해진 거예요. 단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비화석연료 발전 설비 용량을 500GW(기가와트)까지 확대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랑은 일단 규모가 다르다 보니까 스케일이 좀 큽니다.

◆ 홍종호> 중국과 비교해야 돼요.

◇ 최서윤> 태양광, 풍력, 전력망,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전반적으로 수요가 많아질 거라서 투자자분들은 이 부분 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기업들로서도 시장 진출 기회가 열릴 것 같아요. 대표적으로 GS건설이 지난 4월 말에 인도 재생에너지 공급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는데요. 현재도 GS건설이 인도에서 태양광 발전 사업의 디벨로퍼로 참여하고 있더라고요. 국내 건설사 중 최초였습니다. 이 경험을 기반으로 앞으로 인도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볼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 홍종호> 네. 어쨌든 우리 정부, 우리 기업들도 이 인도의 앞으로의 거대하면서도 빠른 변화를 주목해야 될 것 같습니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