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아 말리닌. 연합뉴스피겨 스케이팅에서 백플립은 금지된 기술이었다.
1976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에서 테리 쿠비카(미국)가 처음 선보인 기술. 하지만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부상 방지를 이유로 백플립을 금지했다. 백플립을 시도하면 감점 2점. 이후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는 수리야 보날리(프랑스)가 심판에 항의하기 위해 백플립을 시도했다.
백플립은 2024년 금지 규정이 해제됐다. 다만 위험한 기술이고, 딱히 가산점이 없는 만큼 백플립을 시도하는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리야 말리닌(미국)이 올림픽 무대에서 28년 만에 백플립을 선보였다.
첫 백플립은 8일(한국시간) 피겨 스케이팅 팀 이벤트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나왔다. 말리닌은 백플립을 성공했지만, 98.00점 2위를 기록했다.
이어 9일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다시 한 번 백플립을 선보였다. '쿼드 갓'답지 않게 쿼드 악셀이 트리플 악셀로 바뀌었지만, 이번에는 백플립 후 한 발로 착지하며 관중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110.32점.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합계 200.03점으로 1위에 올랐다.
미국도 팀 포인트 69점을 기록, 68점의 일본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말리닌은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백플립 시도의 이유를 공개했다. 말리닌은 "정말 재미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관중들이 완전 폭발했다. 다들 통제 불능 상태였다. 그런 것들이 오히려 올림픽 무대에 서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더 크게 느끼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이미 훈련 때 세계적인 래퍼 스눕 독 앞에서 백플립 연기를 펼쳤던 말리닌은 이번에는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앞에서 백플립을 성공했다.
말리닌은 "조코비치가 관중석에서 두 손을 머리에 얹고 있었다. 나도 속으로 '세상에'라고 생각했다. 믿을 수 없었다. 유명한 테니스 선수가 내 연기를 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순간이다. 완전히 압도당했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