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윤창원 기자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의회 폭거에 막기 위한 계엄이었다"고
불법 계엄을 옹호했고,
한동훈 전 대표는 "다시 한번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불법 계엄을 옹호한 장 대표는 정작 1년 전 비상계엄 해제 표결 때는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3일 오후 국회를 찾아 윤 전 대통령이 일으킨 불법 비상계엄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한 전 대표는 "1년 전 오늘 대한민국은 비상계엄이라는 위기를 겪었지만 몇 시간 만에 위기를 극복했다"며 "민주주의의 굉장한 회복력을 보여준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그날 밤 계엄 발표를 보자마자 냈던 '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입니다. 국민과 함께 막겠습니다' 메시지는 개인이 아니라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지지자들과 동료들의 마음을 담아서 공식적으로 냈던 메시지였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정말 안타까운 것은 (당시) 이재명 대표에 대한 판결이 줄줄이 예정돼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버텨내기만 하면 새로운 국면이 열리는 상황이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비상계엄은 모든 것을 망쳤다"고 윤 전 대통령을 질타했다.
반면 이날 당대표 취임 100일을 맞은 장동혁 대표는 사과하지 않고 계엄 옹호에 나섰다.
통상 여야 갈릴 것 없이 열리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장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불법계엄은 민주당의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조치였고, 탄핵 등의 정국에서 국민의힘이 제대로 싸우지 못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계엄에 이은 탄핵은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며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국민의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더 나아가 "이제 어둠의 1년이 지나고 있다"며
"2024년 12월 3일부터 시작된 내란몰이가 2025년 12월 3일 막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 영장 기각이 바로 그 신호탄"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강경 투쟁 노선을 더욱 공고화하겠다고도 밝혔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이기는 약속"이라며 "국민의힘은 '하나 된 전진'을 해야 한다. 한 길만 가는 것이 아니라, 옳은 길을 선택하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선 지도부와 달리 불법 계엄을 사과하는 목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불법 계엄을 옹호한 장 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재섭 의원은 "장 대표는 반성과 성찰은 커녕 계엄이 불가피했다는 식의 또 다른 계몽령을 선언했다. 몹시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