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선착장 인근에 102번 한강버스가 멈춰 서 있다. 지난 15일 밤 잠실선착장 인근 수심이 얕은 곳을 지나다 강바닥에 걸려 멈춘 한강버스에는 82명의 탑승객이 있었고 소방당국과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가 출동해 구조했다. 서울시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항로 이탈에 따른 저수심 구간 걸림'을 꼽았다. 사고 선박은 오는 19일 오후 7시 만조 시점 물 때에 맞춰 선박 부상 시 이동할 예정이다. 황진환 기자한강버스가 15일 저녁 목적지인 잠실선착장 118m 앞에서 멈춰서면서 한강버스 안전과 책임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해당 선박은 흘수(선체가 물에 잠기는 깊이)가 1.3m이며 스케그(선미 중앙선 아래로 하향 돌출된 구조물)를 포함하면 1.8m 깊이까지 잠기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평균깊이 2.8m로 준설된 뱃길로 항해하던 한강버스가 목적지 앞에서 항로를 이탈해 깊이 1.47m인 바닥에 박혀 멈춰 선 것이다.
이처럼 사고 이유는 비교적 명확하다. 배가 50m를 더 항해해 우회전을 했었어야 함에도 그 전에 우회전하면서 준설되지 않은 얕은 구간으로 들어서다 선체가 바닥에 닿고 말았다.
선장은 뱃길 양측에 설치된 경계 표시등(부이)이 잘 안보여 일찍 오른쪽으로 배를 꺾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표면적으론 선장 과실…책임 묻기 어려운 복잡한 사정
표면적으로는 선장의 실수가 사고의 출발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울시 관계자는 "선장의 책임을 묻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딜레마가 있다"고 말했다.
한강버스 선장들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또 다른 부표 충돌 사고를 낸 이후 한강버스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을 때도 해당 배를 몰았던 선장이 결국 사직했다고 한다.
부표 충돌쯤은 배를 운전하는 선장들에겐 일상적으로 있는 일이지만 비정상적으로 커진 한강버스에 대한 여론과 정치적 관심이 선장을 '죄인'으로 몰았고, 결국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선착장 인근 멈춰선 한강버스에서 관계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지난 15일 밤 잠실선착장 인근 수심이 얕은 곳을 지나다 강바닥에 걸려 멈춘 한강버스에는 82명의 탑승객이 있었고 소방당국과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가 출동해 구조했다. 서울시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항로 이탈에 따른 저수심 구간 걸림'을 꼽았다. 황진환 기자이번 밑 걸림 사고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선장들' 사이에는 다르게 받아들이는 기류가 있다고 한다.
한강을 오가는 배에 비유할 수는 없지만, 선장들은 인천 앞바다에 바닷물이 빠지면 바닥에 박혀 있는 배들이 많지 않냐고들 반문한다는 것이다.
급하게 인양하면 더 위험…"인천 앞바다 배처럼 둬야"
사고 직후 바로 한강버스를 인양하지 않고 있는 것도 같은 배경이다.
사고선박의 무게는 169톤. 걸린 지점에 힘이 집중된 상태에서 크레인으로 무리하게 들어올릴 경우 하중이 집중된 부위가 찢어질 수 있다고 한다.
결국 네 곳에 앵커를 설치해 선박을 고정해 두고, 19일 저녁으로 예정된 만조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면 이동시키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흐릇한 부이가 원인제공…"배터리로 못 바꿔"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선착장 인근에 102번 한강버스가 멈춰 서 있다. 지난 15일 밤 잠실선착장 인근 수심이 얕은 곳을 지나다 강바닥에 걸려 멈춘 한강버스에는 82명의 탑승객이 있었고 소방당국과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가 출동해 구조했다. 서울시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항로 이탈에 따른 저수심 구간 걸림'을 꼽았다. 사고 선박은 오는 19일 오후 7시 만조 시점 물 때에 맞춰 선박 부상 시 이동할 예정이다. 황진환 기자선장보다도 더 직접적인 사고 원인 제공자는 부이에 설치돼 있는 표시등이다.
표시등 밝기에 문제가 없었다면 이런 사고도 없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배터리 방식으로 바꿨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기술적 제약이 분명하다.
물 위에 상시 전력을 공급할 수 없기때문에, 전 세계 대부분의 부이 라이트는 태양광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준설은 한강버스 때문만이 아냐"
사고 이후 시선은 자연스럽게 한강 준설 작업으로 향하고 있다.
준설된 항로에도 언젠가는 퇴적물이 쌓일 게 분명한데, 그 때마다 준설을 해야하느냐는 시선이다.
여기엔 한 가지 오해가 있다. 한강 준설은 한강버스만을 위한 작업이 아니다.
준설은 퇴적물로 인해 수위가 높아지며 홍수 위험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매년 두 차례 진행되는 통상적인 한강 유지 관리 작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준설의 목적과 빈도는 애초부터 한강버스와는 별개의 문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