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국민연금이 사상 처음으로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운용 현항 자료에 따르면, 총 적립금 1269조 1355억 원 중 국내·해외 주식 투자금액은 635조 5734억 원으로, 전체 자산의 50.1%를 차지했다. 국민연금 자산의 절반이 주식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2015년 말 국민연금 자산 중 채권 비중은 56.6%로 절반을 넘었지만, 주식은 32.2%에 불과했다. 현재 채권 비중은 33.0%로 줄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은 189조 원으로 전체 자산의 14.9%를, 해외 주식은 446조 원으로 35.2%를 각각 차지했다. 해외 주식 비중이 국내 주식의 두 배를 넘어선 셈이다.
결국 국민연금이 '안전한 채권'보다 '위험하지만 수익이 높은 주식' 비중을 대폭 늘린 것이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수익률 제고'가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연금 수급자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보험료를 납부할 인구는 줄면서, 기금 고갈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금 운용 수익률을 1%포인트만 높여도 고갈 시점을 수년 이상 늦출 수 있다고 분석한다. 국민연금이 위험자산 비중을 늘려 운용 효율을 높이려는 이유다.
다만 수익률 제고를 위한 공격적 투자 확대만으로는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금 소진을 막기 위한 제도 개혁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어느 정도 공격적으로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투자만 잘해서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