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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셰프' 오의식 "임송재, 외롭고 불쌍한 이헌의 유일한 친구"[EN: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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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드라마 '폭군의 셰프' 임송재 역 오의식 인터뷰 ①
희대의 간신 설정이었으나 배동 사이인 왕 이헌에겐 충신으로 접근
이헌 위해 희생하는 죽음 미리 알아 "값진 죽음"
모든 인물이 각자의 이유와 당위성 있어 좋아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에서 임송재 역을 연기한 배우 오의식. tvN 제공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에서 임송재 역을 연기한 배우 오의식. tvN 제공
'희대의 간신이라 손가락질받지만, 어심을 헤아리지 않는 충심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의 임송재 인물 소개에 나타난 문구다. 임송재 역으로 또 하나의 대표 캐릭터를 완성한 배우 오의식 역시 '충심'에 방점을 찍고 연기했다. 누군가의 눈에는 간신이지만, 왕 이헌(이채민)에게만은 '일편단심'인 인물로 접근했다.

CBS노컷뉴스는 지난 1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폭군의 셰프' 임송재 역을 연기한 배우 오의식을 인터뷰했다. 오의식은 임송재라는 인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표현하려 했는지부터, 이헌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맞는 엔딩과 현대 신에서의 부활 등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다음은 일문일답.

1. 처음부터 임송재라는 인물을 제안받고 작품에 합류한 것인가.

장태유 감독님과 '밤에 피는 꽃'을 같이 했다. 저한테는 되게 좋은 기억이었고 감독님과의 어떤 시너지가 있었다고 저는 생각했다. 사실 거기서는 중반부터 등장한 인물이었는데, 감독님과 함께 만들어낸 그 석정이라는 인물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되게 매력적으로 나와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런 지점에서 너무 만족스러웠다. 짧은 출연이어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감독님이랑 또 제대로 다시 한번 작업해 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심이 조금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이번 작품 준비하시면서 저한테 연락을 주셨더라.

임송재라는 역할을 믿고 맡겨주신 것, 그게 가장 큰 선택의 이유였다. 만나서 같이 식사하면서 작품 얘기도 듣고 임송재란 인물에 관해 얘기를 들었다. 어쨌든 제가 작품을 계속 쭉 해오면서 조금 다양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악역도 했다가 재미있는 코믹도 했다가 되게 인간적인 인물도 하고. 이미 '간신 임송재'라고 딱 돼 있을 때, (기존에) 해 보지 않은 느낌의 인물이라는 게 저한테 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누군가한테는 간신일 수 있고 누군가한테 충신일 수 있는 임송재라는 인물이 저한테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정말 그 반대 세력에서 봤을 때는 간신이었을 거다. 왜냐하면 왕에게 단 한 번도 반대 의견을 얘기하지 않는 신하이지 않나. '그건 아니다' '이렇게 하셔야 한다' '이게 더 옳다' 이런 얘기를 절대 하지 않는다.

무조건 이헌이 원하는 건 다 들어드리고 다 해내려고 물불 가리지 않고 해내는 인물이기 때문에, 이헌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이런 충신이 없다. 근데 시청자분들은 아무래도 이헌 편이었으니까 (임송재가) 충신으로 보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근데 반대 세력에게는 '저런 간신!' 이런 소리를 들었을 것 같다.

CBS노컷뉴스는 지난 1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오의식을 만났다. 하이지음스튜디오 제공 CBS노컷뉴스는 지난 1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오의식을 만났다. 하이지음스튜디오 제공 
2. 임송재라는 인물의 어떤 부분을 부각해서 연기하려고 했는지 궁금하다. 채홍(여성을 강제 징집해 궁으로 들인 것)에 열심이거나, 음식 대접받고 괜한 트집을 잡는 행동, 또 말투 등에서 간신 같은 면모가 앞부분에 나왔다면 뒤로 갈수록 조금 더 진지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극의 전개에 따라 중점을 둔 부분도 달랐나.

일단 인물 소개에 '희대의 간신' 이렇게 돼 있다. 감독님이랑 초반에 준비할 때 제가 제일 먼저 냈던 의견이, (결국) 의견이 통일되긴 했는데 '간신처럼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하면 간신처럼 보일까'라고 고민하지 않고 반대로 했다.

분장이나 의상, 콘셉트 회의를 할 때도 여러 가지 의견이 있었는데, 간신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수염을 이렇게 한다든지, 눈썹을 뭐 이렇게 한다든지 옷을 좀 더 간신처럼 입는다든지. 그러지 말고 정말 평범하게 가져가는데 하는 짓은 눈치도 빠르고 머리도 많이 굴리는 인물로. 그러면 좀 더 매력 있지 않을까? 간신들이 '나 간신입니다' 명함 걸고 다니지 않는 것처럼.

송재만의 이유, 당위성을 가지고 그 목적을 열심히 이루려고 했다. 이헌이 원하는 거라면 다 들어줄 수 있는, 이헌을 향한 일편단심을 가진 인물로 잡았다. 극 안에서 임송재 이야기를 다 디테일하게 담아낼 수는 없지만 사실은 채홍도 이헌이 시켜서 한 거였고, 인제 안 하겠다고 하니 (임송재도) 바로 안 한 거였다.  

물론 자기와 반대되는 세력과의 싸움에 그런 힘을 이용하긴 하지만, 사실 제일 포커스를 많이 둔 건 '이헌을 위한 마음'이었다. 뒷부분으로 가면서 조금씩 약간 톤이 달라지고, 뭔가 사람이 조금 더 진중한 충신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면…

사실은 저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지영(임윤아)이 우리에게 옴으로써 생기는 변화들. 내가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헌과의 관계에 있어서, 그리고 지영이가 셰프로서 음식 만들고 겪어가는 과정을 옆에서 쭉 지켜보면서 저뿐만 아니라 그 시대에 있던 모든 사람이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임송재도 그런 과정을 통해 어떤 변화도 있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이헌이 연지영을 통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저는 그걸 따라갈 수밖에 없달까.

임송재는 7화에서 위기에 빠진 이헌과 연지영을 구하는 데 힘을 보탰다. tvN 제공임송재는 7화에서 위기에 빠진 이헌과 연지영을 구하는 데 힘을 보탰다. tvN 제공
3. 조선 시대는 신하가 주군에게 충성하는 게 당연한 시대라고는 하지만, 말한 것처럼 이헌을 향한 임송재의 마음은 '일편단심'처럼 보였다. 그렇게까지 각별한 충심을 가진 이유가 있을까.

일단 배동이라고 해서 어린 시절도 같이 보냈다. 이게 어떤 역사적인 기록이 있거나 실존 인물을 재현하는 게 아니었고, 저희는 처음부터 애초에 없는 인물을 창조한다고 생각하고 작업했다. 임송재라는 인물도 마찬가지다.

그런 식으로 따졌을 때 이헌이라는 인물은 임송재가 바라봤을 때 굉장히 외롭고 불쌍하다.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사실 거의 혼자나 다름없고. 11부에 저뿐만 아니라 궁에 있던 이헌의 많은 사람이 딱 죽음을 맞이했을 때 이헌이 한편으로는 되게 불행하고 외로워 보이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외롭고 불쌍한 이헌의 유일한 친구라고 생각한다. 말씀하신 지점에 제가 조금 포커스를 둔 게 맞긴 맞는다. 그래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4. 7화에서 자객을 맞닥뜨린 이헌과 연지영이 위험에 빠졌을 때 임송재가 화살을 쏘아 구해주는 장면이 나온다. 소위 '남자 주인공 같은 연출'처럼 보였고, 실제로 그 장면을 재미있게 봤다는 시청자 반응도 많았다. 그 장면을 찍을 때 이야기가 듣고 싶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지점이 되게 좋았다. 감독님, 작가님이 임송재라는 인물, 그리고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로 좀 뻔하지 않게 그리려고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임송재는 이런 인물이니까 이런 장면은 더 멋있는 캐릭터가 해야 해, (이건) 주인공이 할 법한 장면이야 하면서 그런 장면이 안 주어지는 게 아니라 임송재한테도 그런 장면이 가는 거다. 최고의 빌런(악당)인 제산대군(최귀화)에게는 오히려 또 바보 같은 장면이 주어지는 이런 부분, 어떤 의외성이 적재적소에 있어서 좀 더 뻔하지 않았고, 시청자분들이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요소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또, 그걸 멋있다고 해 주신 분도 많았지만 '아, 인정하고 싶지 않은데 임송재 왜 이렇게 멋있지?' 하는 이런 반응도 되게 재미있었다. (웃음) '임송재가 왜 이렇게 멋있게 활을 쏘는 거야?' 하는 것도 있고, 되게 다양한 반응이 많았던 것 같다. 웃으면서 바라봐 주시기도 하고 진짜 진지하게 보시기도 하고, 그런 모든 반응 자체가 드라마 관심도가 진짜 높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끔 하더라. 작품과 더불어서 임송재라는 캐릭터 자체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되게 좋아해 주신다고 느끼기도 했다.


오의식은 임송재를 왕 이헌을 향한 일편단심이 있는 인물이라고 바라봤다고 밝혔다. 하이지음스튜디오 제공오의식은 임송재를 왕 이헌을 향한 일편단심이 있는 인물이라고 바라봤다고 밝혔다. 하이지음스튜디오 제공5. 언급한 것처럼, '폭군의 셰프'는 조연이나 비중이 작은 캐릭터도 도구적으로 쓰인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얘기를 좀 이어가자면, 저희 작품에서 좋았던 점 중 하나가 인물마다 그냥 진짜 이용되는 도구처럼 존재하지 않고, 각자 자기만의 이유가 다 있어서 너무 좋더라. 강목주(강한나)도 저렇게 해야만 하는, 욕심이 생겨서 저런 처지가 되어버렸고, 나쁜 짓을 할 수밖에 없는 본인만의 이유가 있다. 제산대군한테도 그런 게 있고. 그냥 빌런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각자 눈물 흘릴 정도로 진심으로 원하는 어떤 목적이 있었던 거다.

6. 연지영과 '가방이'(가방/봇짐) 이야기를 나눌 때 스피드 게임 같았던 티키타카나 '쌈 싸거라' 대화 등 초반부에서는 좀 더 코믹하고 리드미컬한 특유의 말투가 두드러졌던 것 같다. 임송재의 말투도 따로 연구한 건가.

'이런 캐릭터다' 하는 것에 오히려 더 얽매이지 않으려는 노력을 되게 많이 했다. (설정이) 간신이라고 해도 간신처럼 하지 않는 데에 중점을 둔 것처럼. '어떤 간신의 모습을 보여줄까' 계속 그 고민만 하면 또 그 캐릭터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예를 들어 모든 말투를 간신처럼 할 순 없다. 그냥 일반적으로 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거다. 간신이든 충신이든 왕이든 신하든 똑같이 슬퍼할 땐 슬퍼하고 기뻐할 땐 기뻐하고 호들갑 떨 땐 호들갑 떨고 놀랄 땐 놀라고 화낼 땐 화낸다. 비열해야 할 땐 비열하고 이런 게 모두에게 존재해야 하는데 캐릭터의 함정에 빠지면 되게 한 가지 톤으로만 연기하게 된다. 이런 걸 평소에도 되게 많이 경계하고 고민을 많이 한다. 이렇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반응하려고 조금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배우 오의식. 하이지음스튜디오 제공배우 오의식. 하이지음스튜디오 제공
7. 임송재는 왕 이헌과 연지영의 관계를 빠르게 눈치채고 둘이 잘 되도록 힘을 실어주는데 이헌이 지영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느낀 순간이 2화였나.

2화에서 처음 지영이와 같이 있는 모습을 딱 봤을 때부터 '저 사람(이헌)이 저 사람(연지영)을 좋아한다'까지는 아니더라도 이거 지금 이헌에게 나오는 이 말투와 눈빛은 예사롭지 않다 해서 탁 하고 더 집중해서 보게 되고, 쭉 봤더니 '아, 맞다!'라는 확신이 들고 그러면 잘됐다, 기세등등한 숙원(강한나) 마마가 나한테 (안 좋게) 굴었지? 숙원 마마 없어도 될 것 같다. 지영이를 이용해서 숙원 마마를 왕과 멀어지게 해야겠다, 그렇게 된 거다.

8. 극 중 아버지 임서홍(남경읍)과 붙어 다니는 장면이 많다. 임서홍이 조금 더 조심성이 없고 가벼운 느낌을 가져가서 둘이 함께 있을 때 눈치 빠르고 똑똑한 임송재 캐릭터가 더 잘 부각된 것 같다. 이런 '대비'에 관해 남경읍과 이야기 나눈 바가 있는지.

예리하다. (일동 웃음) 굳이 따지자면 아버지와 저는 둘이 한 팀인데, 아버지는 마음이 앞서는 스타일이시다. 그럼 제가 '아버님, 가만히 계시죠? 무슨 말씀인지 제가 다 알아먹었습니다.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뭐 이런 구조였는데 그걸 굳이 상의했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다.

오의식은 극 중 이헌을 구하기 위해 제 몸을 희생해 죽음을 맞이한다. tvN 제공오의식은 극 중 이헌을 구하기 위해 제 몸을 희생해 죽음을 맞이한다. tvN 제공

선생님과 처음 딱 촬영할 때 그렇게 연기를 하시기에 같이 방방 뜨지 않고 (저는) 조금 더 냉철하게 바라보는 색깔을 가져갔다. 아버님은 조금 더 호들갑스럽게 하시려는구나 했는데, 서로 말하지 않아도 '너 이렇게 하니까 나 이렇게 할게' 하는 것들이 생겼던 것 같다. 워낙 선생님이 연기 너무 잘하시고 내공이 엄청나셔서, 그냥 제가 연기하는 걸 보시면서 아마 더 그렇게 완성해 주셨던 것 같기도 하다.

9. 임송재는 11화에서 위험에 처한 이헌 대신 활을 맞고 죽는다. 본인 엔딩은 언제 알았는지.

작품을 준비하고 뭐 이런 과정까지 합치면 거의 한 1년이 간 것 같다. 시작하는 단계에서 송재 죽는다는 건 알고 있었다. 송재가 죽을 거라는 건 감독님께서 미리 말씀을 해 주셨다. 그렇지만 제가 생각했던 결말보다는 송재 죽음이 값진 죽음이라고 해야 할까? 제 생각보다는. 마지막까지 이헌을 위한, 일편단심의 마음으로 최후를 맞이한 거에 대해서 저는 이미 미리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멋있는 죽음이라고 생각이 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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