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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셰프' 홍진기도 궁금했던 것…"맹 숙수는 독을 쓸까?"[EN: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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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드라마 '폭군의 셰프' 맹만수 역 배우 홍진기 인터뷰 ①
왜관에서 음식을 배운 학구파이자 노력파인 선임 숙수 연기
맹 숙수 역, 원래는 40대 중반 설정이었다고 밝혀
중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재료 손질 등 배우기도

지난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CBS노컷뉴스와 만난 배우 홍진기. 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지난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CBS노컷뉴스와 만난 배우 홍진기. 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여인은 수라간 나인이나 궁녀로 보내면 될 일이 아닙니까?"라며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고, 식칼 날을 숫돌에 갈아 완전히 뭉개놓거나, 벌레를 잡아다가 뿌리고… '궁중의 사람이라면 이래야 한다'라며 예법과 출신을 중시하는 선임 숙수 맹만수(홍진기)는 수라간에 새로 들어온 대령숙수 연지영(임윤아)과 보조 요리사 서길금(윤서아)을 괴롭히는 데 앞장선 인물이었다.

평소에도 못마땅한 일이 있을 때 큰소리를 자주 내며 호락호락하지 않은 성미임을 드러낸 그는 수라간 식구 중에서도 지영에게 가장 늦게 고개를 숙였다. 무엇보다 궐 내 실세인 숙원 강목주(강한나)의 측근으로서, 음식에 독을 타라는 강목주의 협박성 지시를 받아 극 전개에 중요한 지점을 책임지는 캐릭터였다.  

CBS노컷뉴스는 지난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 맹만수 역을 연기한 배우 홍진기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당일은 이미 맹만수가 독을 쓰지 않는 길을 택했다는 게 드라마에 나온 상황이었지만, 배우 본인은 언제야 이 사실을 알았는지가 궁금했다.

4부까지 대본이 나왔을 때, 맹 숙수가 강목주로부터 비상(砒霜, 비석에 열을 가해 승화시켜 결정 상태로 만든 한방 약재로 독성이 매우 강하다)을 받는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수라간은 한 팀이 되어가고 있고 여기서 같이 으쌰으쌰해서 뭔가를 만들어야 함이 분명한데"라고 한 홍진기는 "한 팀처럼 된 상태에서 갑자기 독을 타면 어떡하지? 혹은 너무 경계하다가 또 독을 안 타면 어떡하지? 하는 고민을 저도 촬영하면서 했다"라고 설명했다.

홍진기는 tvN '폭군의 셰프'에서 왜관에서 요리를 공부한 선임 숙수 맹만수 역을 연기했다. 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홍진기는 tvN '폭군의 셰프'에서 왜관에서 요리를 공부한 선임 숙수 맹만수 역을 연기했다. 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궁금한 마음에 작가에게 직접 연락도 해 봤다고. 홍진기는 "'작가님, 혹시 독은, 비상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했더니 작가님이 비상은 맹 숙수가 어떤 캐릭터인지 보여주는 수단에 불과하지, (그걸) 타느냐 안 타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맹 숙수는 이걸 쓰지 않을 거고 '쓰지 않음'으로 인해서 이 캐릭터도 설명되는 부분이 많아서 그런 부분을 위해 존재하는 거라고 설명해 주셨다"라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도 혼란스러웠던, 저의 '배우로서의 고민'과 '맹 숙수로서의 고민'이 어떻게 보면 일치했던 것 같다. 그래서 작가님이 좀 그걸 의도하신 게 아닌가? 정말 그런 리얼함을 끌어내기 위해 그렇게 하셨던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결국 맹만수는 비상을 쓰지 않았고, 명나라 사신단과의 대결에서 '져 주라고' 한 강목주의 지시도 기지를 발휘해 극복한다.

일부러 칼에 손을 베여 본인은 경연에서 잠시 물러나 있는 것이 그가 생각한 묘책이었다. 홍진기는 "칼에 다치는 건 원래 있던 건데 신을 리허설할 때 손을 베였다. 요리만 신경 써서 해도 숙련자가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데 여기에 연기까지 하려다 보니까 손에 대한 집중이 없어지더라. 잠깐 사이에 삭 베였다. 응급처치팀 도움으로 촬영 마무리하고 병원 갔더니 응급처치를 잘해서 꿰맬 필요까진 없다고 하셨다"라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도 배우들이 많이많이 다쳤다. 요리만 하시던 분들이 와서 잠깐씩 대역해 주실 때도 다쳐서 꿰매신 분들도 있다. 숙련자들도 부상의 위험이 있는데 하물며 저희 배우들이 하다 보면… 또 맹 숙수는 특히나 요리를 재연하는 정도가 아니니까… 요리 장면으로 맹 숙수를 더 잘 드러내고 싶었다. 좀 더 섬세한 칼질이라든가, 숙련자처럼 거침없이 하는 부분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홍진기는 맹 숙수 역을 소화하기 위해 한 달 동안 중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홍진기는 맹 숙수 역을 소화하기 위해 한 달 동안 중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명나라 경합을 대비해 길금을 맹훈련시키는 장면은 현장에서 상의해서 좀 더 '혹독하게' 만들었다. 홍진기는 "모든 촬영 현장이 그렇지만 상대 배우와 늘 서로 합의한다. '난 이렇게 할 건데 괜찮아?' 하고. 거기에 촬영감독님, 조명감독님, 감독님 모든 분들이 거기에 맞춘 앵글이나 분위기를 잘 잡아주셨다"라고 밝혔다.

이어 "길금이를 훈련시키는 것도 원래는 그렇게까지 못되게 하지는 않는 건데 파도 얼굴에 집어 던지고, 고함도 치고, 어디서 막대기 주워 오고… 그런 것들이 살면 살수록 뒤에 이제 얘(맹만수)가 같은 팀이었다는 걸 보여줄 때 (느낌이) 더 살 것 같아서, 그 직전에는 좀 더 나빠보이려고, 좀 더 반전을 유도하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장태유 감독과는 드라마 '홍천기'를 함께한 인연이 있다. 장 감독을 "워낙 섬세하신 분이고, 이렇게 (전에 같이) 했던 분 캐스팅함에 있어서도 되게 신중하게, 2차, 3차까지도 검증을 하시는 편"이라고 소개한 홍진기는 이번 '폭군의 셰프'에서도 여러 차례의 오디션을 보고 맹만수 역을 맡게 되었다고 밝혔다.

2차 오디션에서 맹만수 역으로 추려졌고 3차까지 진행했다. 홍진기는 "감독님이 원했던 맹 숙수 느낌과 제가 가진 이미지가 좀 달라서 걱정을 좀 하셨다. 감독님이 원했던 맹 숙수는 40대 중반의 더 카리스마 있고 날카롭고 중후한 느낌의 캐릭터였는데 제가 했던 맹 숙수는 좀 영(young)한 느낌이어서. 그래도 감독님이 '할 수 있다'라고 제 연기를 믿어주셨다. 저도 그 믿음에 부합하고자 더 노력했다"라고 돌아봤다.

홍진기가 기자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 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홍진기가 기자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 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실 스트레스가 컸다. "제 필모(그래피)에선 안 해 봤던, 정말 새로운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 시점에 필요했던 역할"이었다. 홍진기는 "늘 비슷한 류의 역할만 하다 보니까 저 스스로 '아, 나는 이런 이미지가 잘 먹힌다. 이거와 상반되는 역할들을 하려면 아직 세월이 더 지나야겠다' 하고 저도 모르게 (그런 생각에) 익숙해지려던 찰나에, 이렇게 새로운 역할을 받아서 되게 신경도 많이 쓰였고 고민도 많이 했고 어려웠다. 걱정이 많이 됐다"라고 털어놨다.

뛰어난 솜씨를 갖춘 숙수 연기를 위해 홍진기도 '요리를 배워야겠다'라고 마음먹었다. 최종 오디션 결과를 기다리던 중이었지만, "가만히 있기가 좀 그래서, '나는 된다' 하면서 이미 됐다고 생각하고 움직이자는 마인드"로 아르바이트를 찾아봤다. 집에서 혼자 연습하니 재료도 너무 많이 남고, 요리 과정 전체를 보고 재료를 다루려면 실전으로 뛰어드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했다.

유명 맛집이었던 중식당에서 한 달짜리 아르바이트를 구한다고 해서 바로 면접을 봤다. '요리를 해 본 적이 없다' '드라마 준비를 위해 요리를 배워야 한다'라고 솔직히 말했고, 출근 허락을 받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정해진 출근 시각보다 더 빨리 가서 청소를 다 하고 그날 들어온 재료를 정리했다. 서빙이나 음식물 처리도 맡았다.

여유가 생기면 재료도 썰고 웍도 들어보고 튀김도 튀겼다. 홍진기는 "사장님이 (요리는) 먹어봐야 안다면서 점심시간 요리를 다 해 주셨다. 이건 작게, 저건 크게 썰어야 해 하실 때 왜 그런지 몰랐는데 나중에는 딱딱해서 식감이 강하니까 작게, 무르니까 크게 씹어도 되니 크게 썰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 (이런 걸) 다 드라마에 담을 순 없었지만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폭군의 셰프' 비하인드 사진. 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폭군의 셰프' 비하인드 사진. 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집에서 한 시간 거리의 중식당을 한 달 동안 출퇴근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홍진기는 "주방 이모가 중국 가실 일이 있었는데 2주 동안 (저를) 맹 숙수가 길금이 가르쳐 주듯이 가르쳐 주셨다"라며 "팀 수라간이 있기 전 저희 멤버들은 팀 중식당이었다. 정말 많이 예뻐해 주셨고, 만두 빚을 일이 있을 때 반죽하는 것도 배웠다"라고 전했다.

맹 숙수가 극 중 구부정한 자세로 자주 있는 것도, 현장에서 본 것을 토대로 설정했다. 홍진기는 "(주방의) 할머니를 보면서 배웠다. 너무 요리를 오래 하시다 보니까 몸이 굽어있거나, 세월에 요리가 녹아있는 모습들이 있더라"라며 "(그런 게) 안 보일 수도 있고 보일 수도 있지만, 안 해 봤던 역할을 제 나름대로 디테일을 살려 제 것으로 살려보려고 했다"라고 부연했다.

'폭군의 셰프'는 2025년 미래에서 온 연지영이 선보이는 기상천외한 요리를 먹고 그 맛에 감탄하는 상대의 '반응'이 특히 화제였다. 현란한 CG(컴퓨터그래픽)을 구현해, '하룰라라'(하늘나라로 가는 것처럼 최상급의 기분을 표현) 연출을 했다는 평이었다. 홍진기 역시 "CG를 빼놓을 순 없을 것 같다, 맛보는 리액션이 너무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연지영의 음식을 먹고 놀라는 장면을 준비할 땐 "제일 부담스러웠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진중하고 엄근진(엄격 근엄 진지)의 표본인데 코믹했으면 좋겠다고 하시고, 그 장면은 대놓고 '자, 한 번 웃겨봐라' 하는 신이니까 더 부담되더라. 어떻게 이 캐릭터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코믹으로 갈 수 있을까, 정말 정말 저에게는 힘든 신"이라고 부연했다.

배우 홍진기. 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배우 홍진기. 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연습실 가서도 하고,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이렇게도 저렇게도 하면서 다양한 버전을 준비했다는 홍진기는 "확실히 CG가 들어가면서 제 빈 부분을 코믹한 편집으로 잘 다듬어주시니까 너무 재밌어해 주셔서 참 뿌듯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12부작 드라마는 제가 이번에 처음 해 봤는데 또 반응이 더 좋아서 그런지 더 짧게 느껴지는 거 같다. 아쉬움이 크고 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신 덕분에 저희 드라마 성황리에 잘 마무리할 수 있는 거 같아서 정말 재미있게 봐주신 시청자분들께 너무 감사하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어 "7개월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노력했던 촬영팀 배우님 스태프분들, 감독님 작가님께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신 거에 대한 감사가 있다. 보내기는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이제는 보내줘야 될 때가 온 거 같아서 잘 마무리를 했으면 좋겠고, 또 시청률이 이렇게 제가 생각했던 것 중에 가장 높은 시청률이라서 더 올라갔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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