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하는 김연경. 한국배구연맹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은 '배구 여제' 김연경이 공식적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2005-2006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김연경은 어느새 데뷔 20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다.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그는 득점 6위(556점), 공격 종합 2위(45.87%), 리시브 2위(41.19%) 등으로 여전히 건재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그런 김연경의 은퇴 소식은 배구 팬들에게 짙은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터. 그는 "정상급 기량을 갖췄을 때 은퇴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면서 "배구하면서 많은 열정을 쏟았다. 은퇴 결정에 후회 없다"며 은퇴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1위 확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2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첫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14 18-25 25-20 25-21)로 승리하며 매직 넘버를 '1'로 줄였다.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1위에 오르면 2022-2023시즌 이후 2년 만이자 통산 7번째다.
다만 2022-2023시즌에는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했지만, 한국도로공사에 덜미를 잡혀 우승컵을 놓쳤다. 당시 흥국생명은 1, 2차전을 먼저 잡고도 3~5차전에서 내리 무너지는 충격적인 리버스 스윕패를 당했다.
이번에는 챔프전 우승까지 차지해 2018-2019시즌 이후 6년 만이자 통산 4번째 통합 우승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통합 우승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나는 김연경의 숙원이기도 하다.
정윤주-김다은. 한국배구연맹흥국생명 입장에선 김연경이 떠난 뒤도 걱정해야 한다. 현재로선 6년 차 김다은과 4년 차 정윤주가 김연경의 후계자로 꼽힌다.
이번 시즌 정윤주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31경기(109세트)에 출전해 377득점, 공격 성공률 37.74%를 기록, 투트쿠와 김연경 사이에서 당당히 공격 삼각편대로 활약하고 있다.
그동안 리시브가 불안한 탓에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하지만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그의 가능성을 눈여겨봤다. 176cm의 단신이지만 뛰어난 탄력에서 나오는 공격력을 주목했다.
비시즌 동안 아본단자 감독의 눈도장을 찍은 정윤주는 이번 시즌 꾸준히 주전으로 나섰고, 리시브가 흔들리더라도 흥국생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김다은의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19경기(50세트)에서 84득점, 공격 성공률 34.76%에 그쳤다. 지난 2023년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어깨 부상을 당한 뒤 아직 후유증이 남아 있는 듯하다.
지난 시즌을 거의 통째로 날린 김다은은 이번 시즌 다시 코트에 돌아왔고, 몇 차례 번뜩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윤주와의 주전 경쟁에서는 다소 밀린 모습이다.
김연경이 은퇴하면 정윤주와 김다은이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김연경은 "FA(자유계약선수)가 있다보니 두 선수가 남을지 안 남을지 모르겠지만"이라며 농담한 뒤 "두 선수 모두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면서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이어 "정윤주는 올해 너무 많이 성장해서 내년이 기대되는 건 당연하다. 많은 분들이 보는 기준이 높아졌을 것"이라며 "김다은도 더 잘해줘야 한다. 두 선수가 흥국생명을 이끌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