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 박종민 기자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당선되면 축구협회에 제왕적 회장이 존재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허 후보는 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입장문을 통해 "축구협회는 단지 축구인들만의 단체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와 함께하는 단체"라면서 "더욱더 공정과 상식이 요구되고, 누구 한 사람의 독단으로 운영돼서는 안 된다. 축구와 국민 모두를 위해 사심 없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몽규 후보가 지난 2013년부터 3회 연속 회장직을 맡아온 축구협회가 사유화됐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허 후보는 "축구협회가 사유화돼 불공정하게 운영되면서 이번 선거도 선거금지 가처분 인용과 이로 인한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공정과 불합리한 운영이 만연하여도 고쳐지지 않은 근본적인 이유는 회장선임 체계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허 후보는 자신이 당선되면 '제왕적 축구협회장제'의 뿌리를 뽑겠다고 다짐했다.
먼저 정관 개정을 통해 축구협회장은 단 한 번만 연임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연임 심의가 필요 없어지고, 연임 승인에 대한 불공정 논란도 원천적으로 차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선 이상 할 수 없게 되면 협회를 사유화할 수도, 연임을 위해 불필요한 욕심을 낼 필요도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 박종민 기자70세로 제한된 회장 출마 자격도 폐지하겠다고 했다.
허 후보는 "이는 어느 체육단체에도 없는 규정"이라며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미 지난해 말로 초고령사회를 진입하여 경륜과 전문성을 더 많이 살려야 하는 대한민국의 실정에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특정인의 출마를 원천적으로 막으려 했던 비상식적인 규정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폐지해 축구와 축구협회 발전을 위해 사심 없이 희생하고 봉사할 준비가 된 능력 있는 분이라면 나이와 관계없이 출마해 축구협회를 이끌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만 70세를 넘긴 자신은 이 규정을 적용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 단 한 번의 임기만을 수행하고 깨끗이 물러나겠다"라고 약속했다.
허 후보는 "이것은 제가 출마 선언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징검다리'가 되겠다고 이미 밝혔던 공약과도 일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허 후보는 "회장의 역할과 의무 그리고 권한의 한계에 대해 명확히 규정하도록 하겠다"면서 "축구협회 회장 자리가 개인의 사익을 위한 자리가 아닌, 희생하고 봉사하는 자리라는 것을 명확히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희생하고 봉사하는 회장의 역할에 맞게 저 허정무는 가장 앞장서 축구인, 팬들과 소통하고, 후원 기업을 찾아다니며, 정부와 지자체 등의 협력을 끌어내는 일에 최선을 다해 뛰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정 대기업 회장이 아니기에, 더 많은 기업과 협력하며 후원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제가 발로 뛰며 증명해 보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 박종민 기자한국 축구의 새로운 4년이 결정될 이번 선거는 26일 오후 1시 정몽규, 신문선, 허정무 후보(이하 기호순)의 정견 발표로 시작한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되는 1차 투표에서 유효투표 총수의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면 그대로 당선이 확정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3순위를 제외한 상위 2명 후보가 오후 4시 50분부터 6시까지 결선 투표를 치러 당선자를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