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연기를 거듭했던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마침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6일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는 정몽규 현 회장이 4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 허정무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이하 기호순)이 대항마로 나섰다. 지난 두 차례 선거에 정몽규 후보가 단독 입후보한 것과 달리 팽팽한 신경전이 오가는 3파전이 벌어졌다.
당초 이번 선거는 지난 1월8일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선거 하루 전 법원이 허 후보가 낸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연기됐다.
이후 1월23일로 선거 일정이 잡혔지만, 허 후보와 신 후보가 "축구협회의 일방적인 통보식 선거 일정에 동의한 적 없다"며 반발했다. 결국 선거운영위원들의 전원 사퇴로 다시 선거가 미뤄졌다.
대한축구협회는 11명의 선거운영위원 중 10명을 외부 인원으로 채우며 다시 선거를 준비했다. 선거관리규정에 따르면 외부 위원은 3분의2 이상이면 된다.
그 결과 선거는 26일 재개가 확정됐다. 지난 11일 선거인 명부 추첨을 실시했고, 12일부터 사흘간 명부 열람 및 이의신청을 진행했다. 이후 15일 선거운영위에서 선거인 명부를 확정했다.
4년 임기인 축구협회장은 192명 선거인단 투표로 결정된다. 선거인단은 시도협회 및 전국연맹 회장, K리그1 대표이사 등 34명의 당연직 대의원과 이 단체의 임원 1명씩을 비롯해 무작위 추첨을 통해 뽑힌 선수·지도자·심판으로 구성된다.
허정무-신문선 후보. 연합뉴스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 후보가 처음 당선된 2013년 이후 12년 만에 경선으로 치러진다. 야권 후보들은 한국 축구가 정 회장 체제에서 퇴보를 거듭하고 있다며 '정권 교체'를 외치고 있다.
특히 선거 기간 내내 정 후보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1월 축구협회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축구협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적 하자,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 국고보조금 허위 신청, 축구인 사면 부당 처리 등 27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후보를 비롯한 축구협회 고위층에 책임을 물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허 후보와 신 후보는 정 후보에 대한 중징계를 촉구하며 그의 후보 자격을 인정하면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축구협회 정관상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은 축구협회 임원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불복한 축구협회는 법원에 문체부의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에 대한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정 후보는 '중징계 리스크'에서 벗어났다.
정 후보로선 한숨을 돌린 셈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최근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야권 후보인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당선되는 등 체육계 회장 선거에서 잇달아 이변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의 모습. 류영주 기자한국 축구의 새로운 4년이 결정될 이번 선거는 26일 오후 1시 세 후보의 정견 발표로 시작한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되는 1차 투표에서 유효투표 총수의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면 그대로 당선이 확정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3순위를 제외한 상위 2명 후보가 오후 4시 50분부터 6시까지 결선 투표를 치러 당선자를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