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몽 12' 인사1010 제공전작 '가면'과 '쉼' 시리즈로 사회적 시선·역할에 대해 고뇌하는 현대인들을 담아내 호평받은 은가비 작가가 신작 '꿈몽' 시리즈로 다시 팬들을 찾는다.
'Dreamscape : 빛나던 그때, 꿈꾸는 순간' 전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인사1010(대표 김수진)에서 열린다. 꿈몽 시리즈가 처음 공개되는 은 작가의 개인전은 5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이어진다.
'가면'과 '쉼' 시리즈가 어른들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 시리즈는 한없이 꿈꾸고 도전했던 어린 시절을 주제로 한다. 이를 통해 더욱 맑아진 색감으로 표현된 은 작가의 상상 속 초현실적인 신비의 나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이번 신작은 동서양의 재료와 기법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다. 유려한 붓의 놀림과 장지 위 자연스러운 물감의 번짐은 여백의 아름다움과 자연스러움을 보여주고, 때로는 투명하게 때로는 불투명하게 채색을 켜켜이 쌓아 올린다. 이런 섬세한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은 작가만의 시적인 화면은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작품 속 신비한 공간과 자아를 대변하는 듯한 아이의 모습은 사회적 기대를 고민해야 하는 빡빡한 현실 이전의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이상이 현실이 되고,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하며, 타인의 시선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그런 세계'다.
'꿈몽 8'. 인사1010 제공
갤러리 인사1010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혼란 속에 맞은 2025년, 우리는 혹한에 마음까지 얼어붙어 일상의 균열을 외면한 채 아무렇지 않은 듯 가면을 쓰고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이런 일상에 특별한 위로와 응원을 전하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대인들의 고된 일상 속 쉼표가 돼 줄 것"이라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삶의 무게를 잠시 잊고 자유롭고 순수하게 꿈을 꾸었던 그때를 떠올리며 내면의 평화를 찾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은 작가는 "우리는 모두 한때 무적이었다. 세상의 기준과 타인의 시선 따위는 존재하지 않던 시절, 작은 손으로 세상을 움켜잡고 어디든 갈 수 있을 것만 같았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었던 그 시절이 있었다"고 돌아본다.
또 "넘어져도 울지 않았던 이유는 다시 일어설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고, 꿈이란 말이 그저 희망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면서 "그때의 우리는 한없이 자유로웠다. 빛나는 용기와 무한한 상상력으로 어른들이 잊은 세계를 누비던 무적의 존재였다. 무적이던 당신을 기억하며, 이 공간에서 잊고 지낸 당신만의 세상을 다시 마주하기를 바랍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