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올해 들어 코스피가 상승한 배경에는 외국인의 반도체 매수세가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반도체 실적 전망은 악화하고 있어 코스피가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기하기 위해서는 원달러 환율 안정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작년 말 2399에서 지난 10일 2515까지 약 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 0.6%, 일본 니케이 –1.6% 등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상승폭이다.
상승 동력은 '돌아온 외국인'이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 주식시장을 22조원 순매도한 외국인은 올해 7거래일 만에 1조 1370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SK하이닉스(9611억원)와 삼성전자(2373억원)가 외국인 순매수 1위와 2위에 올랐다. 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 1‧2위인 '반도체 투톱'만 1조원 넘게 사들이며 외국인이 사실상 K반도체를 순매수한 셈이다.
삼성증권 김종민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전자는 '한국 시장을 사자', SK하이닉스는 'AI(인공지능) 사이클 지속'으로 서로 다른 투자 포인트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역사적 저점 수준인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을 고려한 것이고, SK하이닉스의 경우 전 세계적인 AI 데이터센터 투자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매수세 유입의 배경이라는 뜻이다.
증시 상승의 또 다른 축은 '원달러 환율'의 안정세라는 분석도 있다.
원화는 지난해 달러 대비 가치가 14.5% 하락(환율 상승)했다. 하지만 환율은 지난해 12월 27일 1486원에서 지난 10일 1472원으로 하락해 원화 가치가 올해 1% 상승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증시 반등의 이유 중 하나는 원화의 상대적 강세"라며 "작년 가장 약세를 보였던 원화가 연초 이후 강한 흐름을 보이고, 12월 환율 급등으로 우려했던 외환보유액도 증가하며 환율은 한동안 진정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증시 상승이 계속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향후 실적 전망이 악화하는 탓이다. 반도체가 포함된 한국 IT 섹터의 12개월 선행 순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보다 9.68% 떨어졌다. 전체 추정치 5.4% 하락보다 더 큰 낙폭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가 반영되면 이 같은 추정치의 하향 수정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6조 5천억원인 잠정 실적 발표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1조원 넘게 밑도는 성적이다.
IBK투자증권 김종영 연구원은 "2024년 하반기부터 한국 IT 섹터의 12개월 선행 순이익이 감소 중"이라며 "AI 수요에도 전반적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증시가 안정적으로 추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해소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우리은행 박석현 연구원은 "안정적인 반등 국면이 지속성을 갖기 위한 필요충분조건 2가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 해소와 달러화 하향 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