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첫 변론기일인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재판관들이 심판정에 앉아 있다. 류영주 기자[앵커]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을 열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으면서 4분 만에 그대로 끝났습니다.
헌재는 다만 오늘 변론에서 윤 대통령 측이 정계선 헌법재판관을 기피 신청한 것과 변론기일 지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기각하면서 탄핵심판을 예정대로 진행할 뜻을 재확인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사회부 민소운 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민 기자.
[기자]네, 헌법재판소입니다.
[앵커]오늘이 첫 정식 변론 날이었는데, 5분도 안 돼서 종료됐다고요?
[기자]
네, 오늘 오후 2시에 시작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첫 번째 변론은 4분 만에 끝났습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이죠,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았기에 오늘 변론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모레 열리는 2차 기일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첫 변론기일에서 발언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인서트]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다음 변론기일에 당사자들이 출석하지 않더라도 헌법재판소법 52조 2항에 따라 변론절차가 진행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앵커]첫 변론기일에 나오지 않은 이후에는 출석과 상관 없이 탄핵심판이 진행된다는 거죠?
[기자]네, 문형배 권한대행이 언급한 헌법재판소법 52조가 관련 규정인데,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다시 기일을 정해야 하고, 다시 정한 기일에도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으면 당사자 출석 없이 심리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피청구인이 반드시 재판에 출석해야 할 의무는 없는 건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첫 변론기일도 15분 만에 끝났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아 첫 기일이 9분 만에 종료된 전례가 있습니다.
[앵커]윤 대통령 측은 정계선 재판관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해서는 안 된다면서 기피 신청을 냈는데 헌법재판소가 받아들이지 않았죠?
[기자]윤 대통령 측은 어제 정계선 재판관이 법원 내 진보적 성향을 가진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했고, 지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이번 탄핵사건과 관련해 예단을 드러낸 점을 문제 삼아 공정한 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피신청을 냈습니다.
하지만 문형배 권한대행은 변론 시작 직후, '기피신청이 들어온 재판관 1명을 제외한 7명의 일치된 의견으로 기피신청을 기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오전 10시부터, 정계선 재판관을 제외한 재판관 7명이 회의를 열고 논의했는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결과입니다.
[앵커]윤 대통령 측은 변론기일 일괄 지정에 대해서도 이의 신청을 했었는데, 그건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어제 윤 대통령 측은 헌재가 5차 변론기일까지 변론기일을 일괄 지정한 것에 대해서도 이의신청서를 제출했었는데요.
헌재는 이 부분도 '문제없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형사소송법을 근거로 변론기일을 일괄 지정할 때는 피청구인 대리인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문형배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는 형사법정이 아니고 변론기일 일괄고지에서 형사소송규칙을 준용한 바 없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앵커]
헌재가 윤 대통령 측 주장들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은 건데, 오늘 첫 변론을 전후로 윤 대통령 측과 국회 측이 보인 반응도 전해주시죠.
[기자]네, 윤 대통령 측은 변론이 끝난 직후 헌재가 '재판관 기피신청'과, '변론기일 일괄지정 이의신청'을 기각한 것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인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단인 윤갑근 변호사가 변론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인서트] 윤갑근 변호사"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이것은 법리에도 맞지 않고 공정에도 맞지 않고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단지 헌법재판이라는 이유로, 형사소송 규칙을, 형사 소송 규정을 준용하지 않는 것은 법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입니다. 법을 지키고 법을 집행해야 할 헌법재판소가 월권을 하고 있는 겁니다."
반면 국회 소추인단 측은 "피청구인 윤석열이 대한민국 헌법을 대변하는 헌법재판소 권능을 무력 침탈하듯 첫 변론기일에 불출석하는 현장을 똑똑히 봤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인서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존경하는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여러분들께서 신속하고 엄정하게 윤석열에 대한 파면 결정을 내려주실 것을 진심으로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오늘 변론이 4분 만에 끝난 만큼, 모레 열리는 2차 변론기일부터 본격적인 심리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민소운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