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G, AI 성숙도 보고서 캡처한국의 인공지능(AI) 기술 성숙도가 2군으로 분류된다는 글로벌 컨설팅 보고서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그동안 "한국의 AI 기술 수준은 세계 3위권"이라고 강조해 온 것과는 다소 차이가 나는 결과다.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지난달 20일 전세계 73개국을 대상으로 AI 성숙도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AI 성숙도는 정부의 AI 기술 전담 조직 존재 여부, AI 전문가의 집중도, AI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의 기업가치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BCG가 산출한 지표다.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중국, 싱가포르, 영국, 미국(알파벳 순) 5개 나라는 'AI 선도국가'로 분류됐다. 보고서는 "이들 5개국만이 AI에 대한 높은 수준의 준비 상태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그 다음 단계인 '안정적 경쟁자'로 분류됐다. 한국과 함께 안정적 경쟁자로 분류된 국가는 독일, 대만, 일본, 프랑스,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23개국이다. BCG보고서는 73개국을 선도국가, 경쟁국가 등 그룹으로 분류하면서도 그룹 내에서의 별도 순위나 점수를 매기지는 않았다.
보고서는 미국과 싱가포르가 혁신을 주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강력한 AI 인재 풀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은 AI 관련 특허에서 선두를 달린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속한 '안정적 경쟁자' 분류군에서는 "독일 같은 소득이 높은 유럽 국가가 주도하고 있고, 비유럽권 국가 중에서는 AI 로드맵, 기술 허브, 대학 교육 등을 통해 정부가 AI에 집중하는 말레이시아가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한국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정부는 그간 국내 AI 기술 역량을 언급할 때 지난 9월 영국 언론사인 토터스(Tortoise) 미디어가 산출한 '글로벌 AI 인덱스'를 인용해왔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대상 83개국 중 6위였다3위부터 5위까지인 싱가포르(32.33점), 영국(29.85점), 프랑스(28.09점)와 근소한 차이다. 정부가 "3위권 그룹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11월 정책브리핑)고 말하는 근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