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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연기 지적도 배움"…김동준, 도전의 대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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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대하 사극 '고려 거란 전쟁' 현종 역

가수 겸 배우 김동준. HNS HQ 제공가수 겸 배우 김동준. HNS HQ 제공가수 겸 배우 김동준에게 KBS 2TV 대하 사극 '고려 거란 전쟁'은 도전과 부담의 연속이었다. 고려의 대표적인 성군 현종을 표현해야 하는 것도 그랬지만 사극 베테랑 선배들 사이에서 홀로 '첫 정통 사극 데뷔'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실 부담감은 굉장히 컸어요. 현종이란 인물 자체가 너무 성군이라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전에서 첫 촬영을 할 때는 그게 너무 확 와 닿았죠. 연기 경력을 합치면 몇백년이 되는 선배님들 앞에서 제가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그렇더라고요. 옷에 손이 덮여 있었는데 땀에 젖어서 나중에 흥건해졌어요."

현종의 본명은 왕순. 처음부터 제왕의 교육을 받고 자라난 인물은 아니었다. 김동준은 왕순이 고려의 군주인 성종으로 성장했듯이, 자기 또한 그렇기를 바랐다. '사극의 왕'으로 불리는 강감찬 장군 역의 선배 배우 최수종은 바로 그런 김동준의 길잡이가 됐다.

"왕순이란 인물이 왕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표현하고 싶었죠. 결국 현종은 강감찬이란 인물을 정치적 스승으로 삼고 배워가니까, 저 역시도 최수종 선배님의 뉘앙스를 닮아가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서로 영향을 받는 존재들이니 목소리 톤도 비슷하게 해서요. 선배님도 좋을 거 같다고 해주셨고요. 수종 선배님과 감독님, 그리고 많은 선배님들이 많은 조언과 아이디어 그리고 믿음을 주셨어요. 부담도 좋지만 너무 과할 필요는 없다는 믿음이요."

가수 겸 배우 김동준. HNS HQ 제공가수 겸 배우 김동준. HNS HQ 제공1년을 꼬박 채운 촬영은 한여름의 더위와 한겨울의 추위를 이겨내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 주축에는 수많은 보조 출연자들, 스태프들 그리고 최수종이 있었다. 무더운 날 모두가 지쳐 있는 전투 촬영 현장에서 최수종은 바로 노래를 불러 모두를 격려했다는 전언이다.

"현장 모든 분위기는 수종 선배님이 만들어주셨어요. 정말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고, 소통하고, 그 많은 인원을 이끌어 나가셨어요. 갑옷은 무겁고 사실 너무 힘드셨죠. 그런데 오히려 스태프들과 출연자 분들과 장난을 치시고, 보조 출연자 분들이 너무 더위에 힘들어 하시니까 단상에 올라가서 노래를 부르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지쳐있던 분들도 더 힘을 내서 간 거죠. 이게 정말 의기투합해서 드라마를 만들어 가는 힘이구나 싶더라고요. 진짜 강감찬 장군 그 자체였어요."

군 제대 이후 첫 작품이기에 더욱 모든 것을 쏟아냈다. 군 생활을 하면서 몸을 만들었지만, 왕순 이미지에 맞지 않아 아이돌 그룹 시절 몸무게만큼 감량했고, '반삭발'에 가까운 머리 스타일도 개의치 않았다. 그만큼 김동준이 연기에 목 말라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열정과 전투력이 거의 '최대'를 찍을 때였죠. 전역을 했는데도 마음가짐은 군인이었던 거 같아요. 전쟁을 나가는 자세로 정말 에너지가 넘쳤어요. 사실 군대에 있을 때는 다른 분들이 연기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봤어요. 그걸 부러워하는 순간 자체도 사치 같더라고요. 대표님이 보내주는 대본도 틈틈이 읽으면서 계속 공부를 했어요. 머리를 좀 짧게 잘라야 된다고 하셨을 때도 당연히 그러자고 했죠. 전 더 짧은 길이로 자르자고 했어요. 그런데 거의 '반삭발' 수준이라 여름에 머리가 다 타고 껍질이 벗겨져서 삿갓 같은 밀짚모자를 계속 썼네요."

가수 겸 배우 김동준. HNS HQ 제공가수 겸 배우 김동준. HNS HQ 제공종영까지 좋은 평가만 받았던 것은 아니다. 사극 경력이 두터운 다른 배우들에 비해 역량이 떨어진다는 지적, 현종으로 인해 몰입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종종 나왔다. 그러나 김동준에게는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양분이었다.

"우리가 역사 공부를 할 때는 자세히 설명되지 않았던 분인데, 현종이란 인물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누구보다 많은 업적을 이룬 분이거든요. 많은 관심을 주시니까 댓글에서 제가 미처 놓쳤던 것도 많이 배웠어요. 그래서 다음 장면에서 적용하기도 했고요. 시청자들의 피드백이 다 저에게는 에너지가 됐어요."

김동준과 함께 그룹 제국의 아이들 활동을 했던 임시완, 박형식 등은 모두 드라마, 영화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다. 서로 너무 바빠서 실시간으로 각자의 작품을 보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가족 혹은 그 이상으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이다. KBS는 제국의 아이들로 김동준이 처음 데뷔한 공간이기도 해서 더욱 멤버들과의 지난 날들을 그리게 됐다.

"시완이 형은 전화가 와서 '너무 선택을 잘했다. 좋은 도전이고 잘했다. 이 얘기를 꼭 해주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하더라고요. 형식이 촬영이 끝날 때쯤 저는 한창 촬영 중반 쯤이어서 다 끝나고 보자고 약속도 했고요. 제작발표회 때 KBS를 딱 도착했는데 너무 옛날 생각이 나는 거예요. 비몽사몽 드라이 리허설을 하러 걸어갔던 공간에 대한 기억이 순간 스치면서 참 저희 9명 멤버들,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어요. 첫 무대라 너무 떨리니까 인이어팩을 다 떨어뜨려서 음향 감독님한테 엄청 혼난 적도 있거든요. (웃음)"

가수 겸 배우 김동준. HNS HQ 제공가수 겸 배우 김동준. HNS HQ 제공내년이면 제국의 아이들도, 김동준도 데뷔 15주년이다. 지금은 각자 영역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지만 제국의 아이들 컴백을 바라는 팬들도 많다. 컴백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김동준은 긍정적인 대답을 내놨다.

"뭉쳐보자는 이야기는 하거든요. 어떤 노래 활동이 재미있었고, 실수한 이야기, 그땐 그랬지 식의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우리 노래 지금 하면 안무를 기억할까 생각하기도 해요. 아마 아예 새로 외우는 거니까 지금은 3달 정도는 준비해야 되겠죠? 앨범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하는 건 아닌데 서로 은연 중에 이야기는 하는 단계 같아요."

제대 이후 첫 대하 사극 출연도, 거기서 오는 시청자들의 피드백도 무엇 하나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김동준은 움직이고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고 믿는다. 데뷔 이후 14년 동안 그를 움직였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행하지 않으면 이뤄지지 않는다'는 신념이었다.

"도전하지 않으면 얻을 게 없어요. 제가 움직이고 실행해야 뭘 얻을 수 있죠. 두려워 할 수는 있겠지만 주저는 하지 않았어요 제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면 감내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는 제가 저를 알아가야 하고, 더 도전해야 해요. 저를 다듬는 과정을 실행하지 않으면 이뤄지지 않는 거죠. 어떻게 생각해보면 제 삶은 매 순간 도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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