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강료 77만원' 주식 전문가, 알고보니 문체부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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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소속 기관 공무원, 온라인서 '주식 전문가'
주식 유튜브 출연해 투자 노하우 등 소개
공무원 겸직·영리활동 원칙적 금지…기관장 허가 받아야
A씨 최근엔 수강료 77만원짜리 강의 시작
A씨 "근무 기관에 문의할 것…의무 의반인지는 의문"

문화체육관광부 소속기관 공무원 A씨가 주식 관련 방송에 출연한 모습. 유튜브 캡처문화체육관광부 소속기관 공무원 A씨가 주식 관련 방송에 출연한 모습. 유튜브 캡처
유튜브나 온라인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에서 근무하는 현직 공무원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근에는 근무지에 알리지 않고 수십만원 상당의 유료 주식 강의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식하는 직장인', '투자대회 1위'…주식 유튜브 출연 다수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 공무원 A씨가 주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신의 투자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 공무원 A씨가 주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신의 투자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1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문체부 소속 기관 공무원 A씨는 현재 유튜브와 온라인에서 '○○○○○'라는 주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A씨는 주식 관련 유튜브 채널과 여러 증권사 방송에 주식 전문가 자격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A씨는 증권사 주식투자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유명해졌다. 그는 지난 3년간 투자대회 4곳에서 우승했다. 그가 참여한 대회는 정해진 기간 동안 주식 거래를 하고 높은 수익을 얻는 투자자가 우승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실력뿐 아니라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뒷받침 돼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역시 '○○○○○'라는 닉네임으로 운영하고 있다. 채널 소개란에는 '□□주식투자대회 1위', '과거 증권회사 근무' 등 이력이 소개돼있다. 현재는 영상이 업로드 되지 않고 있지만, 그는 자신의 주식 거래 과정을 녹화해 올리기도 했다.

자기소개 영상에서 A씨는 "일반 직장을 다니면서 주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근무지에서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으면 한가한 편"이라며 "교대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직장에 비해선 주식하기에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77만원짜리 주식 강의하는 공무원…기관 허가는 안 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소속기관 공무원 A씨가 최근 시작한 유료 주식 강의 포스터. 홈페이지 캡처문화체육관광부 소속기관 공무원 A씨가 최근 시작한 유료 주식 강의 포스터. 홈페이지 캡처
이처럼 A씨는 재산상 이익과 직결될 수 있는 분야에서 활동하면서도 내부 논의나 겸직신청 없이 활동을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의 겸직이나 영리활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소속 기관장 허가가 있을 경우에는 겸직이 가능하지만, 업무 능률을 떨어뜨리거나, 정부에 불명예스러운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역시 금지된다. 인사혁신처가 정한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도 공무원이 겸직 신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징계의결 요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A씨의 활동이 겸직에 해당되는지 여부와는 별개로, A씨는 내부 논의조차 없이 임의로 주식 관련 활동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 기간 동안 주식투자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상금을 받았으며, 이런 사실 역시 근무 기관에 알리지 않았다.

특히 A씨는 최근 온라인 주식 유료 강의를 시작하는 등 본격적으로 영리활동을 벌이고 있다. A씨가 다른 주식 유튜버와 함께 진행하는 이 강의 수강료는 77만원에 달한다. 강사 소개란에는 '주식경력 28년 직장인 트레이더'라고 소개돼 있다. 그는 유료 강의 역시 근무 기관에 허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문체부 소속기관 관계자는 "주식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과정에서 겸직 신청 요건이 있었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외부강의에서 수익이 나면 명백히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공무원이 주식 강의 등으로 영리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생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A씨 "영리활동 문의할 것…의무 위반인지는 의문"


A씨는 "주식 관련 활동이 일회성이기 때문에 겸직 신청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주식대회 상금이나 강의 수익에 등은 조만간 기관에 알리겠다"고 했다.

A씨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수익을 낸 적은 없고, 다른 유튜브 방송에 나갔을 때도 출연료는 일절 받지 않았다"며 "다만 주식대회 우승 상금을 받긴 했는데 직장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주식 강의는 공무원의 겸직신청 요건인 '연속성'에 해당되지 않는 일회성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신고하지 않았다"며 "다만 수익(수강료)이 들어오기 전에는 직장에 신청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이런 활동이 공무원으로서 의무를 위반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내 업무와 관련된 주식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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