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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빈곤율 'OECD 부동의 1위'…76세↑절반이 '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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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OECD '한눈에 보는 연금 2023' 보고서…소득빈곤율, 평균 약 3배
연령 오를수록 빈곤율 더 심화…성별 격차도 주요국 비해 두드러져
OECD "한국 연금시스템 덜 성숙한 상태…현 수급급여도 매우 적어"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한국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노인빈곤율 1위'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가 관련 통계를 공개한 2009년 이래 변동 없는 순위다.
 
19일 OECD가 공개한 '한눈에 보는 연금 2023'(Pension at a glance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한국의 66세 이상 소득빈곤율(Income poverty rate)은 40.4%로 OECD 평균치인 14.2%의 약 3배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득 빈곤율은 평균 소득이 빈곤 기준인 '중위가구 가처분소득의 50% 미만'인 인구 비율을 뜻한다. 이 비율이 40%를 넘어선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OECD는 '노령층의 소득 빈곤'을 다룬 파트에서 핵심 결과로 한국의 압도적인 노인 소득빈곤율을 첫째로 꼽았다.

 
OECD '한눈에 보는 연금 2023'(Pension at a glance 2023) 보고서 중 발췌. OECD 제공OECD '한눈에 보는 연금 2023'(Pension at a glance 2023) 보고서 중 발췌. OECD 제공
한국의 뒤를 이은 에스토니아(34.6%), 라트비아(32.2%)도 30%대를 지켰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를 겪은 일본은 20.0%(66~75세 16.4%·76세 이상 23.9%)로 한국의 절반에 그쳤고, 미국도 22.8%(66~75세 20.1%·76세 이상 27.2%) 정도였다.
 
프랑스(4.4%)를 제외하면 △노르웨이(3.8%) △덴마크(4.3%) △핀란드(6.3%) 등 거의 북유럽 국가들이 한 자릿수로 매우 낮은 노인 소득빈곤율을 보였다.
 
한국의 노인 빈곤은 연령이 오를수록 비례해 더 심해졌다. 66~75세의 소득 빈곤율은 31.4%인 데 반해 76세 이상은 과반(52.0%)이 빈곤층이었다.
 

OECD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66~75세의 형편이 좀 더 나았다고 짚으면서도, 두 집단의 격차는 특히 한국에서 컸다(20.6%p)고 지적했다. 66~75세와 76세 이상의 차이가 이 정도로 벌어진 나라는 라트비아(17.5%p), 에스토니아(15.4%p) 정도다.
 
젠더도 한국 노인의 빈곤 정도를 가르는 주요 지표였다. 66세 이상 남성의 소득빈곤율은 34.0%였지만, 동 연령대 여성은 45.3%로 10%p 이상 높았다.
 
OECD는 "한국의 연금시스템은 여전히 덜 성숙한 상태"라며 "현재의 노령세대도 매우 적은 연금을 받고 있다(current generations of very old people still have very low pensions)"고 진단했다.

노인 인구의 가처분소득은 전체 인구보다 대체로 적었으나, 한국은 유독 이같은 경향이 두드러졌다.
 
OECD 회원국들의 66세 이상 평균 가처분소득은 88.0%로, 66~75세 93.2%, 76세 이상 80.9% 등 노령일수록 더 낮았다.
 
한국의 노인 가처분소득은 전체 대비 68.0%로 리투아니아(67.4%) 다음으로 낮아 OECD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75세 이상 가처분소득도 58.6%로 '꼴찌'를 면치 못했다.
 
일본은 OECD 평균과 비슷한 85.2%(75세 이상 78.0%), 미국은 93.2%(75세 이상 83.8%)로 각각 파악됐다.

 
OECD 제공OECD 제공
한국 노인들은 이처럼 쓸 수 있는 돈은 적은 데 반해 고용률은 높았다. 지난해 기준 국내 65~69세 고용률은 50.4%로 OECD 중 최고치를 보인 일본(50.9%)의 뒤를 바짝 쫓았다. 해당 연령대의 평균 고용률은 24.7%였다.
 
한국은 주요국과 비교할 때 노령층의 계층 간 양극화도 심각했다. 66세 이상 노인의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0.376으로 OECD 평균(0.306)보다 큰 것으로 파악됐다. 

또 국내 전체 인구의 지니계수(0.331)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니계수는 빈부격차와 계층 간 소득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0~1 사이 값으로 표현되는데 1에 근접할수록 '불평등'하다는 의미다.
 
보통 노령층은 기초연금 등 소득불평등을 억제하는 재분배적 요소들로 타 연령대에 비해 지니계수가 낮은 특징을 보인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이와 반대로 연금 수급대상인 노인들의 소득 격차가 전체 인구보다 되레 더 심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OECD 평균값은 전체 인구의 지니계수(0.315)가 노령층(0.306)보다 더 높았다. OECD는 "(일반적 경향성과 달리) 노인 인구가 더 불평등한 것으로 나타난 곳은 14개국"이라며 이같은 특징이 가장 현저한 나라로 한국과 멕시코, 미국을 지목했다.
 
국민연금 등 연금만으로는 생계 유지가 어려운 현실도 새삼 드러났다. 한국의 연금 소득대체율(연금 가입기간 평균소득 대비 수령 연금액 비율)은 31.6%에 그쳐 OECD 평균인 50.7%에 한참 못 미쳤다.
 
또 은퇴 후 가처분소득을 퇴직 전 근로 당시 가처분소득과 비교한 순연금대체율도 35.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치는 61.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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