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 제공14일 NYT 등 외신에 따르면, 콜롬비아 마약왕의 사치품인 하마가 애물단지로 전락해 콜롬비아 정부의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마약왕이 남긴 '하마'
연합뉴스세계 최대 마약 카르텔을 이끌던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1980년대 코카인 거래로 막대한 부와 권력을 쌓았다. 그가 벌이는 사치의 '끝판왕'은 개인 별장에 있는 불법 사설 동물원이었다. 거대한 부지에 코끼리, 기린, 사자, 타조, 하마 등 전 세계 희귀 동물들을 불법적으로 밀수입했다.
1993년 에스코바르는 자신의 44번째 생일에 지붕 위로 도주하던 중 총격을 당해 사망했고, 그가 소유했던 초호화 별장은 즉각 콜롬비아 정부에 몰수됐다. 당시 별장 속 대부분의 동물들은 안전하게 포획돼 다른 동물원으로 옮겨졌는데, 하마만은 예외였다. 하마는 거대한 몸집과 난폭한 성격 탓에 울타리를 부수고 강줄기를 따라 도망쳤다. 하마는 습지가 많고 먹이가 풍부한 콜롬비아 열대 기후에서 빠르게 번식했다.
그 결과 현재 하마 개체 수는 약 200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프리카 대륙을 제외하고, 야생에서 하마가 사는 곳은 콜롬비아뿐이다. 나탈리 카스텔블랑코 박사 연구팀은 "콜롬비아 하마는 전 세계 외래종 문제 중 가장 큰 도전"이라며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하마의 수는 2035년까지 약 1500마리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해 커져도 발만 동동
연합뉴스문제는 피해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마 배설물은 수질을 오염시키고 어민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한다고 전해진다. 한 어민은 AP 통신에 "우리는 더 이상 평화롭게 물고기를 잡을 수 없다"며 "어느 날 하마가 카누로 돌진해 배를 뒤집었을 때 마주하는 공포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콜롬비아 정부는 지난달 13일(수), '전례 없는 긴급 대책'을 통해 "총 80마리를 안락사 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살처분하지 않으면 하마 개체 수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마 중성화 수술은 건당 5만 달러(약 7300만 원)가 넘는 막대한 비용 탓에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동물권 활동가이자 안드레아 파디야 콜롬비아 상원의원은 "하마를 도살하려는 잔인한 결정을 반대한다"며 "게으르게 가장 쉬운 길을 택하려 한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인도 최대 재벌로 알려진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막내아들인 아난트 암바니가 "하마들의 안식처를 제공하겠다"며 콜롬비아 정부에 살처분 취소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