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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EN:]사퇴까지 건 KBS 사장, 수신료 분리징수 멈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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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8일 여의도 KBS 별관서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 관련 기자회견
"수신료 주체, 당사자 KBS는 논의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
"분리징수로 공적책무 이행 못하면 피해는 국민에게"
"40년째 수신료 동결…공영장송 근간 훼손, 와해될 것"

KBS 김의철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와 관련한 KBS의 입장과 대응 방안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실이 추진 중인 TV 수신료 분리 징수 도입을 철회하면 자신이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황진환 기자KBS 김의철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와 관련한 KBS의 입장과 대응 방안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실이 추진 중인 TV 수신료 분리 징수 도입을 철회하면 자신이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황진환 기자계속되는 수신료 분리징수 압박에 KBS 김의철 사장이 직접 나섰다. 김 사장은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만 철회된다면 사장직을 자진 사퇴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5일 대통령실 국민제안 심사위원회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TV 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법령 개정 및 후속조치, 그리고 공영방송의 위상과 공적 책임 이행 보장방안 마련을 권고했다.

이에 김 사장은 8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하며 수신료 분리징수 철회를 촉구했다.

그는 "지난 세월 정권이 바뀔 때마다 KBS는 늘 외풍에 시달려왔고, 그때마다 KBS 구성원들은 국민과 함께 공영방송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싸워온 역사가 있다. 이 위중한 상황 앞에 저는 KBS 사장으로서 무거운 결심을 했다"며 "만일 전 정권에서 사장으로 임명된 제가 문제라면, 제가 사장직을 내려놓겠다. 그러니 대통령께서는 공영방송의 근간을 뒤흔드는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을 즉각 철회해 주시라.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이 철회되는 즉시, 저는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어 "KBS의 미래와 발전을 위한 방안을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서 대통령님과의 면담을 정식으로 요청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 결정까지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짚었다.

김 사장은 "이번 권고안 결정에 있어, 사회적 제도로서 공영방송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민이 있었는지, 다양한 시각을 지닌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해 충분한 논의를 진행했는지에 대해서는 강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당사자 KBS가 모든 과정에서 배제됐다는 게 핵심이다.

김 사장은 "심사위원회가 여러 차례의 활발한 토론과 격렬한 논쟁을 거쳐 이번 권고안을 결정했다는 소식은 접한 바 없다"며 "심지어 공영방송의 근간이 흔들리는 중차대한 사안을 두고 KBS는 논의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으며, 별도로 의견을 물어 온 바도 없었다는 점은 무척 유감으로 생각한다. 해당 건과 관련한 KBS의 입장 전달은 KBS가 자발적으로 제출한 의견서가 전부"라고 강조했다.

또 40년째 수신료가 동결 중인 상황에서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은 공영방송의 근간을 훼손하는 조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사장은 "초 저비용의 경제적인 수신료로 위와 같은 공적 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 바로 수신료 징수 비용을 최소화하고, 수신료를 최대한 낭비 없이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현재의 통합징수 방식은 최저의 징수 비용으로 최고의 징수 효율을 실현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납부자간 형평성과 공정성을 구현하여 납부 정의를 실천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분리징수가 현실화 될 경우, 콘텐츠 제작에 투입되어야 할 수신료는 막대한 징수 비용 지출로 의미 없이 낭비될 것이다. 이는 KBS에 부여한 다양한 공적책무들을 도저히 이행할 수 없는 상황으로 직결된다. 결국 분리징수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께 돌아갈 것"이라며 지난해 6200억 원 대였던 순 수신료 수입이 분리징수 시 1천억 원 대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통령실을 향해서는 "수많은 불합리와 문제점을 감수하면서까지 분리징수를 추진해야 할 만큼 중대하고도 긴급한 사유나 실익이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수신료 징수 방식에 대한 논의는 단순한 징수 방식 변경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공영방송이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되는, 지극히 민감하고도 중요한 사안이다. 비효율적인 재원 충당 방식을 채택하겠다는 것은 사회적 비용 낭비와 갈등만 키우는 모순적인 선택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의 책무와 권한이 부여된 KBS의 근간을 와해시킬 수 있는 사항이, 인기투표 같은 추천수와 댓글들을 근거로 결정된다는 것은 결코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한 번의 의견청취로 공영방송 재원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정부 차원의 권고 결정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것이다. 이처럼 성급한 결정을 내리게 된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대통령실에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에 따라 해당 업무를 담당할 유관 부처에는 방송법에 명시된 수신료 징수의 실질적 주체가 KBS임을 근거로 "수신료 징수 방식에 대한 논의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KBS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정식으로 제안한다. KBS는 수신료의 가치가 충실하게 구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의에 임하겠다"고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내보였다.

수신료 납부 주체인 국민들을 향해서는 "국민들께서 주시는 수신료가 어떤 의미인지, 또 얼마나 소중한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국민들께서 보여주신 지적과 질책에는 깊이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뼈를 깎는 성찰과 혁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올린다. 아울러 지금의 수신료 통합징수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성을 구현하는 최선의 방식이라는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넓은 양해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날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KBS TV 수신료(월 2500원)를 전기요금과 분리해 징수하기로 가닥을 잡고 곧 관련 절차를 밟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3월 홈페이지 '국민참여 토론' 코너에 'TV 수신료와 전기요금 통합 징수 개선, 국민 의견을 듣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한 달 간 국민 의견을 수렴했다. 그 결과, 징수 방식 개선을 찬성하는 비율이 96%가 나오자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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