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민희진 오케이레코즈 대표, 그룹 아일릿. 박종민 기자/빌리프랩 제공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의 걸그룹 아일릿(ILLIT)이 또 다른 산하 레이블 어도어 소속 뉴진스(NewJeans)를 카피(모방)했다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발언에서 촉발한 20억 규모 손해배상 소송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제12민사부는 15일 오후 3시 50분 빌리프랩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20억 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여섯 번째 변론기일을 열었다. 당초 3월 27일 예정이었던 기일이 변경돼 이날 치러졌다.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두 번 변론하고 종결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우선 피고(민희진) 측은 "원고(빌리프랩)는 200쪽 되는 증거를 내고 있다"라며 "(이에 관한 판단은) 지금이라도 할 수 있다"라고 운을 뗐다. 피고 측은 "아일릿이 뉴진스를 모든 면에서 따라하고 있다는 취지밖에 없는 것"이라며 "불법적 마녀사냥으로 언론에서 매도될 때 심경 토로하는 과정에서 (발언)한 것에 불과하고, 어떤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도 아니고 지난번 관련 판결에서도 인정된 것처럼 그 자체가 의견 표명"이라고 주장했다.
소속 연예인 뉴진스를 관리하는 회사 대표 입장에서 얼마든지 가능한 발언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피고 측은 "기본적으로 의견 표명이라는 걸 법원이 인정했고, 사실 적시라고 하더라도 허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의상이라든지 공식석상에 등장하는 방식, 화보 촬영 등 누가 보더라도 뉴진스를 따라하고 있다는 거지 표면적으로 저작권 침해하고 있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일릿이 뉴진스를 모방했다는 주장을 두고, 피고 측은 "피고(민희진)만의 말이 아니고 먼저 언론에서 나왔고 기자들도 분석했고 음악 전문가들도 그런 식의 여론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당연히 뉴진스 관리하는 회사 대표로서는 할 수 있는 발언"이라며 "드러난 증거를 통해서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상태"이니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반면 원고 측은 "피고가 뉴진스를 빼돌리기 위해 하이브와 아일릿의 평판 떨어뜨리기를 한 것이다. 사전에 기자분들과 접촉하고 여러 가지 공모한 정황히 이 카톡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다"라며 '고의성'과 '계획성'을 주장했다.
원고 측은 "자기 소속 그룹을 보호하기 위해 대표자가 '방어권 행사'로서 했다는 프레임으로 얘기할 사건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굉장히 위협성이 중대한 사건"이라며 "가냘픈 소녀들(아일릿)에 대한 엄청난 가해 행위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피고 발언은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했다'라는 구체적인 사실을 명시한 것"이라며 "피고의 표절 의혹 제기는 변호사들로부터 '표절이 성립하기 어렵다'라는 의견을 받았는데도 악의적으로 제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자 피고 측은 "머릿속에서 상상은 뭐든 못 하겠나. 그렇기 때문에 (카카오톡과 같은 사적 대화는) 통신보호비밀법으로 보호가 되는 건데, (원고는) 감사권을 기초로 해서 피고들에 관해 여러 가지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사실 거기 나온 것 중 실행된 건 하나도 없다. 여론전도, 기자 접촉도 전부 없다. 2024년 4월 4일, 16일 자 메일로 표절 이슈를 하이브에 항의한 것. 그에 대해 반대로 돌아온 것이 감사"라고 반박했다.
해당 발언은 민 전 대표가 먼저 준비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도 짚었다. 피고 측은 "기자회견 2시간 정도 진행됐는데 기자들이 멀티 레이블 체제의 독립성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해서 답변한 5분 정도 발언이다. 계획에 의해 그랬던 게 아니고, 정말 절박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본인을 방어하고 변론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마녀사냥에 대한 방어권"이라는 입장을 폈다.
원고 측은 "뉴진스보다 먼저 등장해서 인기를 얻었던 여자친구(GFRIEND)와 뉴진스 안무를 비교해서 보여드린 적 있다. 피고가 (안무를) 다 개발한 것처럼 하는 건 사실관계를 오도하는 게 아닌가. 피고 측은 여자친구와 뉴진스의 관계에 관해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고 있으니, 심리할 때 고려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쌍방이 입장이 많이 대립되는 게 원고는 할 게 많다고 하고, 피고는 빨리 진행해 달라고 한다. 이 사건 관련 간접사실은 엄청 많을 수밖에 없다. 지엽적인 거 하나하나 심리하기 위해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다. 적절한 시기에 변론 종결하는 게 필요한 거 같다"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양측에 △판단이 필요한 부분 △누락되면 안 되는 사실 등을 포함한 종합준비서면을 만들어 제출할 것, 필요한 증거 신청을 다음 기일 전에 하라고 주문했다. 특히 증거 신청은 2주 전까지 하라고 했다. 이후 증거 신청할 경우 각하될 수도 있다고 고지했다.
재판부가 앞으로 두 번의 변론기일 후 심리를 종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다음 기일은 오는 7월 10일 오후로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