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게 웃는 여자 축구 대표팀 콜린 벨 감독. 대한축구협회"여기 왔을 때부터 한국어 공부했어요.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고강도!"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콜린 벨(62·잉글랜드) 감독이 '고강도'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어 단어로 손꼽았다.
벨 감독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국어 중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 받았다.
그는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여기 왔을 때부터 한국어 공부를 했다"면서 천천히 입을 뗐다. 이어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고강도!'"라고 답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벨 감독은 "고강도, 적극적으로, 포기하지마" 등을 언급했다. 이어 "고강도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라고 재차 강조했다.
2019년 10월 여자 A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벨 감독은 올해로 5년 차다. 그는 오랜 기간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에 대해 "선수들과 좋은 관계가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벨 감독은 "선수들을 돕기 위해서라면 벽을 뚫고 나가서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그렇게 해서 선수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 잠재력을 뽑아내는 게 제 목표이고 희망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함께 선수들의 자신감도 올라왔다고 평가했다.
남자 A대표팀을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올린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성과에 대해서는 동기부여나 부담감을 따로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벨 감독은 "벤투 전 감독이 한국에서 지낼 때 한국 축구와 생활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 나눴다. 16강 진출을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기부여는 오히려 자신을 도와주는 대표팀 선수들, 코칭스태프, 협회의 노력 때문에 더 많이 느낀다고 덧붙였다.
벨 감독은 한국에 오기 전 이미 유럽 여자 축구계에서 굵직한 커리어를 달성했다. 독일 여자 분데스리가 FFC 프랑크푸르트 감독으로 2014년 독일컵 우승과 함께 2015년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경험했다. 2017~2019년엔 아일랜드 여자 A대표팀을 지휘한 바 있다.
다만 대표팀을 데리고 월드컵에 나선 기억은 없다. 호주·뉴질랜드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이 생애 첫 커리어가 된다.
벨 감독은 "이 팀을 지도해서 월드컵에 나가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그는 "월드컵에서 최대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면서 이것이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표팀은 월드컵 모의고사로 다음 달 16일부터 열리는 아널드 클라크컵에 출전한다. 잉글랜드축구협회 주최 여자 축구 국제 친선대회로 올해 2회를 맞는 대회에서 한국, 잉글랜드, 이탈리아, 벨기에 여자 대표팀과 각각 한 차례씩 격돌한다.
벨 감독은 오는 30일 천가람(울산과학대), 지소연(수원FC) 등 23명을 울산으로 소집해 아널드 클라크컵 대비 훈련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