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민간개발업자 남욱 씨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돼 연일 폭로전을 이어가고 있는 남욱 변호사가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해서도 "곽 전 의원이 회사에서 돈을 꺼내 자신에게 주고 김만배 씨가 징역 3년을 다녀오면 된다"라며 돈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곽 전 의원 측은 반박하면서 동시에 남 변호사가 최근 검찰에 회유된 것 아니냐며 그의 증언은 믿을 수 없다고 맞섰다.
남욱 "곽상도가 김만배한테 돈 달라 하고 징역 3년 다녀오라 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28일 곽상도 전 의원의 뇌물 혐의 재판에서 남욱 변호사를 증인으로 채택해 신문했다.
이날 남 변호사에 대한 증인 신문은 지난 2017년쯤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곽상도 전 의원이 다투게 된 경위를 묻기 위해서 마련됐다.
이에 대해 남 변호사는 "당시 (김만배 씨와 곽 전 의원이) 싸우게 된 경위가 곽 전 의원이 돈 얘기가 나왔는데 취해서 '회사에서 (돈을) 꺼내고 3년 징역을 갔다 오면 된다'라는 말을 가볍게 했다"라며 "김만배 씨가 화를 엄청 내서 저와 정영학 회계사가 눈치를 보다가 밖에 나왔다"라고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재차 "곽 전 의원이 돈 얘기를 꺼내서 이 사달이 난 것으로 기억한다"라며 "김만배 씨가 돈이 없다고 하니 곽 전 의원이 회사에서 꺼내고 징역을 살라고 하니깐 화내고 난리가 났다. 돈 주고 징역을 가라는데 화를 안 낼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곽상도, 강하게 부인… "남욱, 검찰에 회유 압박 받았을 것"
곽상도 전 의원
이에 대해 곽 전 의원은 강하게 반발하며 남 변호사의 말을 반박했다. 곽 전 의원은 "2017년 하반기부터 저는 문재인 정부의 수사 대상이었고, 문재인 정부 출범 후 5년 내내 수사만 받았다"라며 "이 건도 수사를 받아서 지금 여기 와 있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제가 사석에서 누구한테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은 상상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나오는 자료를 보면 이 분들(남욱 등)은 전부 이재명 대표의 선거운동, 민주당 선거운동을 하고 청와대에 간다고 했던 분들"이라며 "거기에다 제가 돈을 달라고 했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당사자 격인 김만배 씨는 이날도 말을 아꼈다. 김 씨는 '곽 전 의원으로부터 회사에서 돈을 꺼내고 3년 징역 다녀오면 된다는 말을 들었는가'라는 질문에 "없다"라고 답했다. 다만 '남 변호사의 진술을 들었는데 진술을 변경하거나 추가할 내용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없다"라고 답했다.
그동안 검찰과 변호인들은 이날 재판에서 남 변호사를 증인으로 채택할 것인가를 두고서 신경전을 이어왔다.
검찰이 다른 사건에 대한 조사를 하던 중 남 변호사가 곽 전 의원과 김 씨의 당시 다툼에 대한 증언을 했는데, 변호인들은 해당 발언을 활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어서다. 이날 곽 전 의원은 직접 발언권을 얻어 재판부를 향해 "저한테 왜 이렇게 가혹한 재판을 하는가"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도 변호인들은 "남 변호사의 2017년 (다툼) 상황 증언은 증거력이 모두 인정될 수 없다"라며 "다수의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기소된 남 변호사로서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회유와 압박, 답변 유도 등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 변호사의 법정 진술을 신빙할 수 없다. 남 변호사가 최근 압수수색 이후 새로운 사실을 기억했다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어서 믿을 수 없다"라며 "남 변호사의 최근 검찰 진술은 절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에서 나온 진술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