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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만나자, 아들"…강제북송에 막힌 엄마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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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성씨, 어머니와 2019년 탈북
中에 남아야 했던 母, 아들만 한국행
6년간 영상통화로 안부 주고받아
"곧 보자"던 母, 미얀마 국경서 체포
"어머니 곧 북송될 것"소식에 '절망'
강제북송, 평생 고문과 구타 시달려
"엄마 평생 못봐도 돼…살려만달라"

15세 때 어머니와 함께 탈북한 뒤 한국에서 대학생활 중인 김금성 씨가 현재 강제 북송 위기에 놓여 있는 어머니의 사진을 보고 있다. 독자 제공15세 때 어머니와 함께 탈북한 뒤 한국에서 대학생활 중인 김금성 씨가 현재 강제 북송 위기에 놓여 있는 어머니의 사진을 보고 있다. 독자 제공
"앞으로 엄마 평생 안 봐도 되니까요. 제발 송환만 안 했으면 좋겠어요."

11일 CBS노컷뉴스 인터뷰에 응한 김금성(21)씨는 애써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중국에 구금된 어머니가 곧 강제 북송된다는 소식을 들은 뒤부터 매일 속이 타들어간다고 했다.

김씨는 열다섯살이던 지난 2019년 어머니 A씨와 함께 탈북했다. 김씨는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왔지만, A씨는 중국에 남아야만 했다. 중국 남성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게 브로커의 '탈북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목숨을 걸고 탈출했지만 곧장 이별이었다.

김씨는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을 거치며 한국 사회에 정착했다. 그러나 중국에 남은 어머니가 걱정이었다. A씨와 1년 넘게 연락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생 신분인데다가 활동 반경에도 한계가 있다 보니 생사 여부 자체도 알 수 없었다.

약 6개월이 지났을 무렵, 기적처럼 북한이탈주민이 운영하는 팟캐스트를 통해 연락이 닿았다. 김씨와 함께 하나원에서 생활했던 한 북한이탈주민이 팟캐스트에서 A씨의 사연을 듣고 두 사람을 연결해준 것. 김씨는 떨리는 마음으로 휴대전화를 들고 A씨와 영상통화를 시작했다. 마침 날짜도 2020년 12월 24일, 두 사람 모두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탈북한 김금성씨가 중국에 남겨져 생사여부를 알 수 없던 어머니와 처음으로 영상통화를 하는 장면. 유튜브채널 총각엄마TV 캡처탈북한 김금성씨가 중국에 남겨져 생사여부를 알 수 없던 어머니와 처음으로 영상통화를 하는 장면. 유튜브채널 총각엄마TV 캡처

김씨와 A씨는 그날 이후로 영상통화로 안부를 주고 받았다. 새로 사귄 친구들 이야기부터 케이팝 아이돌 자랑까지, 김씨는 시시콜콜한 일상을 모두 A씨와 공유했다. 김씨가 대학교 합격증을 보여준 날에 A씨는 "무사히 잘 커줘서 고맙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어머니와 아들은 6년 동안 휴대전화로 안부를 주고 받았지만,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나는 일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A씨가 김씨를 만나기 위해 2024년 말 미얀마를 거쳐 한국으로 오려다가 중국 국경에서 공안에 붙잡혔기 때문이다.

김씨는 "엄마가 붙잡히기 하루 전날 통화를 했는데 '아들이 보고 싶다'며 한국으로 오겠다고 하길래 말렸다"며 "혹시나 엄마가 상처를 받을까봐 단호하게 말리지 못했는데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A씨를 북한으로 송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함께 생활하던 중국 남성은 최근 교정당국 관계자로부터 "A씨는 북한으로 넘겨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 A씨가 강제 북송될 경우, A씨는 변방대를 거쳐 보위부에서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알몸으로 앉았다 일어났다를 수백회 반복하는 이른바 '뽐뿌질'이나 무차별적인 폭행, 고문을 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도(道) 단위 집결소를 거쳐 과거 거주지 교화소로 보내지는데, 이후로는 외부와의 접촉이 단절돼 생사를 확인할 길이 없다.

김씨가 생활중인 그룹홈(사단법인 우리들의 성장이야기 운영) 측은 유엔 인권사무소에 A씨의 강제 북송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중국 정부에 강제 북송의 부당함과 인권유린 등을 포함한 자료를 송달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앞으로 평생 엄마를 보지 못해도, 연락하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북한으로) 넘어가지 않고 중국에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제발 엄마를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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