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와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이 추가경정예산(추경) 검토와 에너지 전환 정책을 언급하며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검찰개혁 후속 입법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이 이어지며 국정 동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중동 정세의 경제적 여파와 관련해 석유 가격 안정 대책과 세제 조정, 소비자 지원 방안 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재정·금융 지원을 포함한 대응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며 추경 필요성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비상한 상황인 만큼 기존 정책을 뛰어넘는 방안과 속도로 시장 불안을 안정시켜야 한다"며 외부 충격이 민생과 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연일 회의에서 중동 상황에 따른 피해와 위기 요인을 점검하고 대책 마련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정부 출범 1년을 앞두고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시점에 중동 위기가 겹쳤다"며 "현재는 위기 대응과 경제 안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영주 기자이 대통령은 특히 이번 위기를 에너지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전환 속도를 높일 필요성을 주문하며 "위기 상황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고 언급했다. 그는 "위기가 닥치면 변화를 수용할 마음의 준비가 갖춰지고 소위 기득권도 저항하기 쉽지 않게 된다"며 이번이 석유·가스 의존을 탈피할 기회라는 관점을 제시했다.
안보 분야에서도 국민 우려를 달래며 자주국방 메시지를 내놓았다. 주한미군 전력 일부가 중동으로 이동하는 상황에 이 대통령은 "국가 방위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며 국방 역량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는 올해를 원년으로 삼은 전시작전통제권 회복 논의에 힘을 실으려는 메시지로도 풀이된다.
다만 정부 대응과 별개로 여권 내부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검찰개혁 후속 입법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을 둘러싸고 당내 강경파가 정부 수정안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논쟁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두 차례 SNS를 통해 개혁 추진 과정에서 합리적 접근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냈지만, 이를 둘러싸고 여권 내 해석이 엇갈리며 논쟁이 확대되기도 했다. 일부 친여 성향 유튜브와 당내 강경 지지층이 '대통령 공소취소·검찰 수사권 거래설'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갈등은 더욱 증폭됐다. 경제 불안 요인이 커지는 상황에서 여권이 이념 논쟁에 몰두하고 있다는 우려도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진화에 나섰다. 정청래 대표는 11일 중수청·공소청 법안과 관련해 당정청이 큰 방향에서 차이가 없다며 수사와 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이견을 조율해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 대통령도 직접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설 전망이다. 다음 주 여당 초선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갖고 주요 국정 현안과 입법 과제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중수청·공소청 법안을 둘러싼 당내 다양한 의견이 논의될 가능성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