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금리노마드' 늘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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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 수신 금리 인상, 예적금 금리도 높아질 듯
저축은행, 연일 '갈아타기'하려는 금리노마드족으로 북적
고금리 쇼핑 한동안 이어질 듯
정부, 과도한 예적금 금리 경쟁 말라고 주문했지만…이미 소비자 기대 높아

지난 11일 오후 선릉역 인근 A저축은행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입구 앞에는 최근 몇차례의 특판 예금의 인기를 증명하듯 바닥에 테이프로 만든 선이 그어져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그 날의 예적금 금리였다. A4용지에 인쇄된 '1년에 5.4%'란 글씨가 창구와 입구, 영업점 곳곳에 붙어 있었다. 번호표를 뽑으니 앞에 30명 넘게 줄을 섰다. 주로 나이가 지긋한 노년층 고객들이 영업점에 나와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석에는 빈 자리가 거의 없었다. 직원에게 얼마나 기다려야 하느냐고 빨간 글씨로 써붙인 '대기시간 예측불가'란 종이를 가리켰다.

선릉역 인근의 한 저축은행에 당일 예금, 적금 금리를 알리는 알림판이 입구에 세워져 있다. 박초롱 기자선릉역 인근의 한 저축은행에 당일 예금, 적금 금리를 알리는 알림판이 입구에 세워져 있다. 박초롱 기자
최근 금리 인상기를 맞아 예적금 쇼핑이 인기다. 금융당국이 과열되는 예적금 금리 경쟁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지만 24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당분간 예적금 금리 상승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지난 4월부터 사상 처음으로 여섯 차례 연속 인상한 건데 이로써 기준금리는 3.25%가 됐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5.7%로 높은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정책 대응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소비자물가는 기저효과 등 영향으로 상승률이 다소 낮아지겠지만 당분간 5% 수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금융 및 외환시장의 위험이 누그러졌고 단기 자금시장이 위축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상 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준금리 상승으로 대출 및 수신금리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리상승으로 주담대가 연 6%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수신 금리는 은행 간 경쟁까지 겹쳐 당분간 상승세가 돋보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준금리가 3%대에 진입한 이후 '예금의 시대'가 돌아왔다는 평가다.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5%대를 접어들면서 저축은행 창구에 '오픈런'을 하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선릉역 인근 한 저축은행 영업점에 번호표 지급과 관련한 안내문이 붙어있다. 박초롱 기자 선릉역 인근 한 저축은행 영업점에 번호표 지급과 관련한 안내문이 붙어있다. 박초롱 기자 
A은행 앞에서 나온 70대 B씨는 얼마전 오전 8시 A은행 앞에 줄을 서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6%대 예금 특판을 지난달에 새벽 6시부터 접수받았다. 일찍 온다고 서둘러서 8시에 도착했는데 앞에 백 몇십명이 이미 대기표를 뽑아 갔다. 그 때 가입하지 못하고 오늘 5.4% 예금에 가입했다. 아쉽다"고 말했다.

기자가 찾은 B은행에는 창구 순서를 기다리며 분홍빛 실로 뜨개질을 하는 고객도 눈에 띄었다. 그녀는 "40분 넘게 기다렸다"며 웃음을 지었다. 지난달에 든 적금을 깨고 좀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다른 상품으로 가입하겠다는 '금리노마드족'은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C저축은행 안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만난 D씨는 C은행에서 지난달 든 연 이자 5.75%의 '손주사랑적금'을 깨려고 왔다고 했다. D씨는 "여기보다 더 좋은데가 있어서 해약하려고 한다"면서 "지난달 말에 5.75%로 들었는데 어제 다른 은행에 전화해 봤더니 이것저것 해서 6.6%가 되더라"고 말했다.

24일 기준 저축은행중앙회의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12개월 만기 저축은행 예금 평균금리는 5.5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최근 보험업계도 유동성 확보 차원의 저축보험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1억 원의 여윳돈을 5.8%, 6%짜리 저축보험 상품에 5천만 원씩 나누어 가입했다는 박모(62)씨는 "최대 5년동안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어서 만기가 6개월에서 1년인 은행 상품보다 더 이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높아지는 예적금 금리에 따라 인기가 높지만 예금자 보호가 되는 한도 내에서, 분산해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추천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는 가운데 전체적인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그 가운데 신용도가 떨어지는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한 위험요소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개인자산 관리에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형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지난주 은행들에 예적금 금리를 과도하게 인상하지 말라고 주문한 상태다. 시중자금의 은행 쏠림현상으로 2금융권 유동성이 마르고 예금금리 인상이 코픽스(자본조달비용지수)를 끌어올려 대출금리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예적금 금리에 선반영되었다는 분석도 있는만큼 향후 예적금 금리가 상승세인 가운데 그 폭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권혁준 순천향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예적금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는) 정부의 주문은 이미 예적금 금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이미 자신이 가진 유동성으로 이자를 얻겠다는 사람들을 시장이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앱으로 쉽게 가입과 해지가 가능하고, 오픈뱅킹 등을 통해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등 환경도 금리노마드족을 더 독려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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