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장유정 감독이 보여주고 싶었던 코미디란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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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직한 후보 2' 장유정 감독 <하>
장유정 감독이 생각하는 '코미디'의 정의에 관하여

영화 '정직한 후보 2' 장유정 감독. NEW 제공영화 '정직한 후보 2' 장유정 감독. NEW 제공※ 스포일러 주의
 
2017년 '부라더', 2020년 '정직한 후보'에 이어 2022년 '정직한 후보 2'까지 장유정 감독은 벌써 3편의 코미디 영화를 연출하며 관객들에게 다양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전편 '정직한 후보'에서는 갑작스럽게 거짓말을 못 하게 된 국회의원 주상숙의 모습을 통해 촌철살인과 해학에서 나오는 웃음을 그렸다면, '정직한 후보 2'에서는 모두가 차마 말하지 못하고 가슴 한 켠에 담아두고 있는 진실을 대신 터뜨리며 웃음을 전달한다.
 
또 현실에서는 통쾌한 결말을 보지 못했던 각종 비리와 사회적 문제를 풍자하고, 주상숙과 박희철 콤비의 활약으로 해결하며 대리만족까지 안겨준다. 3편의 코미디를 통해 장유정 감독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웃음의 본질은 바로 '해소'였다.

영화 '정직한 후보 2' 스틸컷. NEW 제공영화 '정직한 후보 2' 스틸컷. NEW 제공 
▷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사회 문제를 담아냈다. 환경오염, 쓰레기 시멘트, 부동산 투기, 정경유착 등이 '정직한 후보 2'를 통해 드러난다. 심각할 수 있는 사안을 코미디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부딪힌 문제는 무엇이었을지 궁금하다.
 
어디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큰 시멘트 회사들이 이렇게까지 하고 있다는 걸 책을 보고 알았다. 책의 저자를 만나 취재하면서 그분께 우리 영화는 '코미디'라고 말했다. 코미디이기 때문에 그동안의 폭로 영화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텐데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그분이 흔쾌히 괜찮다고 하셨다. 그런 장면을 코미디적으로 어떻게 관객에게 주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건드릴까 고민을 많이 했다.
 
지나치게 계몽적이거나 하면 관객분들이 바로 반감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생각한 건 우리 영화는 관객들에게 문고리를 돌려주는 정도면 된다는 거였다. 우리는 문을 만들고 문고리 채워 넣고 살짝 돌려서 이만큼만 보여주면, 궁금한 분들은 문을 열고 나가 볼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취재하면서 봤을 때 두 가지만 명확하게 보면 된다고 생각했다. 법규가 없고, 문제가 크다.
 
시멘트 독성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소에 갔을 때, 이러면 사람이 죽느냐는 질문에 연구원이 엄청나게 살충제를 뿌리며 "죽죠. 빨리 죽죠"라고 답한다. 그 사람 입을 통해 심각성을 알린 거다. 또 주상숙이 다 잡아 넣고 싶다고 말하자 연구원이 관련 법규가 없어서 벌금 내면 그만이라고 하는데 그 역시 팩트다. 그런 식으로 코미디로 보여주는 게 그런 게 내가 코미디에서 쓰는 시사 풍자다.

 
▷ 억지로 웃기려고 웃기지 않고, 어떤 혐오나 가학적인 방식을 피하는 것도 힘든 일인 거 같다. 감독이 정의하는 코미디란 무엇인가? 그리고 코미디 영화를 연출할 때 이것만은 지키고자 하는 게 있다면 무엇일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코미디는 '해소'인 거 같다. 웃음을 통해서든 페이소스를 통해서든 맺혔던 게 풀렸을 때 긴장이 풀어지면서 확 웃게 된다. 평정을 깨는 장면, 허를 찔렸을 때 웃게 되는 장면 등 그런 게 잘 나타난 작품을 보면 재밌다.
 
우리 영화에서 기사가 공주를 구한다는 공식을 깬다. 박희철이라는 기사가 뚜벅뚜벅 정의감 넘치는 발자국 소리와 함께 문을 팍 열고 나오는, 여기까지는 클리셰다. 그런데 멋있게 와서 걱정 말라고 해놓고 그 기대를 달걀 깨듯이 파삭 깬다. 난 개인적으로 그 장면을 좋아한다. 그런 코미디를 내가 좋아하는 거 같다.
 
우리 영화를 두고 무해한 코미디라는 말을 많이 하시는데, 나는 무해하기만을 목표로 삼지는 않는다. 다만 내가 생각했을 때 좀 그렇다고 생각하면 일단 고민하게 되는 거 같긴 하다. 스스로 너무 검열을 많이 하면 풍자할 수 없다.


영화 '정직한 후보 2' 스틸컷. NEW 제공영화 '정직한 후보 2' 스틸컷. NEW 제공 
▷ 연극 '멜로드라마',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 '그날들' 등 오랜 기간 무대 연출을 한 감독이기도 하다. 무대는 상황에 따라 바꿀 수 있지만, 영화는 무대와 달리 한 번 세팅하면 바꿀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영화 작업을 하며 아쉬웠던 지점은 없었나?
 
정말 그게 나에게는 제일 두려운 순간이다. 내가 편집실에서도 정말 많이 보는 편이라고 한다. 내 작품을 너무 많이 내려서 보고 고치고 또 내려고 보고 또 고치고 하니까 정작 영화가 개봉하고 나면 많이 안 본다. 영화가 개봉하면 관객 분위기를 보려고 한 두 번 영화관 가서 보거나 다음 영화 찍기 전에 어떤 과오가 있었는지 보기 싫지만 보는 거다. 아마 공연은 고칠 수 있는데 영화는 고치지 못하다는 것 때문에 생기는 거 같다. 그래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 후속편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고 했는데 결국 2편까지 나오게 됐다. 혹시 3편을 기대해 봐도 되는 걸까?
 
진짜 그렇지 않다. 그럴 수도 없다. 우선 '정직한 후보 2'가 잘되어야 한다.(웃음) 우리는 아무도 내부에서 3편 이야기를 안 한다. 나는 정말 하루하루 '오늘만 살자' '오늘만 잘 살면 어떻게 될 거야' 이런 편이다. 내가 공연도 하고 영화도 해서 도전의 아이콘처럼 말하는 데 진짜 아니다. 하루하루 계단을 하나씩 밟아가는 사람이다. 만약 3편도 기회가 오면 좋겠다. 관객들의 웃음 하나하나가 모여서 3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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