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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염정아가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첫사랑 찾기 나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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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 세연 역 배우 염정아 <상>
죽음 앞둔 세연의 첫사랑 찾기 여정에 관한 이야기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세연 역 배우 염정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세연 역 배우 염정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일러 주의
 
"니가 찾아내, 내 첫사랑!"
 
괴팍한 남편의 핀잔에도, 사춘기 아들의 무관심과 중2병 딸의 반항에도 언제나 씩씩함을 잃지 않는 세연은 어느 날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후 세연은 생애 마지막 생일을 맞이하게 되자 남편 진봉(류승룡)에게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 달라고 당당히 요구한다.
 
'완벽한 타인'의 문학에 빠진 가정주부 수현, '카트'의 정규직 전환을 눈앞에 둔 선희, '범죄의 재구성'의 팜므파탈 사기꾼 서인경, '장화, 홍련'의 아름답지만 신경이 예민한 새엄마 은주 등 장르 불문하고 다양한 매력의 캐릭터로 변신해 온 배우 염정아가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세연 역을 맡아 이번에는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한다.
 
생애 마지막 여정을 다름 아닌 '첫사랑' 찾기로, 그것도 남편과 함께 나선 세연이 진정 찾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그러한 세연을 연기하는 데 무한한 힘을 준 이들은 누구였을까.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염정아에게서 그 대답을 들어봤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세연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함께했던 사람을 찾아 떠난 여정

 
▷ '인생은 아름다워' 시나리오를 읽고 난 후 뮤지컬 장르라는 점 외에도 어떤 점이 배우로서 연기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게 했나?

 
일단 배세영 작가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읽어보나 마나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읽을 때도 대사도 너무 좋은데, 선곡해 놓은 노래 가사들이 같이 있다 보니 처음 읽을 때부터 몰입이 심하게 됐다. 그렇게 세연이한테 완전 빠져서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 젊은 시절 배역을 따로 두지 않고 직접 연기했다. 젊은 시절 캐릭터를 연기할 때 어떤 점을 염두에 두고 연기했나?
 
외모적인 건 의상팀이나 분장팀이 도움을 많이 주셨고, 후반에서 CG 팀의 도움도 받았다. 나는 연기할 때 대사를 빨리하거나 톤을 높게 잡았다. 나의 20대 때를 생각하면 지금보다 훨씬 높았던 거 같다. 조금 더 목소리도 낭랑하게 하고, 약간 애교 섞인 말을 하려고 했다. 닭살이지만 아무튼 그렇게 했다. 진짜 힘들었다.(웃음)
 
▷ 죽음을 앞둔 세연이 남편 진봉에게 첫사랑을 찾아달라고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설정이 흥미로운 것 같다.
 
세연은 지난 20년을 강진봉의 아내, 아이들의 엄마로 살고 있었다. 그게 당연한 줄 알고 매일 최선을 다해 살고 있었는데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거다. 그렇다면 내 인생에서 가장 예쁘고 찬란했던 순간은 언제인지 생각해 봤을 때, 진봉이와 만났던 때를 생각 못하고 고등학교 때 첫사랑인 정우 오빠 만났을 때를 생각한 거다. 내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같이 한 사람 찾자고 생각한 거 같다. 그런데 찾다 보니 그 아름다운 시절은 진봉이를 만난 시절이었던 거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첫사랑을 찾는 세연을 보면서 혹시 첫사랑 생각이 난 적은 없나?
 
지금 이 나이에 첫사랑이 생각나겠나.(웃음) 영화를 네 번 보니까 다른 게 보이기 시작하더라. 어린 세연(박세완)과 정우(옹성우)가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서 있는데 심장이 왜 이렇게 콩닥콩닥 뛰는지, '첫사랑이 저런 감정이었지' 하고 생각났다. 서울 가는 버스 안에서 정우가 이야기하자 세연이 커튼으로 얼굴을 가리는데 그것도 너무 예쁜 거다. 저렇게 티 나게 얼굴을 감춰도 되는 저런 감정이었지 싶었다.

 
▷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들었다.
 
실제 영화 촬영하면서 가장 많이 울었던 신은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과 '뜨거운 안녕'이었다. 감정을 많이 억누르면서 찍었다. 마지막에 진봉이가 파티를 해줬을 때 무대 위에 올라가서 사람들에게 하는 대사도 많이 와닿고 슬펐다. 그리고 서진(하현상)이랑 통화하는 신을 찍을 때, 서진이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노래한 걸 들으면서 했는데, 노래를 듣고 정말 펑펑 울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세연 역 배우 염정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세연 역 배우 염정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염정아가 '인생은 아름다워'라고 기억할 순간들

 
▷ 시사회 당시 남편 진봉의 모습을 보고 그의 밉살스러운 모습에 객석이 웅성거렸다. 실제 류승룡이 연기한 진봉을 만났을 때 어떤 마음으로 마주했었나?
 
류승룡 선배님이 한 진봉은 상당히 귀엽다. 영화적으로 진봉이 처음 그렇게 하는 신들은 다 세연의 감정을 몰아주기 위한 장치다. 실제 두 부부는 큰 문제 없이 20년을 살아왔다. 둘이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고 그냥 그냥 살아가는, 엄마와 아빠로서 최선을 다해 살아왔던 사람들에게 갑자기 그런 일(세연의 시한부 판정)이 닥치게 된 거다. 둘이 특별히 사이가 나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사랑했던 시절을 잊고 그냥 생활만 한 거다.
 
▷ 류승룡과 현장에서 호흡을 맞춰보니 어땠나?
 
너무 좋았다. 같이 작품 하는 게 너무 좋았고, 진짜 감사했다. 내게 늘 진봉으로 대해주셔서 연기하는 데 도움도 많이 됐다. 그리고 제일 연장자신데도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셔서 현장이 항상 즐거웠다. 지금도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꼭 다시 만나고 싶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어린 세연을 연기한 박세완과 세연의 첫사랑 정우를 연기한 옹성우 두 후배 배우는 어떤 배우들이었나?
 
칭찬 덩어리들이다. 너무 잘한다. 세완이는 정말 진짜 너무 잘했다. 너무 예쁘고, 말간 소녀의 느낌을 살려서 연기를 잘해줬다. 촬영할 때는 잘 몰랐는데, 영화를 보면 내 얼굴에서 세완이 얼굴로 넘어가는 게 있다. 그때 보니 정말 닮은 구석이 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성우는 '아이스크림 사랑' 뮤지컬 신에서 춤을 너무 잘 추는 거다. 물론 춤을 잘 추는 줄 알지만, 안무를 굉장히 잘했다.
 
▷ 영화의 제목처럼 인생에서 아름답다고 기억되는 순간은 언제인가?
 
사실 최근에 그런 생각을 안 하고 살다가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내 과거, 남편과 함께했던 시간, 내 아이들을 처음 만났던 순간들도 뮤직비디오처럼 편집이 된다면 하나하나 모두 작품이고 아름다운 순간이 아니었을까.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염정아' 하면 대한민국 대표 배우이자, 대표 여성 배우 중 한 명이다. 사실 중년 여성 배우가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염정아라는 배우는 여기에 크게 기여를 한 배우이기도 하다.
 
내가 이 시대, 이 나이로 연기하고 있지만 진짜 다들 대단한 거 같다. 지금 같이 작품을 한 류승룡 선배님도 그렇지만 김혜수 언니, 황정민 선배, 유해진 선배도 다 대단한 거 같다. 나도 연기를 되게 오래 하고 싶다. 작업 환경은 계속 좋아지고 있는 거 같다. 우리 선생님들은 정말 어려운 환경에서 일하셨다. 우리 후배들은 점점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하면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 영화를 4번이나 했는데, '인생은 아름다워'는 어떤 점에서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영화인가? 그리고 관객들에게 어떤 영화로 다가가면 좋겠나?
 
처음 시작할 때부터 눈물이 나려고 한다. 점점 더 많은 포인트에서 감정이 더 많이 가고, 음악이 귀에 익으면 익을수록 대사랑 더 잘 붙는 거 같다. 그래서 한 번만 보셔도 되지만, 가능하다면 여러 번 보면 좋을 거 같다. 최고의 흥행작으로 남으면 좋을 거 같고(웃음), 내 또래나 그 위 연배 관객들이 나를 훨씬 더 친근하게 바라볼 수 있는 작품이 되면 좋겠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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