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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은 좋지만 '추진 동력' 부족한 여야중진협의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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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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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21대 국회 후반기 신임 국회의장단 초청 만찬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21대 국회 후반기 신임 국회의장단 초청 만찬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협상과 토론이 실종된 현 정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여야 중진협의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 국회의장단이 공감했지만, 실제 가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인 목소리가 더 많다. 여야 대치 상황에서 당내에서조차 생각이 다른 중진들이 상대 당까지 중재력을 얼마나 발휘할 지 불투명할 뿐 아니라 중진협의체라는 '제 2의 협상창구'가 여야 공식 협상창구의 협상력을 깎아 먹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과의 지난 19일 국회의장단 만찬 내용과 관련해 "윤 대통령께 이런(여야 중진협의체) 구상을 말하자 굉장한 관심을 표명하면서 '좋은 방안 같다'고 했다"며 "필요한 국무위원들을 출석시켜 참여하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여야가 강성 지지층에 휘둘리며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의원들도 협치 대신 선명성만 강조하는 방식으로 움직이다 보니 입법 성과가 도출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이같은 제안을 했다고 한다. 그는 일단 여야 동수인 5선 이상 의원으로 시작해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상임위원장 등까지 함께 토론하며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장은 이같은 안을 구체화한 뒤 이르면 9월 정기국회 시작에 앞서 여야 지도부에 중진협의체 가동을 공식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툭하면 마비되는 국회의 운영도 국회의장단과 교섭단체라는 현재의 제도만으로는 더욱 한계"라며 여야 중진협의체가 국회 운영의 '윤활제'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 평가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독일 연방의회를 모델로 한 여야 중진협의체 기구 구성을 골자로 한 법안을 대표 발의할 계획이다. 이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전처럼 중진들끼리의 물밑 협상 같은 것들이 사라진, 그냥 '정치 부재의 시대'"라며 "그래서 정치를 복원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중진협의체를 하자는 취지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야 모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방증되는 '복잡한 상황'인 데다가 각 당의 중진들이 중재자로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여야 5선 이상 중진들'로 협의체의 범위를 좁혀도, 이들 각각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당이나 민주당이나, 당의 이해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5선 이상의 의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 5선까지 하신 분들은 자기만의 정치적 철학이 다들 뚜렷하다(국민의힘 초선의원)"는 것이다.

무엇보다 여야 대치 상황에서 협상력을 최대치로 키워야 하는 각 원내대표단 입장에서는 '또 다른 협상 채널'이 공식 협상 채널의 권위를 침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협상 권한과 관련한 섬세한 조율 없이는 또 다른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 성과를 위해 민주당의 협조가 절실하기 때문에, 여야 중진협의체 가동의 배경이 된 원론적 고민에 공감한다"면서도 "실제 가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검토가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 역시 "여야 합의를 위한 협의체를 만들자는 데 야당이 반대할 수 있겠느냐"면서도 "다만, 중진들의 목소리에 과연 실효성이 담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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