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韓 '종이의 집' 궁금증, 호불호…류용재 작가가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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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류용재 작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류용재 작가.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류용재 작가. 넷플릭스 제공전 세계적인 사랑과 지지 속에 지난 2021년 12월 파트 5로 대장정을 마친 스페인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이 한국판으로 다시 태어났다. 내전의 아픔을 지닌 스페인과 유사한 근현대사를 겪은 한반도를 배경으로 통일을 앞두고 남북한의 강도와 인질들이 뒤엉킨 이야기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란 이름으로 지난 6월 24일 공개됐다.
 
원작 속 살바도르 달리 가면은 한국의 탈 중 하나인 하회탈로 바뀌고, 배경은 2026년 통일을 앞둔 한반도, 그중에서도 공동경제구역(JEA)이라는 가상의 도시 속 조폐국이 됐다. 거대한 이야기를 한국적으로 다시 담아낸 주역 중 한 명은 류용재 작가다.
 
'개와 늑대의 시간' '피리부는 사나이' '괴이' 등을 집필하며 탄탄한 필력을 선보인 류 작가는 원작 '종이의 집'의 팬이자 원작에 한국적 색을 입혀 재탄생시켰다. 지난 1일 화상으로 만난 류 작가에게 과연 한국판 '종이의 집'은 원작과 어떤 점에서 차별화를 두려 했는지, 그리고 공개 후 나타나고 있는 호불호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한국판 '종이의 집'의 차별점에 관하여

 
▷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스페인 원작 '종이의 집'을 한국판으로 리메이크하는 과정에서 원작의 어떤 점은 가져오되 어떤 부분에서 원작과 차별화를 두려고 했는지 궁금하다.
 
원작 시즌 1, 2를 시작했을 때부터 팬이었다. 심지어 그 당시 한국 팬들이 봤을 때 원작이 이런 점은 좋지만 이런 점은 별로라는 부분까지도 사랑하는 입장이다. 원작의 거의 모든 것을 좋아했기에 한국판으로 리메이크한다고 했을 때 리메이크기에 이런 걸 바꿔야 한다고 접근하기보다는 오히려 남북한 설정을 놓고 우리만의 이야기한다고 했을 때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어떤 점이 바뀌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 조폐국 국장 조영민(박명훈) 등 원작에 없던 캐릭터가 생겼는데, 어떻게 구축했나?
 
한국판이기 때문에 이런 인물을 넣자고 접근했다기보다는 우리 이야기에서 이런 인물 설정이 꼭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핵심은 그거였다. 기존 '종이의 집'이 갖고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남북이란 레이어가 더 생기고, 기존 경찰과 강도라는 두 그룹 간의 대결에서 남한과 북한 출신이기에 반목해 온 세월이 길었던 만큼 서로 의심하고 배신하고 또 신뢰하고 협력할 수도 있는 하나의 레이어가 더 생기겠다고 생각했다.
 
인질 측에서 봤을 때 국장이란 인물이 굉장히 강력한 안타고니스트(주인공에 대립적이거나 적대적인 관계를 맺는 인물)로 존재감을 발휘한다면 그 안에서도 국장이 하려는 일을 막으려고 하기도 하고, 반대로는 다 같이 살기 위해 뭉쳐야 한다고 판단해 협력하기도 하는 관계성을 고민하며 만들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리메이크 과정에서 한국적인 것, 한국만의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을까?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이는 것들이 우리만의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에서 나온 건 아니다. 예를 들면 도쿄가 아미(ARMY, 방탄소년단의 팬덤)라는 설정도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도쿄라는 인물을 세팅했을 때 이 인물을 아주 직관적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설정이 뭘까 고민한 결과다. 코리안 드림을 갖고 남한으로 와야 하는 소녀가 가진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 한국 드라마와 K팝에 빠져 있었을 거고, 대표성을 띠는 아티스트를 좋아하지 않았을까 했다.
 
▷ 시리즈의 배경을 통일을 앞둔 한반도로 설정한 이유와 이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원작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가 교수가 이상주의자이자 혁명가로 비친다는 점이었다. 이 작품의 주제를 내 나름대로 해석하자면 '혁명을 이루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로 받아들였다. 정말 아무리 완벽하고 이상적인 계획을 세워도 실행하는 주체는 굉장히 감정적이고 평범한 인간들이기 때문에 계획에 변수가 생길 수밖에 없고 기존 이상이 훼손되기도 한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인간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서로 적대적인 공생 관계로 몇십 년째 살아오는 게 언젠가 바뀔 수 있다면 그때 통일이 된다는 것만으로 모든 게 해결될 거냐고 한다면 그럴 거 같지 않다. 통일되면 그걸 이용해서 돈을 벌려는 자들도 있을 거다. 강도들은 남북한 출신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계급상 같은 입장에서 우리 몫을 찾자고 강도짓을 하고, 그중 교수처럼 혁명가적인 발상을 가진 존재는 범죄행위를 통해 통일에 대해 강한 메시지 던지려는 인물도 있는 것이다. 그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파트 2에 자세히 나오지 않을까 싶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종이의 집' 호불호에 관하여

 
▷ 남북한 설정, 원작과 달리 교수를 따르는 도쿄 등을 두고 호불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호불호는 우리가 지고 가야 할 부담이라 생각한다. 우스갯소리로 말하자면 난 이 작품을 하면서 늘 교수의 심정이었다. 하얀 모니터에서 원작을 베이스로 대본을 쓰긴 했지만, 우리는 마치 헤드쿼터에 있는 교수처럼 현장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만들어 나간 게 어떻게 이뤄질지를 불안과 초조, 기대 속에 지켜봤다. 강도들이 교수의 계획을 믿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이 일에 뛰어들어서 헤쳐 나가듯이 배우들도 그런 마음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고맙다.
 

▷ 사실 원작에서 여성 혐오적인 모습 등이 나와서 이러한 부분 역시 호불호를 가르는 지점 중 하나였다. 혹시 원작에 대한 이런 지적을 알고 있었는지, 그리고 리메이크 과정에서 이러한 부분을 어떤 식으로 헤쳐 나갈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는지 궁금하다.
 
그렇게 보는 부분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리메이크 기조 자체가 원작에서 이 부분은 반응이 이랬으니 이렇게 고치고 바꾸자고 접근한 건 아니다. 우리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때 필요한 부분을 고민하다가 바뀌는 지점이 생기게 됐다. 스페인 원작이 갖는 스페인 사람들의 감성이나 색깔이 있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같은 상황에서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자연스럽게 흘러간 부분이 있다. 또 하나는 시대적으로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만들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도 지적하진 않지만 서로 공감대가 있었던 거 같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원작의 과한 멜로 역시 불호 요소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멜로를 그려낼 때 어떤 고민이 있었나?
 
원작의 모든 부분을 사랑하기에 그조차도 좋다. 우리에게 주어진 전제 중 하나가 원작 시즌 1, 2에 해당하는 스무 편이 넘는 이야기를 12편 안에서 소화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원작의 다양하고 풍성한 관계를 어쩔 수 없이 타이트하게 갈 수밖에 없었다. 취향을 고려한 부분도 있지만, 기술적으로 그런 전제에서 제약을 갖고 출발했다. 멜로의 톤이나 수위를 줄이고 늘리는 식이 아니라 우리 이야기를 하는데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하는지 위주로 접근했다.
 
▷ 감독 역시 리메이크이기 때문에 다르기보다 원작에 충실했다고 했다. 그러나 원작을 본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파트 1이 원작과 너무 흡사하다는 지적도 있다.
 

사실은 우리가 만약 전체 이야기를 한꺼번에 공개했다면 반응이 더 다르지 않았을까 우리끼리 이야기하고는 했다. 파트 2는 파트 1에 비해서 우리만의 이야기 등이 더 많이 등장한다. 우리가 처음부터 파트를 6개씩 나눠 가자고 정해져 있던 게 아니고 제작 중간에 정해졌다. 만약 처음부터 2개의 파트로 세팅됐다면 파트 1, 2 사이를 잘 배분해 가져갔을 거다. 그런 점에서 이야기가 점점 속도가 붙고 우리만의 방향성으로 달려가는 게 파트 2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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