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부족했습니다" 황선홍 감독이 말하는 한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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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황선홍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충격적인 완패였다.

일본은 2024년 파리 올림픽을 대비해 21세 이하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반면 한국은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멤버들이 다수 포함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일방적이었다. 0대3 충격패. 그렇게 202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은 8강에서 끝났다.

어느 정도 예견된 참사다. 이미 조별리그에서도 휘청거렸다. 2승1무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지만, 동남아 팀을 상대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3년 전 U-20 월드컵 멤버들의 더진 성장, 엄원상(울산 현대)과 정우영(SC 프라이부르크), 송민규(전북 현대) 등의 A대표팀 차출, 지난해 9월 황선홍 감독 부임 후 U-23 아시안컵에 나서기까지 한 차례도 평가전을 치르지 못했다는 점 등 여러 이유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일전 완패의 1차 원인은 황선홍 감독에게 있다. 황선홍 감독도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 전적으로 감독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U-23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U-23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황선홍 감독의 멘트로 한일전을 돌아본다.

황선홍 감독은 예상과 다른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골키퍼 고동민(경남FC)의 부상, 공격수 정상빈(그라스호퍼)의 컨디션 난조, 수비수 이상민(충남 아산)의 코로나19 확진 등을 고려해도 한일전 선발 라인업은 의외였다.

조별리그에서 골을 넣은 조영욱(FC서울)과 오세훈(시미즈 에스펄스)를 벤치에 앉혔고, 풀백 김태환(수원 삼성)을 측면 공격수로 세웠다. 이강인(마요르카)을 비롯해 공격형 미드필더만 3명을 배치한 것도 패착이 됐다.

황선홍 감독은 "박정인(부산 아이파크)이 몸살기로 인해 90분을 다 소화하지 못할 것 같아서 전반에 내보냈다"면서 "경기를 길게 끌고 가려고 했던 마음 때문에 오세훈, 조영욱을 선발로 내보내지 못했다. 결국 그런 부분들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드필더 조합을 가장 고민했다. 밸런스가 중요한데 상대가 미드필더에 굉장한 강점을 가지고 있어 피지컬적으로 우수한 선수를 배치하자고 생각했던 부분들 때문에 밸런스가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 부분들에서 미스가 있었다"고 선발 라인업에 대한 비판을 인정했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해 9월 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네 차례 소집 훈련을 실시했지만, 평가전은 한 차례도 없었다. 실전은 지난해 10월 아시안컵 예선 3경기가 전부다. 이강인의 경우 이번 대회를 앞두고 처음 합류했고, 엄원상은 명단에 포함됐다가 A대표팀으로 이동했다.

이처럼 황선홍 감독의 색깔을 보여주기에는 지원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 이번 명단도 K리그 일정으로 인해 원하는 선수를 다 뽑지는 못했다.

황선홍 감독은 "공수 전환이 빨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컨디션이나 경기 상황 자체가 많이 미흡했던 것 같다. 새로운 선수들이 많아 공유가 덜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공식적을 많이 못 해봐서 조합을 예선에서 찾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미드필더 조합에서 잘 안 됐다. 해보면서 조합을 찾아야 하는데 K리그 경기만 보고 조합을 찾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나만의 생각으로 미드필더진을 운영했던 것이 패착"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핑계를 대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 "다만 똑같은 멤버로 훈련을 계속 못하고, 선수 구성이 매 소집 때마다 바뀌면서 조직력을 갖추기 어려웠다. 하고자 하는 것을 공유하지 못했다. 실제로 새롭게 합류한 선수도 꽤 있다.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아쉬워했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연기로 동기부여도 쉽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은 병역 혜택이 걸려있는 대회, 그리고 아시안컵은 아시안게임으로 가는 마지막 시험 무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현재 23세 선수들은 내년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황선홍 감독은 "우려했던대로 아시안게임의 연기로 어린 선수들의 동기를 일깨우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한일전은 특수한 상황인데 그런 지적이 나왔다는 것은 나도 심각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팀을 형성하는데 잇어 개선하고,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4년 파리 올림픽 본선까지다. 다만 올해 9월로 예정됐던 아시안게임 후 중간 평가를 거치기로 했다. 아시안게임 연기로 중간 평가가 어떻게 이뤄질지는 미정이다.

황선홍 감독은 "다시 한 번 죄송하고, 앞으로는 절대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죽을 힘을 다해 뛰겠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나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어린 선수들은 부족하지만 응원해주시고, 비난은 나에게 해줬으면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강한 팀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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