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북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 한 야산에서 난 불이 야간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제공주말 사이 경북 울진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확산하는 동안, 대통령 내외가 용산 집무실에 '나들이' 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 내외가 반려견들과 함께 용산 대통령실 청사를 방문한 사진이 공개된 건 28일 오후. 사진이 찍힌 시점은 윤 대통령 퇴근 이후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 공식 팬클럽인 '건사랑'에 게시된 사진들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잔디밭에 앉아 반려견들을 바라보는 모습, 집무실 의자에 나란히 앉아 반려견과 함께 포즈를 취한 모습 등이 담겼다.
28일 공개된 윤 대통령 내외가 용산 청사를 방문한 모습. 건사랑 캡처같은 날 경북 울진에서는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12시쯤 시작된 산불은 오후 8시 반 산불대응 3단계가 발령될 만큼 확대됐다. 이후 강한 바람을 타고 산불이 번지면서 인근 주민 수십명이 긴급 대피했고, 산림당국은 다음날인 29일 오전 11시 40분에야 주불 진화를 선언했다.
29일 오전 경북 울진군 상공에서 산불진화헬기가 물을 뿌려 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대통령 주말 나들이 사진과 산불 소식을 동시에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누리꾼들은 "울진 산불 났는데 대통령은 잔디밭에서 여유를 즐기나", "주말이라고 보고하지 말라고 한 건가", "정서상 대통령이 이러는 게 정상인가"라며 비판 목소리를 냈다.
한 누리꾼은 "울진에서 산불이 나 축구장 200개 면적이 잿더미로 변해도 주말을 즐길 수 있는 대통령"이라며 "산불 진화는 산림청과 소방서에서 하는 것이지 대통령이 신경 쓸 일이 아니지"라고 꼬집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울진에서 윤석열 보신 분 계신가요"라는 질문과 함께, 지난 3월 당시 대선후보였던 윤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더라도 산불이 나면 헬기라도 타고 와야 한다"고 했던 말을 공유했다.
황교익 씨 페이스북 캡처
실제로 지난 3월 4일 대선후보 시절에 윤 대통령은 경북 울진 산불 이재민보호소를 찾아 주민들을 위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산불이 나면 헬기라도 타고 오겠다고 말했고, 당선 이후에도 전용 헬기를 타고 현장을 다시 찾는 '국민 소통'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대통령실 강인선 대변인은 29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두 달여 전 대규모 산불이 발생한 경북 울진에서 다시 산불이 발생해 소중한 산림이 훼손되고 많은 건물이 불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주불이 진화됐지만 산림청, 소방청, 경상북도 등 산불 진화기관에서는 마지막 잔불을 완전히 잡을 때까지 철저히 관리해달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