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백경란 신임 질병관리청장은 19일 정권 교체기에 일었던 '정치방역·과학방역' 논란과 관련해 이분법적 구분이 어렵다는 데 일부 동의한다고 밝혔다.
본인의 자녀가 의대에 편입한데 대해선 본인이 재직했던 학교와 다른 곳이라며 공정하게 입학했다고 답했다.
백 청장은 이날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은경 전 청장이 떠나면서 '과학방역'을 했다는 소신 발언을 했는데 지난 2년간 문재인 정부는 정치방역을 했다고 보느냐"는 신 의원의 질문에 "정 전 청장께서 정치방역과 과학방역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기 어렵다고 하신 데에 저도 일정 부분 동의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정 전 청장님을 비롯해 전 방역당국의 많은 노력과 성과를 인정하고 노고를 치하 드린다"면서 "다만 지금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돼 있기 때문에 이를 기본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더욱 근거 중심으로 방역정책을 시행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윤석열 정부가 전 정부의 방역을 폄훼하고 코로나를 정쟁 도구 삼아 갈라치기를 조장한다'는 신 의원의 주장에는 "저는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적 답변을 드리긴 어렵다"며 "어떤 성과를 부정하거나 폄훼하려는 의도라기보다는 (전 정부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앞으로 보완해 나가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 같은 사회적 방역 정책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 외에도 사회적 합의 등 정책 결정 요소에서 조금 제외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백 청장은 자신의 자녀 한 명이 의학대학에 편입해 현재 전공의로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신 의원이 "편입이냐, 일반 전형이냐" 묻자 백 청장은 "편입"이라고 답했다. "청장의 학교거나 같은 병원이냐"는 질의에는 "아니다"라고 했다. 백 청장은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과장과 성균관대 의대 내과학 교수로 재직했다.
"자녀 편입학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담보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백 청장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문제를 거론하며 "부모가 재직한 의대에 두 자녀가 편입하는 게 정상적이냐"고 신 의원이 묻자 "제가 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확답을 회피했다.
그러나 신 의원이 "소신이 없느냐"고 재차 묻자 "역차별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을 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정성은 반드시 담보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 자녀 편입 과정에서 이해충돌이나 공직자 윤리 위반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자세한 과정을 몰라 개인적 의견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라고도 했다.
백 청장은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2020년 3월 외국인 입국 금지를 주장한 데 대해선 "의학적 측면에서의 의견으로 제 의견이 틀렸다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국내에 감염병이 들어오지 못하게 차단하는 방법이 사람 자체가 못 들어오게 하는 방법으로서 입국 차단, 질병이 못 들어오게 하는 방법으로서 2주간 자가격리가 있어 둘 다 제시했었다"며 "그러나 그때 (정부가) 두 가지 다 안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