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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와 택시' 수요 역전?…오토바이 매물 증가, 몸값 오르는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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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하러 갔던 택시 기사 돌아올까…"사납금·유류비 부담 여전"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그동안 '코로나 특수'를 맞았던 배달 업계가 위축되는 모습입니다. 배달 라이더들은 오토바이 등 배달 용품들을 '급처분'하고 있습니다. 반면 야간 회식이 늘면서 택시 업계는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택시 대란'이 이어지자 서울시는 야간 할증 시간 확대를 검토한다는 방침입니다.

거리두기 해제 후 '내놓은' 오토바이 작년보다 280%↑
"지난달부터 중고 매물 꾸준히 증가…더 떨어지기 전에 처분"
그간 침체기였던 택시 업계, 야간 회식 늘어나며 '호황'
서울시, 오후 10시~오전 4시까지 심야 할증 확대 내부 논의 중
택시업계, 사납금 부담·유류비 인상으로 빠른 수급은 미지수

서울 시내 한 택시 차고지 모습. 황진환 기자서울 시내 한 택시 차고지 모습. 황진환 기자
코로나19로 호황을 이어가던 배달 업계가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위축되는 모양새다. 반면 심야 회식이 늘어나면서 그간 침체기였던 택시 업계는 상승기를 맞고 있다. '택시 대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에서는 '심야할증'을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내부 논의까지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시기 택시 업계에서 배달 업계로 빠져나간 인력이 다시 돌아올지도 관심이다. 다만 사납금 부담, 유류비 인상 등으로 택시 업계 인력 수급이 빠르게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2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중고 오토바이 매물은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16만여 명의 회원 수를 보유한 한 배달 라이더 커뮤니티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 중고 오토바이를 판매하는 글은 총 145건 게시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8건에 비해 대폭 증가한 수준이다. 매물이 증가하면서 가격은 내려가자 '급처분' 오토바이를 매입하는 전문 업체도 횡행하고 있다.

오토바이 뿐 아니라 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급처분으로 나오는 배달 라이더의 운송수단도 늘어나는 추세다. 배달통과 헬멧, 조끼 등을 끼워주며 '배달 풀셋팅'으로 올라오는 매물도 눈에 띄는 모습이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스마트이미지 제공 
'배달 풀셋팅' 오토바이 판매 글을 올린 40대 김모씨는 "중고 매물이 이미 지난달부터 꾸준히 증가했는데 아직도 덜 풀렸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 때 배달하겠다고 오토바이, 자전거, 킥보드 사 갔던 것이 많았던 만큼 더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물이) 더 나오면 가격이 내려가니까 조금이라도 손해 덜 보고 처분하려고 미리부터 나온 매물도 많다"고 덧붙였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배달 수요가 줄어들 조짐이 보이자 직종 전환 등을 고민하는 라이더들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거리두기 해제 뿐 아니라 점점 오르는 배달비 등으로 인해 악화하는 소비자 여론도 배달 수요 감소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업 배달 라이더인 조모(33)씨는 "보통 일주일에 100만 원 넘게 벌어왔는데 요즘대로 가면 70만 원에서 50만 원 선까지도 내려갈 것 같다"며 "요즘은 강남도 콜이 없을 때가 많은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전에 배달 '픽업'하러 갔을 때는 텅 비었던 매장도 요즘은 꽉 찬 모습도 자주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직장인을 중심으로 야간 회식이 늘어나 '택시 대란'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택시 업계는 호황을 맞고 있다. 심야 시간에 서울 도심에서 택시 잡기가 어렵다는 시민 불편이 이어지자 서울시는 심야 할증 요금 시간대를 기존 자정~오전 4시까지에서 오후 10시~오전 4시까지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택시 수급난이 가장 심한 오후 11시~오전 2시 서울 택시 평균 운행 대수는 2만 1천여 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월 동시간대 2만 4천여 대보다 3천여 대 적은 수준이다. 서울시는 심야 할증 시간대를 확대해 택시 공급을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서울시는 심야 할증시간 조정에 대해 "택시정책위원회의 자문 및 시민 공청회를 거친 후, 시의회 의견 청취, 물가대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등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택시 업계는 심야 할증 확대 방안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다.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심야 할증을 오후 10시로 당기면 효과가 있을 것 같다"며 "사실 코로나19 이전에도 오전 1시가 넘어가면 손님이 확 줄었다. 할증을 확대 적용하면 일을 쉬던 기사들을 부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시기 택시를 떠나 배달 라이더 등으로 업종을 변경한 사람들이 되돌아올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 택시 업계는 최근 상승한 유류비와 법인택시의 높은 사납금 등 걸림돌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배달 라이더들도 택시 업계보다는 대리 운전이나 코로나19 영향이 덜한 퀵 서비스 등으로 이동을 주로 고민하는 분위기다.

60대 택시기사 박모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스값이 리터당 900원이었던 것이 1200~1250원까지 올랐다"며 "여기에 하루 사납금은 12만 원~13만 원 정도인데 굳이 택시를 하러 돌아올 유인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심야 할증 요금 시간대 확대 논의 소식에 대해 시민들은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강남구에서 건설업종에 근무하는 한모씨(33)는 "업무상 회식이 잦은 편인데 할증까지 붙으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택시 잡기가 쉬워질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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