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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충·확보하겠다" 인수위 방역 대책…전문가 "실천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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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27일 새 정부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 발표
현 정부 방역체계 큰 틀은 유지하며 미흡한 부분 디테일 보완
"병상 7천여개 확충·치료제 100만명분 확보·인력 2만명 양성"
방향 틀리지 않지만…전문가들 "재원 마련 등 실행력이 중요"
'탈진 직전' 의료진 보상 방안도 필요…항체조사 활용 "비현실적" 비판도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 발표하는 안철수 인수위원장. 연합뉴스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 발표하는 안철수 인수위원장. 연합뉴스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음달 10일 출범할 '윤석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대책 청사진을 공개했다. 현 정부에서 추진해왔던 방역대책의 큰 틀은 유지하되 대응 과정에서 비판을 받았던 병상, 인력 문제들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확충 방안도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인수위가 내놓은 방역 대책의 방향성에는 전반적으로 큰 문제가 없지만, 계획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실행에 옮길 지 더욱 세심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큰 틀 유지하고 디테일 보완…"병상·인력 확충, 치료제 확보"

'과학방역'을 자처한 인수위가 27일 발표한 새 정부의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보면 현 정부의 방역을 '정치방역'으로 규정하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방역 체계의 골자는 대부분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면서 그간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하며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은 지점들 중심으로는 보다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사진은 서울시청 건물 기둥에 부착된 거리두기 캠페인 이미지 모습. 황진환 기자사진은 서울시청 건물 기둥에 부착된 거리두기 캠페인 이미지 모습. 황진환 기자예를 들면 변이 유행마다 겪었던 병상 문제에 대해 △국가격리치료 181병상 △긴급치료 1828병상 △거점전담 5373병상 △특수환자 300병상 등 모두 7700개의 병상을 확보해 대비하기로 했다. 유행마다 병상을 두고 벌어지는 현장 혼선을 줄이고 적절한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늘 의료 현장에서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인력 충원 계획도 새 정부의 로드맵에 포함됐다. 코로나19 담당 전문인력 2만명을 양성하겠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 안정적 근무 여건을 보장하고 의대생부터 종합병원급 의료진까지 감염병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은 뒤로 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번번이 좌초된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차기 정부에서 설립하겠다는 것도 같은 취지다. 음압병상 150개 이상의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병 전문병원이 되도록 설계해 감염병 의료 대응을 총괄하고 조정하는 일종의 '컨트롤 타워'가 될 것이라는 게 인수위의 설명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유행 대처의 '핵심'인 치료제도 현재 보유 및 도입 예정 물량(106만 2천명분)으로는 가을‧겨울철로 예상되는 재유행 대비에 부족하다고 봤다. 향후 유행 상황을 고려할 때 재산정 결과 100만 9천명분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게 인수위 판단으로 정부 각 유관부처와 의료계, 공공기관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협의체를 구성해 치료제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와 함께 인수위가 여러 차례 강조했던 '과학방역'에 맞춘 방역정책들도 이번 발표 내용에 포함됐다. 대규모 항체양성률 조사가 대표적인데, 수도권에서 2천명 정도 규모로 실시하던 것을 전국 17개 시·도 대상, 1만여명 이상의 대표 표본으로 넓혀 분기별로 조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수위는 이 조사를 통해 정확한 지역사회 유행규모를 분석해 전국 일괄적인 방역정책이 아닌 지역 맞춤형 방역정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떻게 실현할 지가 관건…한계 몰린 의료진 회복대책 마련도 시급


선별진료소 PCR검사. 황진환 기자선별진료소 PCR검사. 황진환 기자이러한 새 정부의 방역정책 '청사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부적인 목표 자체가 크게 잘못되지는 않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등 실천 방안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병전문병원만 해도 2015년에 메르스를 겪은 뒤 중앙감염병전담병원과 권역별 감염전문병원을 만드는 계획은 수립됐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한 군데도 만들어진 곳 없이 기존 병원이 선정만 됐다"며 "진짜 계획이 되려면 예산안에 관한 계획이 덧붙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염병 전담 인력도 양성이야 가능하지만 어떻게 유지할 지가 중요하다"며 "어떻게 교육하고 훈련하고, 또 그 사람들에게 감염병 관련 역할을 어떻게 맡겨 지속할 수 있을지 등의 부분들도 결국 돈이 들어가는 문제다. 이런 고민들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결국 잘 만들었더라도 계획은 사상누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인수위가 '과학방역'을 내세웠지만 코로나19 유행 2년 3개월의 교훈을 제대로 참고하지 않은 채 계획이 마련된 부분도 적지 않다는 비판도 나왔다. 일례로 인수위가 강조하는 항체양성률 조사를 기초로 지역별 맞춤형 방역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대책이라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체양성률 조사는 하는 것은 좋지만 이 결과를 토대로 백신 접종 주기 결정 근거로 활용하겠다는 건 이해가 어렵다"며 "(전방위적 유행 특성 상) 지역 별로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도 어려운데 백신 접종이나 감염을 통한 항체 생성 여부의 큰 그림을 보는데 사용해야지, 조사 결과에 따라 지역 별로 방역 정책을 달리 하겠다는 건 뜬 구름 잡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30일 이내, 50일 이내, 100일 이내 같은 타임테이블 별 과제를 설정해 다급하게 계획을 짜기보다는 현장에서 체감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대책이 중요하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특히 2년이 넘는 장기간 유행 상황에서 의료 현장 일선을 지키는 의료진에 대한 대책과 보상 방안이 인수위의 발표에서 빠진 점을 꼬집었다.

김 교수는 "보건소와 방역 현장의 의료진들이 이미 과로 상태이고 우울감이나 불안함 등으로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완전히 체력이 소진된 상태"라며 "의료진을 포함해 방역당국 소속 담당자나 역학조사관 등도 마찬가지인데 이들을 회복시키는 방안을 마련해야 가을 또는 겨울에 재유행이 시작됐을 때 기운을 내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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