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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자유 생겼다" 거리두기 해제 곳곳 '웃음꽃'…오랜 제재 후유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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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전면 해제 첫날 "오늘부터 24시간 영업합니다"

2년 1개월 만에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시민들과 자영업자들은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인원 제한으로 함께 모이기 힘들었던 동호회 등 단체 모임이 가능해져 시민들은 "숨통이 트인다"는 반응입니다. 자영업자들도 야간까지 단체 손님을 받을 수 있어 매출 회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찜질방 등 업종별로 여전히 코로나19 여파가 남은 자영업자들은 한숨을 내쉽니다.

공원에 모인 시민들 "오랜만에 다 함께 식사하며 담소"
"2~3차 회식 안 가도 됐는데" 일부 직장인 야간 회식 '우려'
헬스장·음식점 "24시간 영업 바로 재개한다" 단체 회식 기대
찜질방 등 업종 '코로나 취약' 이미지 개선 숙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년여 전 시행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18일 서울 청계천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이날부터 사적모임과 행사·집회 인원 제한이 모두 풀리고 식당·카페·술집은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졌다. 단, 마스크는 현행대로 착용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는 것은 지난 757일, 약 2년 1개월 만이다. 황진환 기자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년여 전 시행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18일 서울 청계천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이날부터 사적모임과 행사·집회 인원 제한이 모두 풀리고 식당·카페·술집은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졌다. 단, 마스크는 현행대로 착용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는 것은 지난 757일, 약 2년 1개월 만이다. 황진환 기자

"오랜만에 운동하고 다 같이 모여서 간식도 먹고 얘기를 나누니 얼마나 좋아요."

18일 오전 10시쯤 서울 구로구 근린공원에 나온 시민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운동을 마친 배드민턴 동호회원 10여명이 공원 정자에 모여 꽈배기와 음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동안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그동안 거리두기 조치로 운동을 마치고 회식을 해도 서로 자리를 나눠 진행했다며 오랜만에 모두 한자리에 모여 기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이날 전면 해제된 가운데 시민들은 한껏 들뜬 모습을 보였다. 자영업자들도 오랜만에 재개하는 야간 영업으로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배드민턴 동호회원 A씨는 "새로운 자유가 생겨서 오늘은 너무 기분이 좋고 활력이 넘친다"며 "그동안 잘 먹지도 않던 꽈배기도 사 먹으니 자영업자들도 장사가 잘되고 서로 얼마나 좋은가"라고 웃으며 말했다.

공원에서 운동을 하던 60대 채명숙씨는 "오랜만에 공원에서 웃음소리도 들리니 기분이 좋다"며 "다들 그동안 많이 답답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또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서 다시 조이거나 하는 일만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등포구청 인근에서 만난 30대 공무원 B씨는 "사실 팀이 5명 정도라 회식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면서도 "아무래도 기분 상 좀 더 자유로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전면 해제를 반기면서도 '야간 회식'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종로구에서 만난 직장인 C(45)씨는 "가정도 있는 입장에서 2차~3차 회식까지 안 가도 됐으니 영업 제한 시간은 사실 있는 것이 더 좋았다"고 말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마스크 해제 조치를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부는 거리두기 전면 해제 후 2주간 유행 상황을 지켜본 뒤 실외 마스크 해제 여부를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 명동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서울 명동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야간 영업이 가능해진 자영업자들은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종로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백모(46)씨는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10~20명 회사 회식을 못 했는데 이제 늘지 않을까 낙관적인 기대를 갖는다"며 "대형 회식으로 술 한 잔씩만 돌려도 작은 인원보다 매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구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40대 김모씨는 "매출 자체보다도 그동안 방역수칙과 관련해서 10명이 넘는 인원 예약을 받아 달라는 손님들과 다툼이 많았는데 그런 것들이 없어질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종로구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덕중(73)씨는 "영업제한 시간이 풀리면 좀 더 나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보통 손님들이 퇴근하고 오면 탕수육 하나 시켜 먹으며 치곤 했는데 그걸 못하니 잘 안 왔다"고 밝혔다.

'24시간' 영업장에는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다. 영등포구의 한 음식점 직원은 "그동안 쉬던 야간 직원이 오늘부터 나오기로 하면서 24시간 영업에 들어간다"며 "사장님이 이제 손님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로구의 한 헬스장도 "오늘부터 24시간 영업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홍보했다.

그동안 야간 영업을 못해 매출 타격을 입었던 노래방도 매출 회복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관악구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 김익환 대변인은 "오늘 새벽 5시부터 24시간 영업에 들어간다"며 "영업제한 있던 때의 오후 6시에 해당하는 매출이 이미 오후 1시쯤 잡혔다"고 말했다.

서울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서울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더욱 빠른 일상회복을 위해 마스크 착용 해제를 강조하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최근 실내 테니스 연습장을 개업한 윤병학(52)씨는 "식당에서도 마스크 벗고 밥 먹으면서 대화도 하는데 (우리처럼) 어느 정도 거리만 있으면 마스크를 벗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도 여전히 매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자영업자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종로구에서 찜질방을 운영하는 홍성호(41)씨는 "망할 것 같다. 제가 지금 배달 일도 병행하고 있다"며 "손님이 목욕을 더 하러 오거나 하는 등 피부로 와닿는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들이 '안에 사람 많냐'고 물으면 '많지 않다'고 해야 들어온다"며 "손님 중에 코로나 걸렸다는 소문이 돌면 끝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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